【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 청와대 오찬 무산을 두고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민생·협치 회동이 장동혁 대표의 막판 불참으로 좌초되면서 여야 모두 “네 탓” 공방에 나서 정국은 당분간 냉각 국면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자는 취지의 자리였는데 회담 1시간 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했다”며 “가볍기 그지없는 초등학생보다 못한 유치한 결정, 국가 원수이자 국민을 향한 무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대표는 “오찬의 진정성마저 모독했다”며 “최고위 모두발언에선 참석하겠다고 했다가 내부 몇몇 이야기 나오니 급선회한 것 아니냐”고 지적한 뒤 한숨을 내쉬었다.
정 대표는 ‘초등학생’ 등의 인신공격성 격한 발언을 쏟아낼 만큼 장동혁 대표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당은 이번 ‘노쇼’가 외교·통상·입법 현안에도 직격탄이 됐다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 대표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국회 특위가 국민의힘 보이콧으로 30분 만에 파행된 점을 거론하며 “글로벌 통상 환경에서 우리 기업 경쟁력은 타이밍인데 관세 25% 회귀 위험까지 방치할 수 없다”며 “입법 지연으로 발생하는 피해와 신뢰 훼손은 국민의힘이 모두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잘못된 건 없다”는 기조로 맞서고 있다. 중립성향의 양향자 최고위원까지 장 대표의 청와대 오찬 보이콧을 주장할 정도로 국민의힘은 여당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장동혁 대표도 “한 손에 칼을 숨기고 악수를 내미는 자리에는 갈 수 없다”며 “(청와대 오찬은) 정치적 연출에 동원되는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도 “악법 강행이 본질인데 회동 형식으로 책임을 희석하려 했다” “계산된 청와대 오찬에 참석하는 것이야말로 국민 기만”이라며 오찬 거부의 ‘명분’을 강조했다.
장 대표의 일방적 오찬 취소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있지만 국민의힘은 야당을 무시하는 여당의 독단적 처사가 그런 비판을 잠재울 정도로 더 부정적이라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이 같은 기류 탓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공개적인 ‘장동혁 비판’ 기류는 크지 않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선 “지도부 강경론에 장 대표가 끌려간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일부 정치 평론가들은 “장 대표가 고성국 전한길 등의 극우 유튜버에 영향을 받아 즉흥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회동 불과 1시간 전 불참을 통보한 방식에 대해선 “명분과 별개로 시점·의전 측면에서 과했다” “정국 주도권 경쟁이 국민 눈높이를 놓친 전형적 사례”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깊은 아쉬움”을 공식 표현한 것도 여야 간 인식 차이를 드러낸 대목으로 해석된다.
이렇듯 민주당의 총공세와 청와대의 유감 표명이 이어지지만 국민의힘은 장 대표 대응에 문제가 없다는 기류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여야 경색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가에선 이번 사태가 이재명 정부의 ‘협치 시동’ 구상을 흔드는 결정적 변수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찬 무산 직후 국민의힘이 본회의와 상임위 보이콧으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어 통과가 시급한 대미투자특별법 등의 국정 현안이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장동혁 오찬 취소 후폭풍이 국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전략 관계자는 “여당은 ‘무례 프레임’으로, 야당은 ‘악법 강행 저지’로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접점을 찾기 쉽지 않다”며 “설 연휴 이후에도 한동안 강대강 대치 속 정국 경색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국정 현안 해결도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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