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역 국회의원에 대해 도주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점도 영장 신청서에 포함됐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 / 뉴스1
연합뉴스, 뉴스1의 보도를 종합하면 경찰은 강 의원이 김경 전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공천 청탁 대가 명목으로 현금 1억원을 수수한 사실이 명백히 인정된다고 구속영장 신청서에 적시했다. 경찰은 해당 금원이 일상적인 직업상 거래대금 등의 명목으로 교부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적시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시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둔 2021년 12월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당시 강 의원의 지역구 보좌관이었던 남모 씨를 만나 공천 청탁 의사를 전달했다. 김 전 시의원은 자신을 공천해주면 1억원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강 의원은 2021년 12월 말 서울 강서구 지역구 사무실에서 남씨로부터 1억원 제공 의사에 대한 보고를 받았고, 2022년 1월 남씨에게 김 전 시의원과의 자리를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 의원은 2022년 1월 7일 오후 6시께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김 전 시의원을 만나 대화를 나눈 뒤 헤어지는 과정에서 공천 청탁 대가 명목으로 현금 1억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 / 뉴스1
경찰은 영장 신청서에서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현금 1억원을 수수한 점은 명백히 인정되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피의자 간 진술이 상호 모순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내용이 다수 존재한다고 적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메신저 등을 통해 진술 내용을 공유하거나 조율하면서 담합할 위험이 있다고도 봤다.
특히 강 의원이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남씨를 설득·회유하거나 협박해 진술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다. SNS를 활용해 다른 피의자들과 진술을 맞추려 하거나 압박하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영장 신청서에 기재했다.
경찰은 도주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통상 현역 국회의원은 사회적 지위와 공개된 신분 등을 이유로 도주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있지만, 경찰은 이번 사건의 경우 다르게 판단했다. 의혹이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개되며 사회적 비난과 공분이 형성됐고, 향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실형 선고 가능성을 예상해 고의로 잠적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다.
영장 신청서에는 과거 국회의원들의 도주 사례도 언급됐다. 민주평화당 소속이었던 황주홍 전 의원은 2020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검찰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약 3개월간 잠적했다가 검거된 바 있다. 신한국당 소속이었던 고 김범명 전 의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던 2000년 8월 중국으로 출국해 도피했다가 같은 해 10월 자진 귀국했다.
강선우 무소속 의원 / 뉴스1
경찰은 이 같은 사례가 재선 의원이나 상임위원장을 지낸 정치인이라 하더라도 수사나 공판을 회피하기 위해 도피한 전례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강 의원의 경우에도 도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만약 구속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피가 발생할 경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서 형사사법기관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영장 신청서에는 강 의원의 과거 발언도 포함됐다. 경찰은 강 의원이 2023년 5월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재직 당시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관련 공천 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민주주의 파괴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으면서 본인은 공천 대가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명시했다.
경찰은 강 의원이 수사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도 밝혔다. 강 의원을 국회의원으로 선출한 국민이 받을 충격을 고려할 때 해당 범행의 비난 가능성과 중대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법무부는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의 체포동의 요구가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의장은 이를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보고하고, 본회의 보고 후 72시간 이내에 체포동의 여부를 표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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