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종현 기자] 2018년 평창의 겨울, TV 앞을 떠나지 못하던 초등학생이 8년 뒤 밀라노의 빙판 위에서 마침내 꿈을 이뤘다.
숱한 부상을 딛고 일어선 '오뚝이' 임종언(18·고양시청)이 한국 쇼트트랙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선물했다.
임종언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선에서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혼성계주 탈락 등으로 침체되어 있던 한국 쇼트트랙 선수단의 첫 메달이자, 2007년생 '막내'가 쏘아 올린 희망포였다.
임종언은 준준결승과 준결승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결승에 올랐다.
준준결승 4조에서 결승선 2바퀴를 남기고 4위로 밀렸으나 마지막 바퀴에서 아웃코스로 빠져나와 선수들을 제치고 1분25초213의 기록으로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임종언은 준결승에서도 결승선 4바퀴를 남길 때까지 4위에 머물렀으나 2바퀴를 남기고 단숨에 2위를 꿰찼고 1위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도 3위로 출발하면서 레이스 초반 체력을 아끼고 후반을 노렸다.
최하위로 달리던 마지막 바퀴에서 아웃코스로 빠져나와 4위로 치고 올라섰고, 마지막 코너에서 윌리엄 단지누(캐나다)도 제쳐 3위로 결승선을 끊었다.
임종언의 메달은 한 편의 성장 드라마와 같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야외 인라인은 너무 덥다"며 빙상으로 전향한 그는 2018 평창 올림픽을 보며 국가대표의 꿈을 키운 전형적인 '평창 키드'다.
하지만 가는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스케이트 날에 허벅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고, 중2 때는 정강이뼈 골절로 1년을, 복귀 직후인 중3 때는 발목 골절로 반년을 쉬어야 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 지난 시즌 주니어 세계선수권 2관왕에 이어 올해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전체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월드투어에서도 금메달 5개를 쓸어 담으며 세계가 주목하는 '괴물 신인'으로 떠올랐다.
특유의 강철 같은 체력과 부드러운 아웃코스 추월 능력을 앞세워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낸 임종언은 남은 종목에서 '금빛 질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같은 종목에 출전한 신동민(화성시청)은 파이널B에서 3위에 올랐다. '에이스' 황대헌(강원도청)은 준준결승 페널티를 받고 실격됐다.
뉴스컬처 이종현 newsculture@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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