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에 증가세 멈추는 노동 시장
한국고용정보원은 12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을 발표했다.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인력 공급(경제활동인구)과 인력 수요(취업자)가 구조적으로 전환되는 양상을 전망하고 지속 성장을 위해 필요한 인력을 추계한 것이다.
전망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는 2030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2034년 31.7%까지 확대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해당 기간 경제활동인구는 13만6000명 증가하는 데 그친다. 이는 2004~2014년(329만2000명), 2014~2024년(256만3000명)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전망 전기(2024~2029년)에는 경제활동인구가 34만6000명 증가하는 반면 전망 후기(2030~2034년)에는 21만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2034년 취업자는 6만4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노동공급 제약으로 인해 2030년부터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전망 전기에는 36만7000명 늘어나지만 전망 후기에는 30만3000명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2024~2034년 연평균 취업자 증가율은 0.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자 증가율이 사실상 정체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2024년 62.7%에서 2034년 61.5%로 1.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별로는 고령화·돌봄 수요 확대에 따라 사회복지업과 보건업 취업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에 따른 연구개발업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도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온라인화·플랫폼화 영향으로 소매업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도매업과 음식·주점업 등 취업자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인구구조 변화와 건설 수요 감소로 종합건설업과 전문직별 공사업, 산업 전환 영향으로 자동차 제조업 등에서도 감소가 전망된다.
정순기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산업 구조가 기술 변화 중심으로 바뀌는 가운데 직업 구조는 고숙련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가 고용을 축소시킨다는 공포감에서 벗어나 고용 구성이 변화하고 있음을 이해하고 요구 역량을 전환하는 구조적 과정에 있는 만큼 인력 재배치와 직무 전환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인력 직전 전망 대비 증가…"구조적 전환기 대응 필요"
중장기 인력 수급 전망과 함께 노동시장에 추가로 유입돼야 할 필요 인력 규모도 추계됐다. 고용정보원은 2034년까지 산업연구원이 목표로 제시한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0%를 달성하기 위해 인력이 122만2000명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직전 전망(2023~2033년)에서 제시된 추가 인력 82만1000명보다 40만명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1%포인트 상향된 영향이 컸다는 것이 고용정보원 측 설명이다.
추가 필요 인력은 전망 후기 들어 급격히 확대되는 모습이다. 고용 총량이 정체·감소하는 국면에서 산업 전반에 걸쳐 인력 부족 압력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별로는 보건복지서비스업과 제조업, 도소매업 등에서 인력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재혁 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팀장은 “2034년까지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폭이 커지는 점을 감안하면 필요 인력은 더 많아질 수 있다”며 “향후 필요 인력 규모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용정보원은 공급 제약과 AI 기술 확산에 따른 수요 구조 전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고용 증가세가 사실상 정체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며 전망 후기 추가 필요 인력이 급증하는 만큼 구조적 전환기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향후 노동력 감소에 대응해 청년·여성·고령자 등 잠재 인력의 노동시장 진입 촉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수준으로 청년·여성·고령자 취업률을 끌어올려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이창수 고용정보원장은 “향후 고용 정책은 단순한 취업자 수 확대보다는 잠재 인력 활용 확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산업별·직업별 구조 변화에 대응한 직무 전환, 재교육과 인력 재배치 정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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