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논의 맞춰 정치범 전원 석방 요구…친정부 맞불 집회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사, 외국 합작사들과 유전 개발 확대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1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인 수천명이 수도 카라카스 등 주요 도시에서 정치범 전원 석방과 완전한 자유 보장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번 집회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처음 열린 첫 대규모 반정부 집회다.
반대 의견을 억압하고 공포 정치를 폈던 마두로 대통령 집권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장면이 펼쳐진 것이다.
시위대는 "우리는 두렵지 않다", "한두명이 아니라 모두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학생단체들이 주도한 이번 집회는 의회에서 정치범 포괄 사면법을 논의하기 직전에 열렸다.
사면법은 마두로 집권 27년간 체포된 모든 정치범 처벌을 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그 범위와 적용 대상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지금 당장 사면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베네수엘라 국기를 흔들며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베네수엘라 중앙대에서 만난 한 시위 참가 학생 다날리스 안자(26)은 AFP에 "우리는 베네수엘라 겪은 모든 억압에 침묵하며 지하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하지만 오늘은 일어나 조국을 위한 요구를 외치기 위해 뭉쳤다"고 말했다.
망명 중인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엑스(X·옛 트위터)에 시위대 영상과 함께 "베네수엘라는 자유로워질 것이다! 우리 학생들 만세!"라고 올렸다.
카라카스 다른 지역에선 현 정부를 지지하는 맞불 시위도 열렸다.
참가자 수천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의 후계자인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존속을 허용했다며 로드리게스 정부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
이날 집회는 크리스 라이스 미 에너지부 장관의 베네수엘라 방문과 맞물린 점도 주목을 받았다.
라이트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위급 인사다.
에너지 기업 경영자 출신인 그는 현 베네수엘라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정치범들이 감옥에 갇혀있고, 온갖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가 미국의 셰브런, 스페인의 렙솔, 프랑스의 모렐&프롬 등 합작 투자 파트너들과 기존 프로젝트 인근 유전의 개발 구역 확대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의회는 지난달 외국 석유회사에 운영, 수출, 수익 관리 자율권을 확대하는 석유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PDVSA와 파트너사들이 6개월 안에 기존 합작 조건을 재협상하도록 규정했다.
제안 지역은 대부분 기존에 참여해온 유전 인근으로, PDVSA는 각 사에서 받은 조건들을 비교한 뒤 최종 할당할 계획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유전이 확대되면 석유·가스 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nomad@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