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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과 박해준이 요란한 총성과 짙은 화약 냄새가 동토를 뒤덮은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신념을 지키려는 자와 욕망을 좇는 자의 피할 수 없는 정면 승부를 그린다. 11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로 직행하며 설 연휴 극장가 점령을 예고한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휴민트’를 통해서다.
국정원 요원 조 과장 역의 조인성과 북한 총영사 황치성 역의 박해준은 숨 막히는 정보전의 긴장감 속에서 각기 다른 결의 서늘한 카리스마를 정면으로 충돌시킨다. 냉철함 뒤에 뜨거운 고뇌를 숨긴 조인성의 절제된 연기, 권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박해준의 비정한 위압감은 팽팽한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액션을 넘어서는 묵직한 카타르시스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O“강풀 작가·나홍진 감독·류승완 감독이 나 돌려 쓰는 중”
조인성에게 류승완 감독은 이제 ‘감독 그 이상’의 존재다. ‘모가디슈’, ‘밀수’에 이어 ‘휴민트’까지 세 번 연속 호흡을 맞추고 있다. 모든 배우가 함께하고 싶어 하는 류 감독의 ‘픽(PICK)’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같은 강동구 주민이라서 그런 것 같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무빙’의 강풀 작가, ‘호프’의 나홍진 감독, 류승완 감독 모두 강동구 출신인데, 저 세 분이 저를 돌려쓰고 계시거든요(웃음). 이제 감독님과는 동네 친구처럼 술 마시다 불려 나가는 사이를 넘어, 한국영화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동지가 됐어요. 가까운 만큼 제 인간적인 면모를 누구보다 깊이 봐주시는 분이죠.”
이번 영화에서 조인성은 오랜만에 크레딧 가장 첫 줄에 이름을 올렸다. 2018년 ‘안시성’ 이후 멀티캐스팅 영화에서 주로 선배들을 받쳐주는 역할을 했던 그가 다시 1번타자로 나섰다.
“소위 1번 배우로서, 또 선배 격에 있는 배우로서 제가 해야 할 몫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에 제가 했던 역할은 배우들과 제작진 사이의 가교 역할이었어요. 힘든 해외 촬영일수록 그런 가교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기꺼이 짊어져야 하는 일이죠.”
영화 ‘휴민트’, 사진제공|NEW
앞서 이번 영화에서 ‘멋짐’을 담당하는 박정민이 “멋있게 나오기 위해 처음으로 매일 아침 운동을 하고 촬영 현장에 갔다”는 인터뷰를 했다는 말을 전해 듣자, 조인성은 ‘멋짐 담당 선배’다운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멋있는 게 쉬운 줄 알았나. 저도 매일 아침 30분씩 뛰고 운동한 후 촬영장에 가는 걸 몇 년째 하고 있어요. 힘들지만 매일 그래야 해요. 정민이도 이제 그 고통의 길에 들어선 걸 환영합니다(웃음).”
극 중 박정민의 멋진 모습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은 조인성이지만, 정작 격찬이 쏟아지고 있는 자신의 수려한 액션 연기와 관련해선 무심할 정도로 겸손했다. ‘액션 스타’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절대 아니다”며 손을 내저었다.
“저는 액션 배우를 꿈꿔본 적도 없어요.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충실히 하다 보니 액션이 따라온 거죠. 사실 제가 잘하는지도 모르겠고, 다른 배우들도 저 정도는 다 해요. 다만 우리나라 최고인 류 감독님이 잘한다고 하시니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죠.”
과거와 달리 로맨스 작품보다는 장르물이나 깊은 메시지를 담은 묵직한 작품에 집중하고 있는 그는 “나이를 먹으니 이젠 사랑보다 ‘사람’ 그 자체가 더 궁금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로맨스로 자기도취에 빠지고 싶지 않아요. 예를 들어 마흔 중반인 제가 12살 어린 친구와 로맨스를 하는 건 관객 입장에서 거부감이 들잖아요. 그런 로맨스는 어린 배우들의 몫이라 생각해요. 전 제 나이에 맞는 시의성 있는 작품을 해야 한다고 봐요. 제 나이에 걸맞은 ‘어른의 멜로’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 정도 내공의 대본은 노희경 작가님 정도나 쓰실 수 있지 않을까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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