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설 연휴, 100년 전 명창이 라디오로 돌아온다.
EBS가 AI 기술로 복원한 조선 최고의 명창 이화중선을 소환한다. 설 특집 ‘AI 스페셜 – 이화중선, 100년의 대화’가 오는 17일(화) 오후 12시 EBS FM을 통해 방송된다.
‘이화중선, 100년의 대화’는 AI 기술로 복원한 이화중선의 목소리와 현대 소리꾼의 대화를 통해, 기록 속에 머물던 예술가의 삶과 소리를 오늘의 청취자와 다시 연결하는 라디오 특집 프로그램이다. 육성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음원 자료를 바탕으로 음색과 발성 특징을 구현해 ‘100년 전의 목소리’가 현재를 향해 말을 건네는 형식을 완성했다.
대화는 문헌 기록과 연구 자료를 토대로 구성됐다. 전문가 인터뷰를 더해 이화중선의 생애, 판소리사적 위상, 당대 소리의 특징과 음원의 가치를 입체적으로 짚는다. 가상 대화라는 형식을 취하지만, 역사적 맥락과 의미를 탄탄히 보완해 몰입도를 높였다.
이화중선(1899~1943)은 일제강점기라는 격동의 시대 속에서 소리로 민중의 마음을 어루만졌던 명창이다. 가난한 떠돌이 장수의 딸로 태어나 남성 중심이던 판소리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공연하며 당대 최고 소리꾼으로 우뚝 섰다. 맑고 편안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지닌 그의 목소리는 ‘천구성(天口聲)’이라 불리며 찬사를 받았지만, 화려한 명성과 달리 삶은 비극적 굴곡을 안고 있었다.
이번 특집은 그의 삶과 예술을 오늘의 시선으로 재해석한다. 국악 아이돌 김준수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소리꾼 김율희가 각각 1, 2부 진행을 맡아 AI로 복원된 이화중선과 100년의 시간을 건너 대화를 이어간다. 서로 다른 음악적 결을 지닌 두 소리꾼의 시선은 이화중선의 예술 세계를 더욱 다층적으로 풀어낼 전망이다.
특히 두 진행자는 이화중선의 대표 소리를 함께 부르며, 조선의 명창과 현대 명창이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듯한 특별한 순간을 선사한다. 드라마 ‘정년이’를 통해 재조명된 ‘추월만정’을 원곡자인 이화중선의 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기대 포인트다.
기존 해설 중심 다큐멘터리에서 벗어나, 복원된 목소리를 통해 과거의 예술가가 현재의 예술가와 직접 대화하는 서사 구조를 시도했다는 점 역시 눈길을 끈다. AI를 단순한 기술적 장치가 아닌, 예술을 ‘과거의 기록’이 아닌 ‘지금도 살아 숨 쉬는 현재’로 체감하게 하는 매개로 활용하며 문화예술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