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갉아먹는 '좀비 차주', DSR 규제 강화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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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갉아먹는 '좀비 차주', DSR 규제 강화로 막아야"

이데일리 2026-02-13 07:0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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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소득 대비 부채상환 부담이 과도한 이른바 ‘좀비 차주’가 국내 소비 둔화를 장기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대출 연장이나 갈아타기를 하며 대출을 연체하진 않지만 빚을 계속 안고 있기 때문에 오랜 기간 소비를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시내 은행의 대출 창구. (사진=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최근 발간한 ‘BOK경제연구: 취약계층 가계대출과 소비’에 따르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50%를 넘는 좀비 차주는 2023년 기준 전체 차주의 15% 수준으로, 정상 차주보다 장기간 소비 증가율이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 달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이력이 있는 연체 차주만 해도 단기적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좀비 차주는 3년간 소비 위축이 커지는 형태를 보였다.

좀비 차주는 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로 소득에 비해 많은 빚을 졌지만 원리금(원금+이자)을 연체하지 않아 취약 차주로 분류되진 않는 ‘비연체 구부채’ 차주다. 이번 연구를 공동 진행한 이지은 한은 차장과 심일혁 국제결제은행(BIS) 미주연구 팀장이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 기업’에 착안해 만든 용어다. 높은 상환 부담에 허덕이지만 취약 차주로 분류되지 않는 이들이 얼마나 쉽게 또 돈을 빌릴 수 있는지, 그 결과가 경기·소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좀비 차주의 소비 증가율은 정상 차주보다 향후 3년간 지속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좀비 차주의 소비 증가율은 정상 차주에 비해 △1년 후 1~1.5%포인트 △2년 후 1.5~2%포인트 △3년 후에는 2% 안팎으로 각각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연체 차주는 1년 후에는 소비 증가율이 정상 차주에 비해 1.5~2%포인트 하락했다가 2년 후에는 마이너스폭이 1%포인트 내외로 줄어줄고 3년 후엔 거의 영향이 없어졌다.

좀비 차주의 경우 비은행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만기 연장과 신규 대출을 받으면서 높은 부채 상환 부담을 계속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문제다. 연체 차주의 경우 대출이 빠르게 회수되는 반면, 좀비 차주는 대출 잔액이 오히려 늘어나거나 장기간 유지됐다. 연구진은 금융기관이 연체 발생에 따른 규제 부담을 피하기 위해 부채를 연장하는 유인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했다.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부양 효과도 좀비 차주에게선 거의 기대할 수 없었다.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부채 상환 부담이 큰 탓에 ‘부유하지만 현금이 부족한 가계’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지역 분석에서도 좀비 차주 비중이 높은 도시일수록 이후 소비 성장률이 눈에 띄게 낮았으며, 이 효과는 저소득층과 청년 차주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취약 차주가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기 둔화를 통해 거시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드러난 부실인 연체 차주뿐만 아니라 드러나지 않은 약한 고리인 좀비 차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이지은 차장은 “DSR 규제를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에 모두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층 또는 저소득층 비연체 고부채 차주를 대상으로 채무 조정(빚 탕감) 프로그램의 경우 소비 급락을 완화하면서도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는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청년층 창업 기회 보장, 취약계층 보호 등을 위한 채무 조정은 필요하겠지만 좀비 차주를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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