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갈등을 풀어내는 가장 현실적인 언어
ⓒ 법률사무소 신임
사람 사이의 문제는 쉽게 ‘정답’으로 닫히지 않는다. 그래서 법은 종종 마지막이자 가장 신중해야 할 선택이 된다. 이 순간 관계는 흔들리고, 이해는 엇갈리며, 감정은 논리보다 먼저 앞서나간다. 누군가는 이를 ‘승패’로 정리하려 하고, 누군가는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분쟁이 길어질수록 남는 것은 마음의 상처다. 김정현 법률사무소 신임 변호사는 그 상처를 ‘법의 언어’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서울과학고를 거쳐 카이스트 수리과학과,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 로스쿨에서 법을 수학한 김 변호사는 “세상을 구성하는 기본 질서는 법이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도구 역시 법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법학을 선택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람이 살아가며 마주하는 갈등과 사회가 겪는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해결의 과정까지 책임지고 싶었기에 법은 선택했다는 이야기다. 과거 진로 선택의 갈림길에서 경영학자로서의 길도 열려있었지만, 사회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녀의 소망은 안정적인 코스보다 현장에 더 가까운 선택으로 이어졌다.
김 변호사가 주로 다루는 사건은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첨예한 충돌 지점들이다. 회사의 경영권 분쟁, 주주총회 의결을 둘러싼 다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기업 분쟁 등을 중심으로 사건을 맡아왔다. 건설회사부터 문화예술 분야 기업까지 폭도 넓다. 때로는 예술가의 편에서, 때로는 기업의 입장에서 사안을 정리하며 단순한 편 가르기보다 구조와 책임을 먼저 따진다. 법이 작동하는 곳이 책상 위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라는 것을 그녀는 사건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반복해 확인해 왔다.
무엇보다 김 변호사의 최대 강점은 ‘경청’이다. 법리 이전에 사람의 이야기가 먼저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녀는 “의뢰인의 인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이해한 뒤, 그 사람에게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과거 실제로 완벽하게 승소한 사건 이후, 오히려 의뢰인과의 관계가 멀어진 경험이 있었어요. 승소를 했지만 긴 소송 과정에서 의뢰인이 겪은 불안과 마음을 충분히 돌보지 못했던 것이였죠”라며 “이후 저는 승소가 끝이 아니라, 의뢰인이 흔들리지 않고 일상을 되찾도록 돕는 일까지 변호사의 책임이라고 확신하게 됐습니다”라고 전했다.
법률사무소 신임에서 그녀가 세운 기준은 분명하다. ‘기계적인 법률 조언을 넘어 인간의 삶 전체를 이해하고 권리를 지켜주는 법률서비스’다. 소송은 끝낼 수 있어도 관계의 후유증은 남기 쉬운 법. 그래서 그 후유증을 방치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김정현 변호사. 갈등을 정리하는 사람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앞으로도 법의 기준 위에서 흔들리지 않는 법조인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 법률사무소 신임
학자의 길 대신 변호사의 길을 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전공 중에 경영학을 가장 잘했고, 실제로 경영학자의 길도 제안받았습니다. 서울대 경영대 대학원과 로스쿨에도 동시에 합격했기 때문에 고민을 더 길게 했던 것도 사실이죠. 다만 저는 경영학을 학문으로만 공부하기보다는, 산업과 사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교수로서의 안정적인 방향보다,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누군가의 갈등을 정리하고 현실을 바꿔가는 일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그 지점에서 변호사의 일이 더 제 성향에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문 분야인 기업 분쟁 사건을 수행할 때 가장 우선으로 보는 판단 기준을 짚어주십시오
“기업 분쟁은 어느 한쪽의 주장만 듣고 접근하면 바로 왜곡될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건을 맡으면 우선 사실관계를 차분히 정리하고, 그 안에서 법적으로 무엇이 쟁점인지부터 분명히 잡습니다. 기업 분쟁에는 늘 감정이 섞이는데, 감정이 커질수록 사건이 ‘승부’처럼 보이기 쉽죠. 하지만 저는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 법이 정한 기준과 절차 안에서 논점을 정리해나가려고 합니다. 결국 변호사가 해야 하는 일은 상대방을 이기는 말싸움이 아니라, 법리와 증거로 설득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로스쿨 시절 합창단 단장을 맡으셨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합창단은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고, 인원도 줄어드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단장을 맡은 뒤로는 그 조직을 유지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사람을 모집하고, 설득하고, 참여를 끌어내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단순히 ‘공연을 한 번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조직이 무너지지 않게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과정이 더 중요했어요. 결국 공연을 성사시키기까지 여러 단계의 실무와 조율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제가 책임지고 움직여야 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당시의 경험이 지금 변호사 업무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됐습니까
“그때 제가 배운 건 사람을 움직이는 건 논리만이 아니라 감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갈등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같은 말을 들어도 더 날카롭게 받아들이고, 상대의 표현을 공격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저는 그걸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감정이 지나가는 통로’로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감정의 결을 이해하지 못하면, 법적으로 맞는 말을 해도 상대가 듣지 않는 순간이 생깁니다. 결국 문제를 푸는 일은 논리를 세우는 것과 동시에, 그 논리가 상대에게 전달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경험이 지금 저의 태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 법률사무소 신임
‘아테네’ 모임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어떤 취지의 모임인가요?
“아테네 모임은 예술가, 사업가, 마케터, 기획자처럼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 서로 영감을 주고받고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단순히 명함을 교환하고 끝나는 관계가 아니라, 각자의 활동이 서로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연결을 만들고 싶었어요. 저는 원래 사람을 연결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서로가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죠. 결국 이 모임도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가 핵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커뮤니티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원칙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커뮤니티가 오래 가려면 운영자의 철학이 분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누구나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기본적인 배려와 도덕성이 지켜지는 환경이어야 해요. 또 운영자가 그 원칙을 계속 유지해야 합니다. 모임이 커질수록 사람이 많아지면서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는데, 그때 기준이 흔들리면 커뮤니티는 금방 소모적인 자리로 변합니다. 저는 그런 방향으로 가는 걸 원하지 않았습니다. 커뮤니티도 결국 사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기대하는 건 단순히 법적 판단만이 아니라, 소송 기간 동안 느끼는 불안과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부분을 간과하면 승소를 하더라도 의뢰인 입장에서는 ‘끝난 것 같지 않은 사건’이 남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기계적인 법률 조언을 넘어서 인간의 삶 그 자체를 이해하고 권리를 지켜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변호사는 사건만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역할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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