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새 학기를 앞두고 교복 가격의 적정성을 전면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교복 한 벌 가격이 60만 원에 육박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학부모 부담 완화와 유통 구조 개선 필요성을 함께 짚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개학을 앞두고 있는 만큼 교복 가격 적정성 문제를 한 번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시장할 때만 해도 교복 구입비가 30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 틈에 60만 원에 가까워졌다고 한다”며 “부모님들 사이에서는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인근 삼계탕집을 찾아 오찬을 마친 후 경복궁 산책을 하고 있다. / 뉴스1
실제로 일부 중·고등학교의 동복과 하복, 체육복 등을 모두 포함한 권장 구매 세트 가격은 50만~60만 원대에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교복 가격 안정을 위해 ‘학교주관 교복구매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학교가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고 가격 상한선을 정해 계약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원단 가격 상승, 인건비 인상, 브랜드 선호 현상 등이 맞물리며 체감 가격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교복 가격 상승의 구조적 요인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체적으로 해외에서 수입한 소재나 제품이 많다고 하는데, 이를 그렇게 높은 가격에 받는 것이 온당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문제가 있다면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을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지시했다. 단순히 물가 상승 탓으로 돌리기보다 원가 구성, 유통 마진, 입찰 구조 등 전 과정을 점검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현재 다수의 지방자치단체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교복 구입비를 현물 또는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경기 등 상당수 지역에서 1인당 30만 원 안팎의 교복비를 지원하며 사실상 ‘무상 교복’ 정책이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적 재원이 투입되는 만큼 가격 산정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더 엄격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상 지원이 확대될수록 가격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예산이 업체 수익으로 과도하게 이전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대통령은 대안으로 교복 생산자 협동조합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은 대부분 무상 지급 방식이라 결과적으로 업체에 예산이 지급되는 구조”라며 “생산 자체를 협동조합 형태로 만들어 국내 일자리도 창출하고, 가급적 국산 소재를 사용하도록 하면 국내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방안이 실제로 타당성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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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은 학생 수 감소로 전체 시장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학교별 디자인 차별화와 브랜드화 전략 등으로 단가가 높게 유지되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일부에서는 표준 디자인을 확대하고 원단 공동구매를 활성화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제안도 나온다. 반면 업체들은 소량 다품종 생산 구조와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단순한 가격 인하 압박이라기보다,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교육 관련 품목의 구조적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학부모의 체감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산업·고용 정책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교복 가격 실태 조사와 제도 개선 검토에 착수할 경우, 입찰 방식 개선과 가격 상한제 조정, 원가 공개 확대, 협동조합 모델 도입 가능성 등 다양한 대안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새 학기를 앞두고 제기된 교복 가격 논의가 교육비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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