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재판서 김철수 전 속초시장 무죄…"직무 권한 남용 아냐"
철거 둘러싼 행정소송은 '인허가 위법' 판단…2심 판단 주목
(속초=연합뉴스) 박영서 류호준 기자 = 강원 속초해수욕장 대관람차 건립 과정을 둘러싼 위법성 논란이 전임 속초시장의 형사재판과 대관람차 철거를 둘러싼 행정소송으로 번져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1심 재판이 끝났다.
행정소송에서는 위법이라는 점을 인정했으나, 형사소송에서는 범죄로 인정할 만큼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행정적으로 대관람차 사업 인허가 과정의 위법성은 인정되지만, 형사적으로 공무원들에게 그 책임까지는 묻기 어렵다는 판결이다.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엄격한 증명력을 요구하는 형사재판과 달리 '고도의 개연성' 정도로 판단하는 행정사건과의 차이점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춘천지법 속초지원 형사부(김종헌 지원장)는 12일 김철수 전 속초시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열고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시장과 함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간부급 공무원 A씨에게도 함께 무죄를 내렸다.
이 사건의 쟁점인 '김 전 시장과 A씨가 2020년 관광 테마시설 설치를 맡을 업체 선정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해 특정 업체를 위해 평가 방법을 임의로 변경하는 방법 등으로 해당 업체가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도록 했는지'에 대해 재판부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전 시장이 실무담당자에게 평가 방법 변경 등을 직접 지시한 바가 없고, 김 전 시장이 A씨의 실무담당자에게 평가 방법을 변경하라는 지시에 관해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로부터 '시장님이 ○○ 업체로 하래요'라는 말을 들은 실무담당자가 평가 방법 변경 검토에 착수하긴 했으나 기존 평가 방법의 오류 수정과 상황 변화 등에 대한 대처를 위한 합리적인 범위 내의 직무수행이라고 봤다.
반면 행정재판부는 평가 방법 변경, '김 전 시장의 의도대로 업체에 유리하도록 사업 진행을 검토한 바 있다'는 취지의 공무원들 진술 내용 등을 근거로 사업 추진 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해당 업체가 관련 법령에서 요구되는 절차를 무시한 채 대관람차를 설치하도록 했다'는 사실을 두고서도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들이 직무권한을 의도적으로 남용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행정재판부는 강원도가 승인한 관광지 조성계획 승인 범위를 일탈했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같은 사실을 두고도 판단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재판의 '성격 차이'에 기인한다.
피고인들의 범행 고의와 공모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하는 형사재판과 달리 행정재판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를 중대하게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 전 시장은 재판이 끝난 뒤 "감사원이나 행정안전부 감사가 잘못됐다고 하는 부분이 법원 판결에 나왔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바로잡아야 할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정재판은 소송 당사자가 김 전 시장이 아닌 대관람차 사업자와 속초시 간 다툼이지만, 행정소송의 발단이 된 행정절차가 김 전 시장과 무관치 않아 이를 바로잡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행정소송에서 패한 대관람차 사업자 측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부터 다시 한번 판단을 받는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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