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떡국에서 가장 평범해 보이지만 완성도를 좌우하는 고명은 의외로 계란 지단이다.
설날이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떡국을 나눠 먹는다. 국물 맛과 떡의 식감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인상을 결정하는 건 고명이다. 고기와 김, 파 사이에서 노란 지단과 흰 지단이 가지런히 올라가 있으면 떡국은 한결 단정해 보인다. 문제는 이 계란 지단이 보기보다 까다롭다는 점이다. 집에서 만들면 쉽게 찢어지고, 색도 고르지 않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 '찬모님'
계란 지단이 어려운 이유는 간단하다. 계란은 열에 약하고, 얇게 부쳐야 하는데 팬 온도와 손놀림이 조금만 어긋나도 바로 갈라진다. 특히 떡국용 지단은 얇고 넓게 부쳐야 해서 더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많은 집에서 지단을 포기하거나 대충 잘라 올리게 된다. 하지만 몇 가지만 알면 실패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지단을 잘 만들기 위한 첫 번째 포인트는 계란 분리다. 노란 지단은 노른자만, 흰 지단은 흰자만 사용해야 색이 또렷하다. 이때 거품을 최대한 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젓가락으로 천천히 풀어주되, 거품이 생기면 체에 한 번 걸러준다. 거품이 많으면 팬에 부쳤을 때 구멍이 생기고, 찢어지기 쉽다.
팬 선택도 중요하다. 바닥이 평평하고 코팅 상태가 좋은 팬이 좋다. 팬은 센 불이 아닌 약불에서 충분히 예열한다. 불이 세면 계란물이 닿자마자 익어버려 고르게 퍼지지 않는다. 예열된 팬에 기름을 아주 소량만 두르고 키친타월로 한 번 닦아내듯 펴준다. 겉돌 정도의 기름은 오히려 지단을 미끄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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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물을 붓고 나서는 팬을 손목으로 천천히 돌려준다. 이 과정이 지단 모양을 결정한다. 계란물이 한쪽에 고이지 않도록 팬을 흔들어 바닥 전체에 얇게 퍼뜨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때 주걱이나 젓가락으로 건드리면 결이 끊어질 수 있으니 팬 움직임으로만 조절한다.
노란 지단은 비교적 수월하지만, 흰 지단은 특히 잘 찢어진다. 이유는 흰자의 단백질 구조 때문이다. 흰자는 열을 받으면 빠르게 수축하면서 탄력이 떨어진다. 이때 전분가루를 아주 소량 넣어주면 구조가 달라진다. 전분은 수분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 흰자가 너무 빨리 굳는 것을 막아준다. 덕분에 지단이 유연해지고 찢어질 확률이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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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지단용 계란물에는 흰자 한 개 기준으로 감자전분이나 옥수수전분을 작은 티스푼의 절반 정도만 넣는다. 너무 많이 넣으면 질감이 탁해지고 맛이 떨어진다. 전분을 넣은 뒤에는 덩어리가 생기지 않도록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체에 한 번 걸러주면 훨씬 매끈해진다.
지단은 뒤집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윗면이 거의 익었을 때 불을 끄고 잔열로 마무리한다. 뒤집으려다 찢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완전히 식힌 뒤 도마로 옮겨야 자를 때도 깔끔하다. 뜨거울 때 자르면 결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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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지단은 돌돌 말아 최대한 얇게 채 썬다. 칼을 눌러 자르기보다 앞뒤로 밀듯이 썰어야 단면이 깨끗하다. 이렇게 만든 지단은 떡국 위에 올렸을 때 국물에 금방 풀리지 않고 모양을 유지한다. 색도 선명해 보여 전체 떡국의 인상이 달라진다.
계란 지단은 작은 고명이지만, 만드는 사람의 손맛이 그대로 드러난다. 팬을 흔드는 몇 초, 전분 한 꼬집의 차이가 결과를 바꾼다. 이번 설날에는 지단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말고, 차분하게 한 장씩 부쳐보자. 고르게 썬 노란 지단과 흰 지단이 올라간 떡국은 그 자체로 상차림을 완성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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