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시장에서는 복잡하게 얽힌 카카오의 난제를 풀기엔 정 대표가 ‘너무 가벼운 카드’ 아니냐는 의구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2년이 흐른 지금 정 대표는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성과로 바꿔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 최대 실적과 과감한 조직 슬림화를 이끈 성과를 바탕으로 카카오 이사회는 정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리며 재신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카카오는 오는 3월 26일 제주 본사에서 열리는 제3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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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실적, 계열사 30% 감축 성과
과거 여민수·조수용, 남궁훈, 홍은택 대표 시절 카카오는 ‘자율 경영’ 기조 아래 계열사에 전권을 위임해 왔다. IT 산업 특유의 속도전에는 유리했지만, 계열사들이 각자도생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그룹 차원의 통제력이 약해지고 ‘문어발 확장’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정 대표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의장으로서 이 흐름을 정면에서 뒤집었다.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하면 구조 개편까지 밀어붙였다. 취임 직후 132개에 달하던 계열사를 현재 94개로 줄이며 약 30%를 정리해 비핵심 사업의 군살을 걷어냈다.
선택과 집중을 강화한 결과,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8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7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취임 전 6%대에서 9%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기초 체력을 회복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구탭 논란 딛고…카톡 체류시간 반등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15년 만에 단행한 대규모 업데이트는 순탄치 않았다. 단순 메신저를 넘어 ‘슈퍼앱’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 아래 개편에 나섰지만, 피드 형식의 ‘친구탭’ 도입을 두고 이용자 반발이 거셌다. 논란이 커지자 정 대표는 이용자 소통을 우선순위에 두고 빠르게 조정에 나섰다. 친구목록은 기존 방식으로 되돌리고,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 ‘소식’ 메뉴에서 볼 수 있도록 구조를 재정리했다.
우여곡절 끝에 카카오톡 체류시간도 반등했다. 정 대표는 12일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향 안정화되고 있던 카카오톡 체류시간이 유의미하게 반등했다”며 “지난 12월 한 달 기준으로도 전체 체류시간은 25분대를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 내 AI 기능 이용자 저변을 넓혀 체류시간을 20% 늘리겠다는 목표도 달성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AI 조직 ‘스튜디오’로 개편…구글과 협업 3축
정 대표의 시선은 이제 ‘AI 전략 가속화’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2년이 경영 안정과 쇄신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2년은 AI를 성장 동력으로 본격 점화하는 국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대표는 이를 위해 조직 체질부터 손봤다. 이달 초 AI 조직 전반을 ‘스튜디오’ 형태의 목적형 조직으로 전환해 스타트업식 빠른 실행 구조를 이식했다. 정 대표가 직접 리더를 맡은 ‘AI 스튜디오’는 신규 기능 배포 주기를 ‘한 달’로 설정하고, 속도감 있는 제품·서비스 개선 체계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가 내세운 AI 비전은 5000만 이용자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사용자를 위한 AI’다. 맥락을 이해하고 행동까지 완결하는 ‘에이전틱 AI’로의 진화를 목표로 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오픈AI와 협업해 ‘챗GPT 포 카카오’를 선보였고, 회사 측은 출시 3개월 만에 이용자가 800만 명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 정 대표는 구글과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전격 발표했다. 오픈AI에 이어 구글까지 협력 축으로 끌어들이며, 여러 모델과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구현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구글과의 협업은 ‘디바이스·인프라·미래 폼팩터’ 3축으로 구체화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팀과 협업해 카카오의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하고, 구글의 AI 전용 칩 기반 ‘TPU 클라우드’를 활용해 자본 효율적인 인프라를 마련한다. 향후 구글 AI 글래스 등 차세대 폼팩터가 확산될 경우 카카오의 서비스 경험(UX)을 새로운 기기에 접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 대표는 “카카오는 이용자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에 더욱 집중하겠다”며 “외부 파트너십을 유연하게 활용해 AI 시대의 불확실성을 넘어, 카카오 AI에 대한 기대를 실질적인 성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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