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 설치로 경쟁 불가피…법률서비스 높이는 계기로"
(부산·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김선호 기자 = 국회가 12일 본회의에서 '해사법원 설치법'을 최종 통과시키자 부산과 인천 지역사회는 해사법원이 불러올 파급 효과를 기대하며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통과된 법원조직법과 법원설치법 개정안에는 국내 처음으로 부산과 인천에 각각 해사법원(해사국제상사법원)을 신설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부산 해사법원은 영남·호남·제주 권역을, 인천 해사법원은 수도권·강원·충청 권역을 각각 관할한다.
해사법원의 설립 시기는 임시청사로 2028년 3월 1일을, 신청사 개청은 2032년 3월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선박 건조량 세계 1위, 해운 선단 규모 세계 4위, 무역 규모 세계 7위, 국제 항공 화물 처리량 세계 2위의 해운·조선·무역 강국이지만 해사 분쟁 전담 독립 법원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매년 수천억원의 법률 비용이 해외로 빠져나갔다. 이번 법 통과로 2028년 3월 해사법원이 설립되면 해사 국제상사 사건 처리의 전문성을 높이고 해양 관련 계약 분쟁 비용의 유출을 막는 것은 물론 보험·회계·금융 등 해양 고부가 가치 산업 육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 통과 소식에 인천시는 "여야 의원이 공동 발의에 참여하는 등 초당적 협력이 이뤄낸 동력"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해사 사건뿐만 아니라 국제상사 분쟁까지 관할을 확대했다"고 환영했다.
그간 해사법원 유치 운동을 주도한 인천지방변호사회 역시 "해사법원 설치는 국부 유출을 막고 사법 주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은 2023년부터 해사법원 유치에 뜻을 모은 시민 111만여명의 서명부를 국회에 전달하며 동력을 키워왔다.
부산도 2011년 해사전문법원 신설에 대한 첫 문제를 제기한 이후 꾸준히 해사법원 설치 운동을 벌여왔다.
이런 노력으로 20대와 21대 국회에서 해사법원 설치법안이 발의됐으나 번번이 무산됐고 22대 국회에서 인천과 부산의 국회의원들이 올린 법안을 바탕으로 비로소 결실을 보았다.
부산시는 "해사법원 설치는 해수부, 해양 공공기관, 해운선사 본사 이전과 융합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해양수도 부산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며 "예정대로 차질 없이 개원하도록 지원하고 부산 해사법원만의 특화 방안을 개발하고 해사 법률서비스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지방변호사회도 "이번 결정은 부산뿐 아니라 우리나라 해사 산업 전체에 역사적인 이정표"라며 "해사 사건만큼은 항소심 법원을 부산으로 일원화하는 방향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 내용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이한용 인천항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현재 해사법원 1심 단독판사 사건의 항소심만 해사법원 합의부에서 심리하게 돼 있다"며 "해사국제상사법원의 고등법원도 별도로 신설됐다면 전문성이 더 강화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말숙 부산시의원은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한 것은 정부가 부산을 해양 수도로, 해양 특화 도시로 키우려는 의지인데 인천을 의식해 해사법원을 공동 설치한 것은 대단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부산과 인천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하용 부산연구원 미래전략실장은 "부산과 인천에 해사법원이 이원 설치되는 만큼 경쟁 체제로 갈 수밖에 없는데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 얼마만큼 해양 법률 수요를 끌어들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갖출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며 "부산과 인천이 제대로 경쟁할 기회가 열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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