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석 딸·배우자에 손흔들기도…이례적 '법정지각'에 재판 17분 지연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피고인 잠시 일어서십시오. 주문, 피고인을 징역 7년에 처한다."
12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508호 법정.
오후 2시 17분부터 약 45분간 진행된 공판 내내 무표정하게 앞만 바라보던 이 전 장관은 재판부가 형을 선고하기에 앞서 자리에서 일어나달라고 요구하자 덤덤한 표정으로 기립했다.
이후 재판장이 주문(主文)을 읽어 형량을 선고하는 순간에도 그의 표정에는 별다른 동요의 기미가 감지되지 않았다.
표정이 순간적으로 밝아진 건 그 직후였다. 이 전 장관은 방청석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방청석에 있던 이 전 장관의 자녀는 피고인석을 향해 "아빠 괜찮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 옆에 있던 그의 부인은 "우리가 진실을 안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이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 순간 "장관님의 명예를 회복시켜드리겠다"는 지지자의 외침도 들렸다.
이 전 장관은 이후 옆에 앉은 변호인의 어깨를 살짝 툭 치며 인사하고 뒤편에 앉은 변호인들에게 목례하기도 했다.
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선고공판은 방송과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됐다.
공판은 애초 오후 2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이 전 장관이 법정에 17분이나 '지각 출석'해 다소 지연됐다. 정시에 도착한 재판부는 선고문으로 보이는 문서를 읽으며 피고인을 기다렸다.
구속 피고인이 선고공판에 늦게 출석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구치소에 수용돼 있는 이 전 장관은 호송차로 이동한다.
법원 안팎에서는 이날 비슷한 시간대 여러 선고 일정이 한꺼번에 겹친 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날 재판부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에 이어 12·3 비상계엄이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에 해당한다고 못 박았다.
이를 전제로 이 전 장관이 계엄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기관 봉쇄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이를 허석곤 당시 소방청장에게 전달해 이행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를 유죄로 인정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해 위증한 혐의도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이 전 장관이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직무권한을 남용해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직권남용)는 무죄로 판단했다.
일선 소방서에서 언론사 단전·단수와 관련한 경찰 요청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고 소방청장이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이에 대한 협조를 지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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