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로 판 뒤집었다"…삼성전자, AI 메모리 패권 전면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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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로 판 뒤집었다"…삼성전자, AI 메모리 패권 전면전 선언

폴리뉴스 2026-02-12 16:23:12 신고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업계 최고 성능의 HBM4를 양산 출하하며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HBM4는 개발 초기부터 국제 반도체 표준기구인 JEDEC 기준을 상회하는 성능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된 제품으로, 최선단 1c D램(10나노급 6세대)과 Foundry 4나노 공정을 동시에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HBM 제품은 검증된 공정을 기반으로 점진적 개선을 추구하는 전략이 일반적이었으나, 삼성전자는 이번에 과감히 최선단 공정을 전면 도입하며 '안정적 수율 확보 후 성능 확장'이라는 공식을 뒤집었다.

재설계 없이 양산 초기부터 고성능을 구현했다는 점은 기술 완성도와 생산 안정성을 동시에 입증한 대목으로 평가된다. 특히 JEDEC 표준 8Gbps를 약 46% 상회하는 11.7Gbps의 동작 속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했고, 최대 13Gbps까지 구현 가능하다는 점은 AI 모델 대형화로 심화되는 데이터 병목을 구조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전작 HBM3E의 최대 핀 속도 9.6Gbps 대비 약 1.22배 향상된 수치이며, 단일 스택 기준 총 메모리 대역폭 역시 최대 3.3TB/s로 끌어올려 고객 요구 수준인 3.0TB/s를 넘어섰다. 이는 GPU 연산 성능 극대화는 물론, 서버 단위에서 처리 가능한 데이터 규모 자체를 재정의하는 수준의 변화다.

이번 HBM4의 또 다른 의미는 '전력 효율 중심의 구조 혁신'에 있다. 데이터 전송 I/O 핀 수가 1,024개에서 2,048개로 확대되면서 고속화에 따른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가 동시에 커졌지만, 삼성전자는 코어 다이 저전력 설계와 TSV 저전압 구동(1.1V→0.75V) 기술, 전력 분배 네트워크(PDN) 최적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전 세대 대비 약 40% 개선했다.

TSV 구동 전력은 약 50% 절감했고, 열 저항 특성은 약 10%, 방열 특성은 약 30% 향상시켰다. 이는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AI 인프라가 대규모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전력과 냉각 비용은 하이퍼스케일러의 최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HBM4는 동일 전력 대비 더 높은 연산 성능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전력당 성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12단 적층 기준 24GB~36GB, 향후 16단 적층 시 최대 48GB까지 확장 가능한 용량 구조 역시 AI 가속기와 GPU의 세대 교체 주기에 맞춰 확장성을 확보한 설계로 해석된다.

산업 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이번 HBM4 양산은 삼성전자가 '원스톱 IDM 역량'을 전면에 내세워 시장 판을 다시 짜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삼성전자는 로직·메모리·Foundry·패키징을 아우르는 통합 체계를 갖춘 유일한 IDM으로, 베이스 다이의 중요성이 커지는 HBM 고도화 국면에서 Foundry 공정과 HBM 설계 간 DTCO(Design Technology Co-Optimization)를 통해 품질과 수율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선단 패키징 역량을 자체 보유함으로써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생산 리드타임을 단축할 수 있는 구조 역시 차별화 요소다. 글로벌 주요 GPU 기업 및 차세대 ASIC 기반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들이 HBM 공급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제품 공급을 넘어 고객 맞춤형 생태계 파트너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2026년 HBM 매출이 2025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대 중이다. 업계 최대 수준의 DRAM 생산능력과 클린룸 인프라를 기반으로 수요 급증 시에도 단기간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은 '공급 안정성'이라는 또 다른 경쟁 축을 형성한다. 2028년 본격 가동될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은 HBM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으로, 중장기 AI 수요 확대 국면을 겨냥한 인프라 포석으로 읽힌다.

향후 로드맵 역시 공격적이다. 2026년 하반기 HBM4E 샘플 출하, 2027년 고객 맞춤형 Custom HBM 순차 샘플링 계획은 표준 제품에서 고부가 맞춤형 제품으로의 전환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HBM4E는 속도·대역폭·전력 효율을 한층 끌어올린 차세대 제품으로, AI 가속기 고도화에 대응하는 중간 진화 단계다.

Custom HBM은 고객의 GPU·AI 가속기 아키텍처에 맞춰 용량·속도·전력 특성·인터페이스를 최적화하는 구조로, 표준화된 경쟁에서 벗어나 고객 락인 효과를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다. 이번 HBM4 양산 과정에서 확보한 1c 공정 기반의 품질과 수율, 안정적 공급 체계는 이러한 고부가 제품으로의 전환 과정에서도 핵심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HBM4 출하는 단일 제품의 성능 개선을 넘어, AI 인프라 시대 메모리 패권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기술·생산·공급 전 영역을 통합한 '전면전 체제'로 전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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