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정부가 예고했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오는 5월 9일부터 다시 시행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4월 도입됐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반복적으로 유예된 제도가 4년 만에 재가동되는 것이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 최고 75%의 양도세(지방세 포함 시 최대 82.5%)가 매겨진다.
재정경제부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과 합동 브리핑을 열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예정된 일몰 기한인 2026년 5월 9일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5월 9일 이후 체결되는 매매 계약에는 예외 없이 양도세 중과가 적용된다”며 “다만 임대차 상황에 따라 양도세 중과 적용과 토지거래허가제 상 실거주 의무를 일정 기간 유예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위해 예정대로 중과를 재시행하되, 세입자와 실수요자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을 병행한다는 입장이다. 토지거래허가지역 내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을 지키면서, 매도 의지가 있는 다주택자가 실제로 집을 내놓을 수 있도록 유예 규정을 세분화했다.
우선 조정대상지역 가운데 기존 규제지역인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용산구에는 ‘4개월 유예’가 적용된다. 이들 지역의 주택은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마치고 계약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소유권 이전을 완료하면 중과세를 피할 수 있다. 반면 지난해 10월 16일 새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주택에는 계약일로부터 6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된다. 신규 규제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해 기존 지역보다 2개월 더 여유를 준 것이다.
정부는 ‘매매계약’ 인정 요건도 명확히 했다. 단순 가계약이나 토지거래허가 전 사전거래약정은 인정하지 않고, 정식 매매계약 체결과 계약금 수령 사실이 서류로 확인돼야 유예 대상 계약으로 본다. 조 세제실장은 중과 재개에 따른 ‘다주택 매물 잠김’ 우려와 관련해 “부동산 세제 전반에 대해 용역을 진행 중이며, 어떤 결정이 합리적인지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통계상 매물이 구별로 10%, 송파구는 20% 정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미 매물 출회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임차인 보호를 위해 토지거래허가제의 실거주 의무는 한시적으로 완화된다. 정책 발표일인 12일까지 체결된 임대차 계약이 있는 경우, 해당 주택을 사는 사람은 2028년 2월 11일까지(2년 거주 요건 기준) 실거주 의무가 유예된다. 이에 맞춰 주택담보대출 실행 시 부과되던 전입신고 의무도 조정된다. 현재는 대출 실행 후 6개월 이내 전입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대출 실행일부터 6개월’과 ‘임대차계약 종료일부터 1개월’ 가운데 더 늦은 시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유예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매도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무주택 여부는 토지거래허가 신청일과 대출신청일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분양권·입주권도 주택 보유로 간주된다. 다만 매매 대상 주택의 잔여 임대차 기간이 허가일로부터 6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매수인의 주택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매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는 ‘소득세법 시행령’과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을 13일부터 입법예고하고 이달 안에 공포·시행할 계획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본격 재가동되면서, 유예기간 안에 매도하려는 ‘절세 매물’이 추가로 시장에 나올지 주목된다.
한편 등록임대주택에 부여된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외’ 혜택은 유지 기간을 둘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재는 등록임대 의무임대 기간이 끝난 뒤에도 양도세 중과에서 계속 배제되고 있다. 조 세제실장은 “등록임대 의무임대 기간이 지나서도 양도세 중과에서 배제되고 있는데 무제한 계속 배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정 기간 지난 것에는 일반 주택과 동일한 시효로 해야 한다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기간을 어떻게 정할지 제도적으로 세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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