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하는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12일 오후 이 전 장관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열고 이 같이 판단했다. 이날 선고는 방송사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이 전 장관은 계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경찰청과 소방청에 언론사의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순차적으로 가담한 혐의를 받아 지난해 8월 19일 구속기소 됐다.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달 12일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이 전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당시 특검팀은 “이 사건 내란은 친위 쿠데타로서 군과 경찰이란 국가 무력 조직을 동원했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쿠데타 계획에서 피고인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부는 내란중요임무종사·위증 혐의는 유죄로, 직권남용 혐의는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내란죄는 국가 존립과 헌법 기능을 파괴하는 등 위험성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전반에 걸친다”며 “민주주의적 핵심 가치의 근본을 훼손해 목적 달성여부와 상관없이 엄중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전 총리 재판부에 이어 이번에도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했다. 재판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은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다수인이 결합해 유형력을 행사하고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는 폭동, 즉 내란 행위를 일으켰다고 판단된다”고 짚었다.
다만 이 전 장관이 내란을 모의하거나 예비한 것을 보기 어려우며 내란 관련 행위가 소방청장 전화 한 통인 데다가 반복·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실제로 언론사 단전·단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은 양형 사유에 참작됐다.
이로써 이 전 장관은 지난달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총리에 이어 12·3 비상계엄 관련 실형을 선고받은 윤석열 정부의 두번째 국무위원이 됐다.
이 전 장관은 지난달 12일 진행된 결심공판에서도 지속적으로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이 전 장관의 태도를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 심리로 열린 한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자신 역시 구속 상태로 관련 사건 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증인 선서와 증언을 모두 거부했다.
이에 재판부는 “정당한 사유 없이 증언을 거부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며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 전 장관 측은 “과태료 결정은 성립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이거나 그 존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즉시 항고장을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전 장관이 판사로 15년간 재직한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법정 절차와 증인의 의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선서와 증언을 전면 거부한 것은 사법 절차에 대한 존중을 결여한 태도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내란특검은 지난달 12일 이 전 장관에 대해 징역 15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는데 재판부의 선고 형량은 구형량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에 여권에서는 최근 사법부의 양형 기준 등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이상민 전 장관의 1심 선고도 죄질에 비해 양형이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은 오는 19일 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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