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석주원 기자 |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영업이익 16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연매출 1조5069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했지만 4분기 출시한 ‘아이온2’의 흥행에 힘입어 긴 부진의 늪에서 탈출한 모습이다. 4분기 실적만 보면 매출 4042억원, 영업이익 32억원, 순손실 15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순이익은 3474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이는 과거 사옥으로 사용했던 서울 강남구 소재 건물 엔씨타워1을 매각한 대금 4435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본업이 아닌 자산 매각 이익이 크게 기여한 만큼 올해에는 신작과 글로벌 확장을 통해 본업의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 글로벌 출시와 레거시 IP 확장, 신규 IP 개발, 모바일 캐주얼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올해 매출 최대 2조5000억원을 제시했는데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2조1000억원대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 PC 매출, 2017년 이후 최대
과거 엔씨소프트는 PC MMORPG 중심의 사업 구조였지만 지난 2017년 출시한 ‘리니지M’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후 모바일게임이 매출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24년 매출 비중에서도 모바일게임이 전체의 59%를 차지한 반면 PC온라인게임은 22%로 많은 차이를 보였다.
엔씨소프트의 최근 3년간의 실적 저하는 매출의 중심인 모바일게임의 경쟁력 하락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주력으로 서비스해 왔던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이 과도한 지출 유도로 점차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엔씨소프트의 위기가 시작됐다. 이로 인해 지난 2022년 1조9342억원이었던 모바일게임 매출은 작년 7944억원으로 60%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PC온라인게임 매출은 3000억원대 중후반에서 서서히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작년 11월 아이온2 출시 후 반등하며 4309억원을 달성했다. 4분기 PC온라인게임 매출은 1682억원으로 이는 리니지M이 출시된 2017년 이후 PC온라인게임 부문의 분기 최대 수치다.
다만 4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32억원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신작 효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비와 초기 라이브 서비스 비용이 수익성을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아이온2로 PC온라인게임 라인업의 부활을 알렸지만 아직 수익 구조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 체질 개선은 긍정적
엔씨소프트의 2024년 영업손실 1092억원 중 약 70%는 구조조정 등으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다. 엔씨소프트는 2023년부터 실적이 악화되면서 일부 조직을 분리해 분사시키고 인력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행해 비용 지출을 줄이는데 주력했다. 이런 노력으로 2024년까지 1조6000억원대에 이르던 영업비용을 지난해 1조4908억원까지 감축했다.
모바일게임과 내수 시장 중심이었던 매출 구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역별로는 한국에서 9283억원, 아시아 2775억원, 북미·유럽 1247억원, 로열티 17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와 로열티를 합친 비중은 38%로 2024년 34%에서 소폭 상승했다.
플랫폼별로는 모바일 게임이 7944억원으로 여전히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아이온2의 성공에 힘입어 PC 온라인 게임 매출도 반등했다. PC 매출의 비중이 높아지면 그동안 모바일에서 발생했던 막대한 앱마켓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올해는 아이온2의 해외 출시도 예정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에서 흥행에 실패했던 ‘쓰론 앤 리버티’가 해외 시장에서 순항하는 사례를 들어 아이온2의 해외 시장 성공을 장담하고 있다.
컨퍼런스콜에서 박병무 공동대표는 “아이온2보다 지표가 낮았던 쓰론 앤 리버티가 아마존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15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며 “아이온2의 지표가 더 좋은 만큼 해외 시장 흥행도 이를 기반으로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해는 신규 IP와 모바일 캐주얼, 멀티 장르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으로의 확장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작년 엔씨소프트는 ‘신더시티’, ‘타임 테이커즈’,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등 지금껏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게임을 공개하며 외연 확장을 공식화했다.
◆ 올해는 증명의 시간
엔씨소프트는 올해를 본격적인 성장 재개의 해로 설정했다. 올해 매출 목표를 2조~2조5000억원으로 제시하며 상단 달성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작년 매출과 비교하면 최소 33%, 최대 66% 성장을 목표로 하는 공격적인 숫자다.
다만 증권가들은 대체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올해 엔씨소프트의 매출을 2조1000억원대로 제시하고 있으며 아이온2의 매출도 4000억원대로 잡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목표치 상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이온2가 60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실적의 핵심이었던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W’ 등 모바일게임의 매출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점도 올해 목표 달성의 걸림돌이다. 리니지 3종의 매출은 2023년 1조1730억원 규모였지만 작년에는 7944억으로 2년 새 약 32% 감소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올해 출시 예정인 신더시티, 타임 테이커즈,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등 신규 IP의 흥행이 중요하다. 박병무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아이온2와 함께 신더시티의 매출 기여도가 높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지난 2년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탈 리니지 정책 등 체질 개선에 나선 엔씨소프트가 올해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병무 대표는 “작년까지는 성장을 위해 비용과 조직을 효율화하는 한편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단계”였다며 “아이온2를 통해 유저 신뢰를 회복하기 시작한 만큼 이에 발맞춰 새로운 IP도 이용자 친화적 모델로 계속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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