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택시운송업계는 택시회사 소속 운전기사가 하루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사납금)을 회사에 내고, 이를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은 운전기사가 가져가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이를 사납금제 방식이라 하는데, 사납금제 방식은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과속과 승차 거부 현상이 발생하고 운전기사의 피로가 누적되며 저임금 구조를 초래한다는 등의 부작용이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운전기사가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회사는 이를 모두 수납하는 방식의 전액관리제 시행이 권고됐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개정으로 2020년 1월1일부터 전액관리제가 의무화 됐다. 그러나 전액관리제는 택시회사와 운전기사 양쪽으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해 여전히 사납금제와 유사한 방식을 유지하는 택시회사가 많다. 따라서 사납금제와 관련된 사용자와 근로자의 갈등은 계속 진행 중이다.
사납금제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분쟁이 발생했다. 택시회사는 운전기사의 퇴직금을 산정할 때 기본급만으로 평균임금을 계산했다. 이에 대해 운전기사는 사납금을 초과한 운송수입금 중 카드로 결제돼 회사 계좌에 입금된 금액도 평균임금에 포함해 퇴직금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누구의 주장이 타당할까?
위 사안에서 원심 법원은 초과운송수입금은 운전기사의 개인 수입으로 귀속되고, 초과운송수입금 발생 여부나 금액이 불확실해 회사가 예측하고 관리하기 어려우며, 근로계약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정했으므로 택시회사의 관리가능성이나 지배가능성을 인정할 수 없음을 근거로, 초과운송수입금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2026년 1월29일 선고 2025다217529호 판결)의 판단은 전혀 달랐다. 대법원이 제시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택시회사 명의 계좌에 입금된 카드 결제대금을 통해 초과운송수입금의 발생 여부와 금액 범위를 명확히 확인·특정할 수 있으므로 택시회사가 이를 관리·지배하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근로계약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정했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액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퇴직급여법’)이 보장한 하한에 미달한다면 위 합의는 퇴직급여법 제8조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등이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이 퇴직금액이 퇴직급여법이 보장한 하한을 상회하는지 아니면 미달하는지에 관해 심리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위 판결은 택시 운전기사의 초과운송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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