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인터뷰]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광주·전남 통합은 생존의 문제, '에너지 고속도로'와 '식량 주권'으로 미래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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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1 00:00 기준

[스페셜 인터뷰]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광주·전남 통합은 생존의 문제, '에너지 고속도로'와 '식량 주권'으로 미래 열어야"

폴리뉴스 2026-02-12 15:02:32 신고

1월 29일 진행된 폴리뉴스 스페셜 인터뷰에서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는
1월 29일 진행된 폴리뉴스 스페셜 인터뷰에서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는 "광주전남 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남이 광주 중심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전혀 그럴필요 없다"며,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갖춰 후대에게 좋은 나라를 물려주는 것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준수PD]

<폴리뉴스> 는 지난 1월 29일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를 만났다. 3선 전남도지사이자 20대 국회의원, 김대중 정부 공보수석겸 대변인으로서 'DJ의 입'으로 불린 박준영 전 지사는 DJ의 대국민 메시지와 세일즈 외교 전략을 막후에서 조율한 '전략통'이자 '정책가'이다. 여의도 폴리뉴스 본사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이번 스페셜 인터뷰에서 박 전 지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변화된 정치 지형 속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파격적인 제언을 쏟아냈다.

광주·전남 통합, '분절의 40년'을 끝낼 생존 전략

박 전 지사는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해 "두 가지 이유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전두환 정권의 광주광역시 분리를 두고 "정치학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통치 방법의 하나인 'Divide and rule(분할 통치)' 전략의 하나였다"고 진단했다. 크지도 않은 나라를 쪼개어 지역을 분열시킨 결과, 지방은 낙후도가 심화되고 청년들이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과거에는 전남 청년들이 광주로 가고, 광주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갔으나 지금은 전남에서 광주로 갈 청년조차 없다"며 "새로운 동력을 얻기 위해 통합이 좋겠다는 합의가 시도지사와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전남이 광주 중심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전혀 그럴 필요 없다.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갖춰 후대에게 좋은 나라를 물려주는 것이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송전 하이웨이'와 AI 데이터센터, 전남의 미래를 바꾸다

박 전 지사는 도지사 재임 시절부터 강조해온 신재생 에너지 자원을 언급하며,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그는 "전남 서남해안 바다는 해상풍력의 밭이다. 그곳이 완전히 개발되면 수도권 인구 전체가 쓸 수 있는 전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기를 생산해도 육지로 가져올 '길'이 없다는 점이다. 박 전 지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역대 정부에 '송전 하이웨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고속도로를 지어놓고 통행료를 받듯이, 송전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이를 이용하는 사업자들에게 사용료를 내게 해 해상풍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생산지에서 수도권으로 송전할 때 발생하는 약 35%의 전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AI 데이터센터처럼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기업들을 생산 현장 근처에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해법을 내놓았다.

실질 자급률 20%, 식량 안보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박 전 지사는 현재 대한민국의 식량 자급률 수치에 대해 "공개적으로는 40%를 얘기하지만 축산 사료 등을 합지면 실질적으로는 20%가 조금 넘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무역 체제의 파동 속에서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식량이며, 이를 위해 농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자신이 초석을 닦은 '친환경 농업'이 단순한 먹거리 생산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남은 오염원이 없는 녹색의 땅이다. 농약을 안 쓰면 가장 안전한 식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다만, 원물 판매에 그치는 현재의 구조를 탈피해 "농수산물을 가공하고 유통하는 기업들을 적극 유치하고 육성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진핑과 깊은 인연, 한중관계 '구동존이' 강조…
이재명 정부 '상인적 현실감각' 높이 평가

집권 여당의 원로로서 박 전 지사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외교 노선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언급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의 외교에서 상인적 감각 이상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의 '구동존이(求同存異, 같은 것을 구하고 다른 것은 남겨둔다)' 정신을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과의 오랜 인연을 회고한 그는 "과거의 좋고 나쁜 것은 잊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서로 장점을 키워가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평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만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무력 사용 없이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취지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재명 정부의 대응에 힘을 실었다.

"공천에서 여론조사를 지워야 정치가 산다"

인터뷰 말미, 박 전 지사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공천 시스템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번 선거부터 각 정당이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택하는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여론조사는 조작이 가능하고 불투명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박 전 지사는 6년간의 미국 생활 경험을 토대로 "미국에서는 후보 공천을 위해 여론조사를 한다는 보도를 본 적이 없다. 모두 당원과 주민의 직접 투표로 결정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후보들이 지역민보다 당 지도부의 눈치를 보게 만드는 전략 공천과 여론조사 공천을 배제하고 당원들이 결정권을 갖는 선진국형 제도를 도입해야 정치가 선진화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미래를 향한 철학과 전략

박 전 지사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정치의 핵심은 '철학과 전략'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정부패를 멀리하고 기초 과학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과학입국'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당부다. 또한 남북 관계에서도 "화해와 협력을 통해 민족이 융성할 수 있는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며 비전을 가진 정당만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3선 도지사로서 전남도민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그는 도민들에게 "지혜를 모아 '잘사는 전남'을 일궈가는 데 힘을 보태달라"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박준영 전 지사는 전남 영암 출생으로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기자로 80년 강제해직되었디가 7년 4개월만에 복직해 뉴욕 특파원, 정치부장 등을 거치며 날카로운 시대감각을 쌓았으며,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 겸 대변인, 국정홍보처장을 지내며 국정 운영의 핵심에서 활약했다. 2004년부터 10년간 제34·35·36대 전라남도지사(3선)로서 '녹색의 땅 전남'이라는 기치 아래 친환경 농업의 초석을 닦았으며, 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 유치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등 미래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재임 시절인 2005년 전남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당시 저장성 서기)과 맺은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한중 실용 외교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제20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이재명 정부에서는 민주세력의 원로로서 국정 전반에 대한 혜안을 나누고 있다.

1월 29일 여의도 폴리뉴스 본사 스튜디오에서 김능구 발행인이 진행한 '스페셜 인터뷰'에서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변화된 정치 지형 속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파격적인 제언을 쏟아냈다. [사진=이준수PD]
1월 29일 여의도 폴리뉴스 본사 스튜디오에서 김능구 발행인이 진행한 '스페셜 인터뷰'에서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변화된 정치 지형 속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파격적인 제언을 쏟아냈다. [사진=이준수PD]

다음은 박준영 전 전남지사와의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요즘 광주·전남 통합 논의가 상당히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저희가 예측하기로는 대전, 충남이 먼저 시작됐지만 아마 지방선거 앞두고 광주·전남 통합이 제일 먼저 이루어질 것 같다는 예측들이 많다. 대통령 뜻이 확고하고 여러 국회의원이나 단체장들의 뜻이 일치하기 때문에 진행은 순조로울 거라는데, 지사님 생각은 어떤가? 통합은 필요하다고 보는가?

저는 통합이 두 가지 이유에서 필요하다고 보는데, 첫째는 다른 지역보다도 굉장히 낙후도가 높다. 그래서 사람이 떠나고, 젊은이들은 많이 떠나, 노령 인구가 밚다. 그다음에 특별한 산업을 일으키려고 해도 사실은 과거 정부에서 배치를 안 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보면 두 번째 이유가 그것에 해당되는데 역사를 추적해서 보면 전두환 정권 때 광역시를 만들었다. 그때 저는 언론사에서 해직돼서 밖에 있으면서도 뭘 느꼈냐면, 정치학에서 얘기하는 전통적인 통치 방법의 하나인 디바이드 앤 룰(Divide and rule), 즉 분할통치 전략의 하나다. 지역을 분열시키고, 어떻게 보면 크지도 않은 나라 아닌가, 도(道)도 큰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것을 분할해 광역시를 만들더라. 그 후로 너무 낙후됐다. 낙후 현상을 보면 그전 때는 전남에서 청년들이 공부하기 위해서나 또 직장을 얻기 위해서 광주로 가고, 또 광주에서 젊은이들이 수도권으로 가고. 그런데 지금은 전남에서 광주로 갈 청년들이 없다. 그만큼 분열되면서 어려워진 거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동력을 얻어야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그러려면 통합하는 게 좋겠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거다. 지금 통합 노력을 하는 사람이 다행스럽게 시도지사, 또 국회의원님들, 또 각 시군도 대부분 동의한다. 그래서 멀리 보고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님들께서 힘을 모아서 잘 이루어 내기를 바란다.

-말씀하신 대로 광역시가 어떤 이유에서 생겼던 간에 상당히 오랜 기간 나눠져 있었다. 광주는 광주대로, 전남은 전남대로 쭉 운영되어 왔는데 통합됐을 때 전남분들이 광주 중심으로 가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고, 또 그 부분이 오히려 전남의 발전에는 역행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있는 것 같다.

그렇다. 한 40년. 그런데 전혀 그런 우려를 할 필요 없고, 나는 국가도 그렇게 본다. 전남이 어떠냐, 경상도가 어떠냐, 이런 논란이 있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경쟁력을 갖춰야 되고, 그렇게 해서 앞으로 후대들에게 좋은 나라 모습을 물려줘야 한다. 광주·전남도 똑같다. 이제까지는 힘들었지만 요즘 변화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대한민국이 지금 의지하고 있는 식량 문제이다. 사람들이 요즘은 그걸 잘 못 느낀다. 우리 식량 자급률이 지금 겨우 한 20%가 조금 넘는다. 공개적으로는 40% 얘기를 하지만, 예를 들면 소나 닭을 키우는데 사료라든가 이런 걸 다 따지면 20%가 조금 넘을 정도다. 가공식품 특히 대기업들이 만들어낸 가공식품 원료는 거의 다 수입산이다. 앞으로 안전한 국산 재료를 이용한 가공식품 산업이 크게 발전해야 한다. 이제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2차대전후 브레튼 우즈 협정에 의해 유지된 자유뮤역체제가 트럼프가 들어서면서 엄청난 파동을 겪고 있다. 식량무력도 어찌될지 모르고 그 안정성도 문제이다. 국민들한테 제일 중요한 건 식량이다. 그래서 식량 차원에서도 광주·전남은 원료를 생산하고 가공하고 유통하는 그런 체제를 갖춰야 한다.

또 하나는 바로 AI시대, 데이터센터의 시대다. AI시대는 절대적으로 전기가 많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원자력발전도 하기로 했지만 그 것만 가지고는 안된다. 친환경 전기가 아닐 뿐 아니라 시간도 걸리고 투자도 엄청난 액수이다. 전라남도는 신재생 에너지 밭이다. 제가 취임한 게 2004년입니다마는 모든 통계를 보면 너무나 힘들다. 다른 동력이 없으니까 젊은이들은 떠나고, 노령 인구로 가득 차고. 몇 군데 광양이라든가 여수, 그다음에 영암 삼호조선, 이걸 빼면 그럴듯한 게 없다. 그래서 고민을 했는데 통계를 보다 전납이 일조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을 보고 제가 무릎을 딱 쳤다. '아, 이거다.'

-태양광이다.

그렇다. 일조량이 많다는 것은 3가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친환경 농업을 하는데 굉장히 좋다. 두 번째는 은퇴한 사람들이 살기에 적절한 환경이다.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제가 대학생 때 영어 배우려고 뉴스위크나 타임지를 보면 'Moving to the sun belt' 이런 기사들이 그렇게 많았다. 그런데 전남이 바로 은퇴자들이 가서 살아야 될 곳이란 생각을 했다. 셋째는 유럽에서 바람이부는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전남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도지사 취임초부터 이들을 추진했다.

친환경 농업 5개년 계획을 세워 학교 급식부터 시작하고, 유기농 생태마을을 지정하며 유기농으로 전환해 갔다. 5년만에 목표한 30%를 넘어 32%를 달성했고, 제 임기말에는 전국 친화경 농산물 생산의 62%를 차지했다. 지금은 한 50% 정도로 알고 있따. 은퇴자 유치와 농촌마을을 살리기 위해 한옥마을 사업을 시작했다. 150여개의 한옥마을을 행복마을이란 이름으로 조성했다. 지금 이 한옥마을들은 숙박업으로 유명해지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하기위해 우선 독일을 찾아가 상위기업과 전남에 설비공장을 짓기로 합의했으나 국내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외국산으로 비싸지만 공공기관이나 복지시설 등에 태양광을 설치하며, 아파트 건설시 옥상에 설치를 권유하고 에너지 자립마을, 에너지 자립섬 등의 게획을 새웠다. 그 후 정부에서도 그 용어를 쓰고 있다.

그러면서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찾다 보니 태양광뿐만 아니고 풍력, 해상풍력, 바이오 에너지, 조류 에너지 등 많았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고, 전남은 바다 면적이 전국에 가장 넓어 해상풍력에 관심을 가졌다. 그 얘기를 정부 관계자들에게 여러 번 했으나 관심이 적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때 녹색성장 구호를 내걸어 정부에 건으했다.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인데 해상풍력을 해야 된다. 그런데 우선 어디가 가장 해상풍력 자원을 많이 갖고 있는지 연구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정부가 조사를 했다. 그 결과는 전라북도 고창에서부터 전라남도 진도까지 서남해안 바다가 해상풍력의 밭이었다. 거기가 완전히 개발돼서 해상풍력을 가동하면 수도권 인구가 다 쓸 수 있는 전기가 나온다는 결론이었다. 그건 뭐냐, 인구 절반 이상이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나온다는 거다.

그런데 그걸 발표했는데도 처음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가 포스코와 몇 개 에너지 회사들이 찾아왔다. 그런데 그때 바로 제가 연구했던 게 뭐냐, 해상풍력을 바다에다 한다면 좋은 점이 있고, 나쁜 점이 뭘까. 연구를 하는데 좋은 점은 자연에서 전기를 생산해 이용하니까 좋은 것이고, 그런데 어부들이 많지 않은가? 특히 서남해안은 어업자원의 보고다. 온갖 종류의 물고기가 나온다. 그러면 그 어민들이 생활하는 데 방해될 거 아닌가? 그래서 그때 제가 제안한 게 해상풍력을 했을 경우에 어민들에게 일정한 지분을 주자. 그러면 주민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포스코에너지에 그 설명을 하며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 그랬더니 "가서 연구해 보겠습니다."하고 얼마 후에 돌아와서 20% 지분을 주민들에게 배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분들이 하는 얘기가 사업비러 1조가 들어가는데 "그중에서 20%를 주민들한테 줄 수 있겠습니다, 지분을." 그래서 그렇게 합의해서 추진하기로 했는데 지금까지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해상풍력의 밭에선 전기가 생산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송전선 문제이다. 해상에서 생산된 전기를 육지로 가져와야 되는데 현행법은 해상풍력 사업자가 이 시설을 하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그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 사업자가 한다는 얘기는 투자비+송전 비용이 들어간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제가 그때부터 정부에 송전시설(송전 하이웨이)을 정부나 한전이 설치하고, 송전료를 받자고 제안했다. 정부가 고속도로를 만들어 놓고 통행 차량으로부터 통행료를 받듯이.

2008년 전남도지사 시절 전남 진도에서 열린 삼성물산 태양광 발전소 '솔루채 진도' 준공식에서 박 전 지사, 지성하 당시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박 전 지사는 전남의 일조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며,
2008년 전남도지사 시절 전남 진도에서 열린 삼성물산 태양광 발전소 '솔루채 진도' 준공식에서 박 전 지사, 지성하 당시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 관계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박 전 지사는 전남의 일조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다며,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전남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니까 정부가 송전 하이웨이를 만들고, 사업자는 사용료를 내고?

그렇다. 그런 식으로 해서 해상 풍력을 활성화시켜야 앞으로 에너지는 부족함이 없어진다. 그걸 그때 제안했는데, 그것이 이명박 대통령 말기쯤 된다. 그러다 보니까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다 관심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원자력 발전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그때 제가 그런 발표를 했다. 원자력 발전 중단은 환영하지만, 앞으로 전기는 엄청나게 수요가 늘어날 텐데 그 수요를 어떻게 충당하겠느냐. 그러니 고창에서부터 진도 그 일대에 해상풍력을 하자. 그러면서 금방 말씀드린 이 안을 제안했다, 송전 하이웨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며.

그런데 결국은 안 되고 오늘까지 왔는데 이재명 대통령께서 데이터센터 필요성을 느끼면서 이를 거론하고 있다. 환영하고 지지한다. 그때는 데이터센터, 특히 AI데이터 센터는 개념도 없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우리는 IT 시대, 정보화 시대를 사니까 전부 전기를 쓴다. 버스 안에서도 전부 다 휴대폰 보니까 이것도 전기고, 그 엄청난 전기 수요를 어떻게 감당할 거냐, 그래서 아까 같은 제안을 했다. 그런데 그 후로도 답이 없었다. 얘기가 길어졌습니다만 어쨌든 그런 자원을 전남은 향유하고 있고 정부도 이를 활용하려고 하니 감사하고 국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혹시 지금은 전남에서 말하는 해상풍력 이 부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시나?

지금 하겠다고 허가를 받은 사람들은 많다고 들었다. 점차 풍력이 확산되고, 연구를 더하면 아마도 적은 바람에서도 풍력을 가동할 수 있은 기술이 개발될지 모른다. 제가 지사가 된 후 전남 목포에 녹색에너지연구원을 설립했다. 거기서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거의 자립할 정도이다. 해상풍력은 일단 그렇게 시작돼야 된다. 바람이 적더라도 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면 우리나라 남해안도, 동해안도 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남은 현재 해상풍력에 필요한 자원을 갖고 있지만또 다른 강점을 갖고 있다. 바로 바다 깊이, 수심이 낮다는 것이다. 사업비가 적게 들어가는 거다. 바람은 겨울에는 북서풍, 여름에는 남서풍. 말하자면 1년 내내 바람이 있다.

제가 김영록 지사와 언제 한번 그런 문제를 갖고 대화를 나눴다. 정부가 송전 하이웨이를 만들지 않으면 저기서 수소를 생산하면 좋겠다. 가까운 섬에서, 바닷물에서 수소를 추출하고, 그러면 또 나머지는 물이 된다. 민물이 되는 거다. 섬은 항상 가뭄에는 물이 부족하니까 저수지 같은 데로 민물을 보내주고, 식수로도 쓰고 그러면 좋겠다, 그렇게 했는데 다행히 지금 이 정부에서 하니까. 수소를 생산하는 산업도 추진하면 좋을 것이다.

잎으로 신재생 에너지 연구는 2000년대 초에 만들어진 목포의 녹색에너지 연구원, 나주 혁신도시에 문재인 대통령이 설립한 에너지 공대, 그리고 광주와 목포에 있는 대학들이 갖추고 있는 에너지 연구원들이 서로 협력하면 좋을 것이다. 전남과 광주가 통합하면 그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말씀하신 대로 지사님께서는 재임 시절에 신재생 에너지, F1 등 미래 산업에 도전하셨다. 현재 전남이 주력하고 있는 해상풍력 등 에너지 전환 사업이 지역 경제의 실질적인 활로가 되기 위해서는 전남도라든지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될 핵심은 뭐라고 보시는가?

정부가 첫째는 해상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수도권까지 오는데 송전시설 외에 그 과정에서 생산된 전기의 약 35%가 중간에 소멸된다s은 것이다. 그러면 뭘 해야 되느냐. 전기가 생산되는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 전기를 많이 쓰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안 정부는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과 기업들을 그지역에 배치하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정부와 전라남도가 엄청난 전기를 먹는 AI데이터센터를 해상풍력과 가까운 곳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잘한 일이다. 김영록 지사도 미국 데이터 기업을 유치를 확정했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다른 산업들도 정부가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둘째는 미래 수소시대를 대비해 해상풍력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 우리는 배터리 활용시대를 맞고 있지만, 거기에 사용되는 광물도 지구상엔 한정적이다. 수소는 물에서 분리해 생산할 수 있는 거의 무한한 자원이고 그 시대는 조만간 다가올 것이다. 한국은 이 분야를 앞서갈 충분한 자격과 환경이 있다.

2013년 도지사 재직 당시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열린 두산중공업(주), 지멘스코리아와의 전남5GW풍력프로젝트 터빈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도지사 재임 시절부터 강조해온 신재생 에너지 자원을 언급하며, 이재명 정부 핵심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2013년 도지사 재직 당시 전남도청 서재필실에서 열린 두산중공업(주), 지멘스코리아와의 전남5GW풍력프로젝트 터빈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준영 전 전남지사는 도지사 재임 시절부터 강조해온 신재생 에너지 자원을 언급하며, 이재명 정부 핵심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해남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가…

그렇다. 정부, 삼성, SK, LG도 간다 하고 이러는데 데이터센터는 어떻든 간에 전기를 엄청나게 먹는다. 그러니까 미국도 지금 이쪽으로 오겠다는 거 아닌가? 미국도 에너지 자원이 사실은 많고, 또 캘리포니아라든가 서해안 쪽, 그쪽도 풍력자원이 대단히 많다. 그런데 공교롭게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별로 그런 데는 관심이 없다 보니까 미국 회사들도 우리 한국으로 오겠다, 이런 얘기들이 있는데 어쨌든 해상 풍력을 잘 발전시켜서 전기를 쓰는 기업들을 정부가 전략적으로 배치해 주면 소외돼서 젊은이들이 떠나고 노령 인구만 사는 그런 지역들에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식량 자급률이 실질적으로는 20% 선이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지사님께서는 '녹색의 땅 전남'이라는 브랜드로 친환경 농업의 초석을 닦으셨다. 기후위기 시대의 친환경 농업은 단순한 먹거리 생산을 넘어서 대한민국의 미래 국가전략산업으로서도 진화돼야 된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어떻게 진화해야 된다고 보는가?

제가 도지사에 취임해서 보니까 전남에 브랜드가 없더라. 그래서 전남을 뭐라고 해야 되느냐,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한 후 전남이 갖고 있는 청정환경을 활용하고 미래 전남을 생각하며 <녹색의 땅 전남> 으로 브랜드를 정했다. 그 배경엔 전남은 산업시설이 없어 오염원이 적어 굴뚝에서 연기가 나는 데도 적어 청정환경을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다. 제일 좋은 것은 농산물을 재배할 때 농약만 안 쓰면 다른 건강 위해 요소가 없다.

그다음에 두 번째는 금방 말씀드렸던 신재생 에너지를 해야 되겠다. 다들 관심을 안 두고 있지만 전라남도가 가지고 있는 바다 넓이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넓다. 다른 시도는 전부 ㄷ자 형태로 바다를 갖고 있다. 경기도, 충청도 다. 그러나 전라남도는 서쪽으로는 중국 쪽으로, 남쪽으로는 제주도 쪽으로. 그래서 바다 넓이가 제일 넓다. 식량 부족 시대에 바다는 식량이 부족한 것을 채워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그래서 바다 경영, 그러니까 친환경 농업, 신재생에너지, 바다 경영. 이것을 뭘로 상징할 수 있느냐, 그래서 녹색이라는 말을 썼던 거다. '녹색의 땅 전남'.

그래서 친환경 농업을 내가 있을 때는 한 62%까지 했다. 지금은 아마 50%가 조금 넘을 겁니다마는, 그래서 국민들에게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는 데 전라남도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환경을 해치는, 오염시키는 그게 없으니까. 농약을 안 쓰면 바로 그런 안전한 식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면 거기에 가공을 하고, 유통하는 기업들이 많이 와야 된다. 그런데 제가 사실은 지사 때 그런 기업들, 농식품 가공하는 기업들을 데려오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많이는 안 됐다. 그 이유가 뭐냐, 우선 거리가 멀다고 하고, 두 번째는 청년들이 자꾸 떠나니까 노동자들을 구할 수 없는 거다. 이미 농업이나 수산업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은 다 거기에만 있고. 그래서 제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앞으로 농식품, 그러니까 식품은 안전해야 되고, 그 안전한 식품을 공급하는 데 전라남도가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된다고 본다.

-처음에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이야기했는데 지금 토론회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주철현 의원이 통합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 균형이 일단 선결 조건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통합시의 시청이 전남에 있어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했더라. 선결 조건으로 지역 균형 발전, 이걸 아주 강조했다고 보여지는데 지사님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1985년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광역시가 생길 때 광주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광역시를 찬성했다. 그런데 내가 지사가 되니까 그분들이 다시 와서 도청을 전남으로 옮기지 말라고, 그런 얘기를 한다. 보니까 그분들 대부분이 광역시 만들 때 찬성했던 분들이다. 그래서 제가 이런 얘기를 했다. 행정구역이 달라졌는데 다른 행정기관이 거기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래서 무안으로 옮겼는데 그 경위를 제가 자세히 찾아봤다.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옮겨간 가장 큰 이유는 뭐냐 하면, 전남은 바다를 보고 살아야 된다. 농경지를 보고 살아야 된다. 그래서 그렇게 옮겼다.

서울에 있던 행정기관을 충남으로 옮기자 한 이유는 수도권이 너무 비대하니까 그랬다. 광주와 전남도 똑같다. 다른 나라들도 수도가 너무 비대해지면, 브라질도 내륙으로 옮겨갔다. 전남과 광주, 행정 중심은 어디에 있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도청에 도민들이 민원이나 다른 일로 도청을 들락거리는 일은 옛날하고는 너무 다르다. 지금은 정보화 사회가 돼서, 말하자면 컴퓨터로 다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러니까 광주에 있으나 전남에 있으나 별 관계는 없지만, 전남에 있는 것이 오히려 바다 경영이나 친환경 전기생산 등 미래를 설계하고 동력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고 국가 이미래에도 도움이 될것으로 본다.

박준영 전 지사는 전남도지사 시절 '친환경 농업, 신재생에너지, 바다 경영'을 상징하기 위해 '녹색의 땅 전남'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사진=연합뉴스]
박준영 전 지사는 전남도지사 시절 '친환경 농업, 신재생에너지, 바다 경영'을 상징하기 위해 '녹색의 땅 전남'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지사님은 2005년 저장성 당서기였던 시진핑 주석과 만남 이후에 깊은 인연을 맺으셨고, 최근에도 한중 교류를 강조하고 계신다. 지금 우리나라가 외교적으로도 그렇고, 요즘 외교가 경제랑 떨어질 수가 없다. 중국 관계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한데 다른 입장과 이야기들이 혼재되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한중 정상회담도 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지사님의 제언 부탁드린다.

지난번 한중정상회담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한중 관계는 참 역사적으로 굴곡이 많다. 과거 전쟁도 많이 했고, 우리가 중국에 거의 끌려 사는 시기도 있었고, 또 우리가 중국을 물리치는 역사도 있다. 굉장히 복잡하다. 옛날에는 이웃 나라끼리 어쩔 수 없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역사가 발전해서 오늘에 이르면서 가장 큰 화두는 뭐냐, 평화롭게 사는 거다. 평화가 가장 큰 화두가 돼야 된다. 그러면 평화가 유지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 상대방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을 알고, 단점은 서로 보완하고, 장점은 서로 키워가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게 맞다. 중국말로 하면 '구동존이(求同存異)'다. 같은 것을 구하고 다른 것은 남겨두자는 얘기다.

현대사에서 중국과 한국은 엄청난 큰 재난을 겪었다. 그게 한국전쟁이다. 한국전쟁때 중국은 북한의 입장에 서서 한반도에 파병했고, 미국은 우리 한국에 파병을 했다. 중국이 공산주의가 되면서 우리가 접할 수 없는 그런 국가처럼 생각됐는데 다행스럽게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하면서 서로 많은 이해를 하며 관계를 발전시켰다.

앞으로도 도 관계를 잘 발전시켜야 된다고 본다. 그런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 시진핑 주석이 2005년 전라남도에 왔을 때 정말 과거 역사 얘기를 많이 했다. 과거의 좋고 나쁜 거 다 잊고 새롭게 출발해야 된다, 그리고 두 나라가 어떻게 발전해야 되느냐, 이런 얘기도 하고. 그다음에 그 후로 몇 번 만나서 한 얘기 중의 하나가 중국과 한국, 그뿐만 아니고 아시아가 왜 서구한테 이렇게 밀렸는가. 아시아 국가들에게 만연한 부패다. 중국도 왕조가 망할 때 보면 부패해서 더 이상 유지할 수가 없었다.

또 중국은 땅이 넓으니까 재난을 많이 겪는다. 그 재난이라는 게 대개 자연 재난이다. 홍수가 온다든가 가뭄이 든다든가. 그러면 지금 같으면 정상적으로 곡물이 많이 생산될 때 그걸 비축해 재난이 올 때 국민들에게 배급해야 한다. 그런데 황족이나 관리들은 사익을 추구하는 데 더 관심을 두었다. 그래서 앞으로 아시아가 다시 부흥하려면 그런 부패부터 없애야 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도 몇 년에 걸쳐서 부패 청산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오늘이 왔는데, 또 한국도 부패가 심해지면 언제 망할지 모른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 하여튼 서로 장점을 잘 갖춰서 그걸 발전시키고, 서로가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제가 처음 절강성에 갔을 때는 절강성에 한국 기업이 하나도 없더라. 시 주석이 말씀하신 것이 아니고 거기 있는 어느 고위 간부가 나한테 "지사님, 돌아가시면 한국 기업들이 절강성에 투자하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래서 "마침 내가 북경에 가서 우리 한국 기업연합회 회원들을 만나게 돼 있는데 그때 그 얘기를 하겠다. 중국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한국 기업들도 좋은 기회를 만들고 그랬으면 좋겠다는데 나는 동의한다." 그리고 제가 북경 가서 그 얘기를 했다. 그 전후로 한국 여러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를 했다. 그때는 우리뿐만 아니고 미국, 일본 등 기업들도 중국에 많이 투자했다.

그런데 그 결과 지금은 오히려 중국이 기술 면에서 우리보다 앞선 분야가 많다. 그건 뭐라고 할 게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조선소를 만들고, 자동차 회사를 만들고 할 때 특히 서양 걸 카피했다. 우리 스스로 개발한 건 별로 없다. 중국도 지금 마찬가지이다. 나는 중국이나 한국이나 역사를 주도할 발전을 하려면 과학을 중시하고 창의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도에선 빠졌지만, 얼마 전 인민일보하고 인터뷰하면서 "아시아 사람들은 정말 분발해야 된다. 왜 유럽은 중흥을 했고, 아시아는 못 사는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이유가 있고, 스스로 노력하지 않은 것도 있고, 제도상의 문제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부패 문화와 함께 과학을 발전시키지 못한 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도 지금 유럽이나 서양에서 나오는 기술을 갖고 카피해서 오늘을 이룬 것이 틀림없고, 중국이 남의 상표 갖다가 도용했다고 바펀하지만 그걸 필요가 없다. 그렇게 외국 기업을 유치해서 하다 보니까 그 기술을 습득한 거다. 앞으론 서로 공존하면서,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아까 얘기했던 구동존이, 같은 것을 구하고, 다른 것은 남겨두자.

-현실적으로 지금 미중의 G2 패권전쟁 속에서 트럼프가 아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지 않은가? 4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변화도 예견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 사이에서 강요되는 측면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가 정말 외교 경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국익에 상당히 훼손이 될 것 같은데, 이 부분에서 이재명 대통령 현 정부는 잘하고 있다고 보는가?

현재까지 외교 관계는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본다. 중국하고도 그렇고 또 미국하고도. 그런데 미국의 트럼프가 워낙 돌출적인 지도자여서 문제가 많다. 저는 트럼프 정부가 올 11월 중간선거를 겪으면서 대단히 큰 타격을 받으리라고 본다. 트럼프적인 지도자상, 그 사람이 사용하는 전술, 이런 건 미국 사람들의 상식에는 맞지 않다. 미국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중요시하는 건 자유, 또 상호 존중과 이해, 그리고 공존이다. 2차 대전 후 세계질서는 1944년 브레턴우즈 협정. 2차 대전이 끝나기도 전에 미국이 연합국 세력들을 브레턴우즈로 소집해 만들어 진 것이다. 즉 자유무역, 해양 통행의 자유 등이 그 때 만들어졌다.

그때 거기에 갔던 각국 대표들은 미국이 전쟁에서 승리하면 무엇을 요구할까, 이런 걸 생각하면서 준비해 갔다. 그러나 미국에서 제시한 것은 바로 자유무역, 서로 공존해서 평화롭게 부흥하자. 그러면서 미국이 약속했던 게 바다에서_그때만 해도 해적들이 있었다_ 바다에서 해상 운행의 자율은 미국 해군이 보장하겠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미국이 자유무역을 추구하고, 각국에도 요구했었다. 그런데 지금 막 그것을 뒤엎고 마치 공갈치듯 전 세계 나라들한테 하는 것은 그동안 미국인이나 세계인에게 익숙한 미국의 정신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미국인들도 실망시키고 있는 트럼프의 행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힘을 많이 잃을 거다. 그다음에 대통령 선거에서는 공화당에서 굉장히 합리적인 지도자가 나오지 않는 이상 공화당이 이길 수 없다. 그러면 미국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까. 문제는 미국이 그동안 세계 경찰국가 또 세계 자유무역을 유지하면서 갖게 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다. 하나는 엄청난 무역 적자, 또 하나는 세계 경찰국가를 하며 쌓인 재정 적자다. 이것들이 쌓여서 수십 조 달러가 될 거다, 결국 빚이 굉장히 늘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지혜를 모아야 된다.

2012년 4월 중국을 방문한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과 환담하고 있다. 박 전 지사는 재임 시절인 2005년 전남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당시 저장성 서기)과 맺은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한중 실용 외교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사진=연합뉴스]
2012년 4월 중국을 방문한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과 환담하고 있다. 박 전 지사는 재임 시절인 2005년 전남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당시 저장성 서기)과 맺은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한중 실용 외교의 가교 역할을 해왔다. [사진=연합뉴스]

-그 문제들이 너무 크니까 해결사로서 트럼프가 선택됐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 그런 것 때문에 될 수도 있다고 보는데, 그래도 일반적인 미국인 정서에는 트럼프적인 행태는 맞지 않다. 그래서 저는 패배할 거라고 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보 수석을 하셨다. 그래서 DJ 입, 이렇게들 불렀는데 그때 제가 지사님한테 들을 때 김대중 대통령하고 많은 토의와 토론을 하셨다고 들었다. 그래서 지금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을 보면 김대중 대통령이 늘 말씀하셨던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 이걸 이재명의 실용주의가 어느 정도 계승하고 있는 거 아닌가, 이런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1년도 안 됐지만 말씀하신 내용이라든가 각국 정상들하고 외교, 이런 걸 보면 정말 상인적 감각 이상을 갖고 하신다. 중국은 사실 여러 가지 미국 때문에 견제하는 얘기도 했지만 지금 외환보유고를 보면 중국이 한 3조 달러 되고, 우리가 한 4,000억 달러 정도 될 거다. 그렇게 엄청난 차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중국하고 가까운 데서 사실 무역을 잘해야 된다. 그렇게 해서 도움이 되고, 그다음에 일본하고도 마찬가지다. 다 이웃 국가들이다. 옛날에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나라끼리는 싸움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서로 보완해서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서 기여해야 되는 게 지금 정부의 소명이다. 그런 점에서는 굉장히 실용주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면서 세계 여러 나라 정상들과 정상회담이라든가 국제회의를 참석했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제일 힘들게 설득했던 것이 동티모르 사태다. 필리핀에서 아마 APEC 때로 기억하는데, Asia-Pacific, 아시아 국가들과 미주 국가들이 만났는데 아무도 동티모르 사태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중국, 미국 등 여러나라 정상들을 만나시면서 얘기가 우리 세계의 지도자들이 여기에서 만나서 회의를 하는데 지금 살육전이 벌어지고 있는 동티모르에 대해서 아무런 얘기도 없이 끝난다고 하면 이런 국제회의가 무슨 필요가 있냐, 이런 여론이 생길 거다. 동티모르가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그렇게 설득했다. 그런데 다른 나라 정상들은 처음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다 동의해서 마지막 날에 성명을 발표한다. 그래서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해서 국가를 설립한다.

사실 그때 한국도 외환위기 막 지날 때니까 엄청나게 힘들 때인데 그런 이슈가 있으면 그렇게 평화를 위해서 노력하셨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 하는 것도, 이건 외교적인 문제니까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가만히 제가 관찰하면 가장 중요한 게 평화롭게 공존하는, 그런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본다. 그러니까 서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또 새롭게 개척할 분야가 뭔가, 그런 점에서 현재까지 참 잘하고 계신다고 평가한다.

-일각에서는 미·소, 지금 초강대국주의가 다시 벌어지고 있는 이때 어찌 말하면 대한민국이 그들 강대국과 잘 지내는 것에서 넘어서서, 이전으로 치자면 우리가 제3세계라고 이야기했던 그 부분을 대표 대변했던 메시지랄까, 그런 역할도 하면 좋겠다, 할 수 있지 않나, 해야 되지 않나, 이런 이야기가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그런 역할을 하셨던 건가?

그렇다. 그래서 우리가 동티모르에 파병까지 하며 평화를 주도했다.

-지금 우리가 여러 가지로 어려우니까 그 역할까지는 힘들 수 있는데, 그때도 IMF를 막 거치는 가운데서 그런 역할을 하셨다.

현재 국제 문제에서 가장 큰 건 미국이 촉발한 여러 가지 불협화음, 그게 제일 크다고 본다. 그다음에 우리 가까운 지역에서 나올 수 있는 문제는 대만 문제. 그리고 일본하고 중국하고도 나빠지고.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 그걸 저도 유심히 봤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잘 대응하신 것 같더라.

중국하고 외교 관계를 수립할 때, 유럽에서는 소련이 무너지고 이러면서 국제 질서가 확 바뀔 때인데, 그때 사실 모든 나라_ 미국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우리도 노태우 정부에서도 모두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인정하고 외교 관계를 맺는다. 중국도 그런 요구를 했을 거 아닌가? 그랬는데 지금 와서 문제는 중국의 역할이 커지고, 힘도 커지고 하니까 중국이 대만을 침략할 거 아니냐는 우려를 하는데, 중국이 홍콩이나 마카오를 거의 100년씩 빌려주지 않았나? 그런 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절대 무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만 문제도 중꾸이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는데 고민했으면 좋겠고,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다른 나라들도 대만 문제는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다.

문제는 무력으로 침공할 거라 하는데 저는 중국이 꼭 그렇게 할 거냐가 의문이고, 다른 나라들도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하는 것은 외교 관계를 수립할 때 다 인정했기 때문에 그걸 지금 엎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롭게 해결되도록, 중국도 시간을 갖고 평화롭게 해결하도록 촉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대표님은 민주당 시절에 중앙당의 부대표도 하고, 대선 후보 경선에도 나오시고 하셨는데 요즘 보면 호남 정치가 중앙정치 무대에서 다소 소외되거나 목소리가 약해졌다. 호남의 정치적 위상을 회복하고, 차세대 리더를 키우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계실 텐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가?

호남에서 사실 김대중 대통령 당선 때보다 노무현 대통령 득표율이 더 높았다. 그런데 문제는 사실대로 얘기하면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고 호남에 관심 가져준 것이 별로 없었다. 혁신도시는 각 지역에 다 하는 거고. 호남 고속철 건설 등에 무관심 등이 여론을 악화시켰다. 또 노대통령이 창당한 열린우리당이 난파하면서 실망이 깊어졌다. 심지어 민주당과 열린당의 통합에 앞장섰던 제가 지역민들로부터 욕도 많이 먹었다. 그래서 나에게 대선 출마를 요구하는 요구가 높아져 제가 출마한 적도 있다. 그때 호남 사람을 (후보로) 내야 된다는 여론이 커졌으나 실현되지 못했다.

그 후 호남 정치력의 약화 원인을 한마디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호남 정치인들의 분열이다. 김대중 대통령 때처럼 탁월한 지도자가 없는 것도 큰 이유이지만 호남 정치인들이 단결하지 못한다. 각기 이익을 쫓아 다른 지역 정치인을 지지하며 호남 인구가 적으니 외부인을 찾아 우리가 절대적으로 지지해 주자는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특이나 잘못했다간 다음 공천을 보장 받을 수 없다는 우려도 크다.

또 하나는 재정적인 이유일 것이다. 큰 정치를 하기 위해선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호남은 그럴만한 경제환경이 아니고, 호남 기업인들도 과거 정치자금을 댓다가 곤혹을 치른 경험이 많아 적극 나서지 않는다.

최근엔 호남인구가 영남에 비해 적지 않다는 여론도 나온다. 해방후 영호남 인구는 비슷했으나 영남은 산업화로 직장이 많아 영남에 사는 인구가 오히려 늘어난 반면, 호남은 일자리가 앖어 고향을 떠난 인구가 700만이 넘는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엔 인구의 32%이상이 호남출신이라는 통계도 나돌고 있다. 정치인들의 이해관에 판단과 호남인들의 인구인식에의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르겠다.

2008년 2월 15일 목포를 찾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KTX편으로 목포역에 도착해 박준영 전남지사의 안내를 받으며 역을 나서고 있다. 박 전 지사는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 겸 대변인, 국정홍보처장을 지내는 등 'DJ의 입'으로 불리며 국정 운영의 핵심에서 활약했다. [사진=연합뉴스]
2008년 2월 15일 목포를 찾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KTX편으로 목포역에 도착해 박준영 전남지사의 안내를 받으며 역을 나서고 있다. 박 전 지사는 국민의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 공보수석비서관 겸 대변인, 국정홍보처장을 지내는 등 'DJ의 입'으로 불리며 국정 운영의 핵심에서 활약했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 인구의 한 30%가 호남이다.

그렇다. 그다음에 많은 데가 울산 25%, 제주도 25%, 부산도 18%가 호남 사람들이 산다. 민주당 후보가 표가 나온 데가 그거하고 비슷하다. 심지어 강원도까지. 그래서 호남향우회는 지역에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떠나 살면서 곳곳에 향우회를 만들어서 전국적으로 향우회가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비교적 잘 뭉친다. 어렵게 지역을 떠나서 살다 보니까. 그런 인구를 생각하면 영남이나 호남 인구는 별로 차이가 없다. 그런 것들이 점점 각성되고 그러면 호남에서도 정치 지도자가 나와야 되고, 또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광주·전남 통합이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는가?

그거하고 꼭 연결시키기는 어렵지만 광주·전남 통합은 꼭 이루어져야 되고, 그다음에 지도자는 호남 중심으로 아까 얘기 드렸지만, 호남이건 영남이건 서울이건 간에 유능한 지도자가 나오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능력으로 검증받고, 자질과 자격이 있다, 이렇게 인정받는 사람이 지도자로 나오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에서 선거는 굉장히 중요하다. 정당 민주주의에서는 제대로 된 공천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어느 당 할거 없이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정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경우다.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여론조사로 공천하는 경우는 없다. 그건 다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지사님께서 분명한 입장을 갖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

좋은 지적하셨는데, 이번 6월 선거에서는 각 정당들이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택하는 제도는 없애야 된다. 그리고 전략공천이라는 것도 없어져야 된다. 왜냐, 이러다 보니까 후보들이 지역을 위해서 어떻게 일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전부 당의 지도층이나 지역위원장에게 매달린다. '우리 국회의원이 어떻게 해 줄까' 혹은 '지도부에서 어떻게 할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한다. 그리고 제가 이 얘기를 드리는 건 저는 (언론사) 해직이 돼서 미국에서 약 2년 동안 언론학 공부를 했다. 그다음에 복직이 돼서 특파원으로 가서 4년 있었다. 그러니까 6년을 있었는데 거기서 후보 공천하면서 뭐가 문제가 됐다, 이런 얘기를 저는 한 번도 들은 적도, 기사도 본적이 없다.

그 얘기는 어느 주는 바로 당원들만 투표, 어느 주는 당원+주민들도 투표할 수 있게 그렇게 한 것뿐이지, 무슨 여론조사를 해서 뭘 결정하고. 여론조사라는 게 왜 맞지 않다고 보냐면, 선거 후보를 결정할 당시에는 여론조사를 해야 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시장, 군수, 구의원, 군의원. 시 도의원 엄청나게 많은데 이거를 한두 군데서 여론조사를 한다? 그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미국에서 한 번도 얘기가 안 나온 게 무슨 국회의원하고 당 지도부하고 가까워서 공천이 됐다? 이런 얘기가 없다. 전부 투표로 하니까.

그래서 이번에 민주당도 그렇지만 국민의힘도 그런 선진국적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당원들이 결정권을 가지는 게 맞다. 여론조사는 굉장히 조작이 가능한 방법 중의 하나다. 제가 경험한 건 아니지만 들은 얘기는 누가 당에서 와서 "우리가 여론조사를 좋게 해 줄 테니까 당비를 얼마 내라" 이런 얘기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걸 보고 참 어렵다 생각했고, 여론조사 과정을 쭉 조사해 보면 그 짧은 시간에 조사를 다 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 몇개 여론조사 기관이 있는가. 그 몇 개 기관에서 그걸 어떻게 다 하는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여론조사 공천은 절대 배제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래서 정치가 선진화되고, 정치인들도 그런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보통 정당에서 공천 조사를 할 때는 열몇 개 정도 여론조사 기관에서 ARS로 조사하기도 하고, 어떤 데는 전화면접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까 소화는 가능한 것 같은데 지금 지사님 말씀대로 하자면 '당원들이 직접 투표하는 게 맞다, 일부 주민들이 플러스 되든지.'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오히려 불신도 많은 것 같다.

당원들이 투표하는 건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하니까 여론조사보다는 훨씬 공정하다.

-알겠다. 지금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민생의 어려움 속에서 국민들이 내일의 희망이 없으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지사님께서는 쭉 국제 정세와 우리 정치 그리고 우리 경제, 이런 부분들을 늘 관심 깊게 보고 계시는데 오늘 우리 국민들 혹은 정치인들, 이런 분들한테 제언이 있으면 부탁드린다.

정치의 가장 핵심은 나라의 미래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 하는 철학과 전략이 분명해야 한다. 우리가 사실 국가를 잃어버리고 식민지가 되고, 그런 과정을 보면 조선 왕조에서의 소위 사색당파, 그것 때문에 나라를 잃었다는 역사적인 평가가 있고 또 두 번째는 부정부패다. 조선 왕조 온갖 당파들이나 왕도 마찬가지이다. 저는 고종의 민비에 대해서 황후라고 지칭한 걸 반대했다. 그런 거 하지 마라. 그 사람들이 고종만큼 민 씨 가족하고, 왕족하고 어떻게 돈을 더 벌 거냐는 생각만으로 자리도 팔고, 이런 일을 엄청나게 했다. 부정부패가 결국 나라를 망친 결과였다. 지금 그런 일은 많이 없어졌지만 앞으로 먼 미래를 보고,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강조하시던 BK21 (BRAIN KOREA 21) 처럼, 과학 입국을 해야 된다. 김대중 대통령은 그래서 기초 과학이라든가 이런 데 기금을 더 마련해 주고 가셨는데, 과학입국을 해서 산업을 발전시키는 전략들이 충분해야 된다.

두 번째는 남북 관계도 화해 협력을 해서 서로 간에 긴장하지 않고, 거기에 쓰는 국방비가 얼마인가? 남이나 북이나. 저는 북한이 온갖 무기를 만들어내고 그럴 때 과연 북한 주민들 생활상은 어떤가, 저는 북한을 세 번 갔다. 갈 때마다 보면 그런 걸 느낄 때가 많다. 그래서 남북이 그런 데 너무 과소비하지 말고 민족이 융성할 수 있는 전략을 가져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민족의 미래를 보고, 우선은 과학기술을 중점적으로 추구해야 되겠고, 남북 간의 화해 협력의 길을 반드시 가야 되고, 우리 국민들께서도 선택할 때 그런 차원에서 '이 당이 그걸 잘 할 수 있겠다.' 또 '저 당이 잘할 수 있겠다.' 그런 평가를 하시면서 비전을 가진 정당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가지면 저는 나라가 밝아지고, 오늘을 사는 우리도 행복할 뿐만 아니고 나라는 융성하고 우리 민족도 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본다.

2010년 6월 2일 실시된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박준영 민주당 후보의 전남지사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박 후보와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박 전 지사는 2004년부터 10년간 제34·35·36대 전라남도지사(3선)로서 '녹색의 땅 전남'이라는 기치 아래 친환경 농업의 초석을 닦았으며, 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 유치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등 미래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연합뉴스]
2010년 6월 2일 실시된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박준영 민주당 후보의 전남지사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박 후보와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박 전 지사는 2004년부터 10년간 제34·35·36대 전라남도지사(3선)로서 '녹색의 땅 전남'이라는 기치 아래 친환경 농업의 초석을 닦았으며, 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 유치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등 미래 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도민들한테도 인사 한번 하시라.

우리 전남 도민들은 사실 제가 10년 동안 봉직하는 동안 지지하고 지원해주시어 창조적인 일들을 할 수 있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스스로 친환경 농업을 하자, 천일염을 살려내자, 신재생 에너지를 하자. 한옥마을을 조성하자. 동물복지 축산을 하자, 관광 레저도시 솔라시도를 건설하자. 농수축산물을 가공하고 유통하자, 그래서 전남의 운명을 바꾸자고 할 때ㅐ EALS 여러분은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셨다. 돌이켜 보면 완성한 것도 있고, 미쳐 부족하게 끝난 부분도 있다.

이제 호남은 잘 살아야 한다. 호남은 의로운 땅이다. 나라와 민족이 위기에 처한 역사의 고비마다 호남인들은 스스로 희생하고 헌신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었다. 최근엔 나라의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았을 때 스스로 헌신하며 한국의 민주주의에 큰 이정표를 만들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우리가 쟁취한 민주주의를 토척시키는데 기여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내 의견이 있으면 다른 사람은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호남인들은 의론운 사람이 잘 살 수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겨야 한다. 의로운 사람들이 잘못사는 역사를 남기면, 나라나 민족이 또 다른 위기를 맞을 때 누가 앞장서 희생을 감수하며 나라를 구하려 하겠는가. 의로운 땅 호남을 남겨주신 선배님들께 감사드리며 오늘을 사는 우리도 의로운 땅에 부여된 책무를 다하도록 하자.

[대담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 정리 김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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