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전전하며 피해 반복…장애인단체 "'자립 계획'도 필요"
강화경찰서, 9차례 색동원 점검에도 '특이사항 없음'
(서울=연합뉴스) 양수연 기자 = 장애인이 시설을 전전하며 반복적으로 학대를 겪는 현실이 경찰 수사 중인 색동원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성폭력 의혹 사건에서도 그대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인천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색동원 입소자 가운데 3명은 과거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한 거주시설에서 색동원으로 '전원 조치'된 이력이 있었다.
이들 중 2명은 인권유린 사건으로 2017년 폐쇄된 인천 해바라기 거주시설에서 나왔다. 이곳에서는 2014년 2명의 입소자가 시설 측 폭행과 학대로 숨졌다.
다른 1명은 2023년 인천 부평구에서 적발된 미신고시설에서 구출됐다. 이 시설에서는 입소자의 손발을 줄로 묶거나 폭행한 정황이 확인됐다.
인권침해가 발생한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 명령이 내려지면 입소자들은 '전원 계획'에 따라 다른 거주시설로 보내진다.
색동원도 지난 10일 시설 '휴지' 절차를 검토하면서 아직 거주 중인 남성 입소자들의 전원 계획을 짜는 중이다.
그러나 일부 색동원 입소자가 반복적으로 학대 환경을 경험했듯 시설 전원 조치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지혜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설의 폐쇄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한진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문제가 생기면 일단 다른 시설로 보내는 데 급급하다 보니 개별 장애인의 특성과 의사를 반영하기 어렵다"며 "더욱이 거주시설은 대부분 인원이 다 차 있어 (문제가 발생하면) 함께 생활하던 이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식"이라고 했다.
'탈시설'을 요구하는 장애인단체들은 시설 폐쇄 시 입소자들에 대한 전원 계획 외에도 '자립 계획'을 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종인 색동원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지금까지 시설 폐쇄 시 입소자들이 지역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선택지는 없었다"며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그간 색동원에 대한 정기 감독을 실시했음에도 성폭력 정황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화경찰서는 2021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인천 소재 장애인시설에 대한 합동 점검을 해왔으나 색동원은 9차례의 점검 동안 성폭력 및 학대와 관련해서 '특이사항 없음'이었다.
경찰은 김민석 국무총리의 지시에 따라 색동원 특별수사단을 꾸려 시설 종사자들의 성폭력 및 자금 횡령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see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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