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경찰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외딴 소도시 텀블러 리지에서 학교 및 주택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텀블러 리지 중고등학교에서 6명이 사망하고 최소 25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용의자인 제스 반 루트셀라(18)는 자해로 인한 부상을 입은 채 현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또한 용의자의 어머니인 39세 여성과 11세 의붓남동생도 학교 근처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캐나다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총기 난사 사건 중 하나인 이번 사건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살펴봤다.
사건 발생 시점은?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대(RCMP)는 현지 시각으로 10일 오후 1시 20분 텀블러 리지 중고등학교에서 총격범이 활보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당국은 현장에 경찰관들을 투입하는 한편, 해당 마을 및 인근 지역에 총격범 경보를 발령했다.
현지 주민들에게는 "즉시 대피소로 이동하고, 출입문을 잠근 채 집이나 사무실에서 떠나지 말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텀블러 리지 중고등학교와 인근의 텀블러 리지 초등학교에는 외부 출입문을 잠그고 건물 내부에 머물라는 '홀드 앤 시큐어' 경보가 내려졌다.
니나 크리거 브리티시컬럼비아주 공공안전장관 겸 법무차관은 경찰관들이 총격 발생 신고 접수 후 "2분 안에" 중등학교에 도착했다면서, 이러한 신속한 대응 덕에 "의심의 여지 없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현지 시각으로 오후 1시 47분경 인근 주택에서 발생한 사건에도 출동했다고 밝혔다.
수사 당국은 해당 주택에서 먼저 사건이 발생한 뒤, 용의자가 학교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한다.
용의자의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텀블러 리지의 주민은 약 2400명이며, 해당 중고등학교의 7~12학년 재학생은 160명이다.
피해자들에 대해 알려진 바는?
텀블러 리지 중고등학교에서는 39세 여성 교직원 1명, 12세 여학생 3명, 각각 12세와 13세 남학생 2명 등 총 6명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부상자 25명 중 대다수는 총상을 입지 않았다.
용의자의 어머니인 39세 여성과 11세의 의붓남동생은 학교 근처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용의자에 대해 알려진 바는?
경찰이 파악한 용의자는 4년 전 해당 학교에 다니다 중퇴한 제시 반 루트셀라(18)다.
총격 사건 후 반 루트셀라는 학교 내에서 자해로 인한 부상을 입은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국은 용의자가 생물학적으로 남성이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여성으로 인식해 온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드웨인 맥도널드 RCMP 부청장은 기자들에게 "제시는 생물학적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약 6년 전부터 여성으로의 성전환 절차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맥도널드 부청장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용의자와 가족이 거주하던 집에는 경찰이 여러 차례 출동했다. 일부 신고는 정신 건강 문제와 관련 있었다. 경찰이 반 루트셀라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시점은 지난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맥도널드 부청장 반 루트셀라가 현재는 만료됐으나 과거에는 유효한 총기 면허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책상을 끌어와 문을 막았습니다' … 생존자의 증언
텀블러 리지 중고등학교 12학년 학생인 다리아 퀴스트와 그의 어머니 셸리 퀴스트는 'CBC 라디오 웨스트'의 진행자 사라 펜턴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리안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1시 30분 교실에 도착한 직후 복도에서 경보가 울리며 봉쇄 조치가 내려졌고, 출입문을 잠그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문이 잠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리안과 반 친구들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들이 있었다.
다리안은 "우리는 책상을 끌어와 문을 막았다"면서, 경찰이 도착해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안내할 때까지 2시간 넘게 그 상태로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교 밖으로 나온 다리안은 지역 문화센터에서 어머니 셸리를 만날 수 있었다.
셸리는 휴대전화를 통해 경찰이 아들이 있는 교실 문을 "발로 차서 부수는" 소리와 여러 학생들이 경찰의 안내로 대피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때 집을 나섰다. 우리 집이 지역 문화센터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다. 말 그대로 달려 나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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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사회의 반응은?
텀블러 리지의 대릴 크라코우카 시장은 CBC와의 인터뷰에서 규모도 작고 서로 잘 아는 공동체인 만큼 피해자 모두가 자신이 아는 사람들일 것 같다고 말했다.
크라우카 시장은 대피 명령이 해지된 뒤 시청에서 나와 "아마 모든 피해자가 내 지인일 것이다. 나는 19년간 이 지역에 살았고, 이곳은 소규모 지역사회"라고 설명했다.
"저는 그들을 주민이 아니라 가족이라고 부릅니다."
텀블러 리지의 크리스 노버리 시의원 또한 BBC 라디오 4 '투데이' 인터뷰에서 이번 총격 사건으로 지역사회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노버리 의원은 생방송 인터뷰에서 "이곳 주민들은 현관문을 잠그지 않고 산다. 믿기 어려울 만큼 안전한 곳이다 … 여기서는 범죄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러한 곳에 큰 비극이 닥쳤다"고 덧붙였다.
노버리 의원이 사건이 발생한 학교 현장에 가보니 구조대가 입구를 막고 있었다고 한다.
"우리 마을에는 경찰 차량이 3대뿐입니다. 아주 작은 지역사회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알고, 피해자 역시도 다 지인입니다. 우리의 친구 혹은 우리 친구들의 아이들이었습니다."
데이비드 에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총리는 이번 총격 사건은 "끔찍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극"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이 지역사회가 겪는 고통을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늘 밤 우리가 자녀들을 더 힘껏 껴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예정된 독일 방문을 중단하며, 이번 공격 이후 이어질 여러 "힘든 날"을 애도했다.
이어 "캐나다 전역이 여러분과 함께 슬퍼한다. 캐나다가 여러분 곁에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이 위기를 극복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캐나다인들이 이런 끔찍한 상황에서 늘 그러하듯 함께 뭉쳐야 할 때입니다.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애도하며,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텀블러 리지의 위치는?
텀블러 리지는 밴쿠버에서 북동쪽으로 약 670km 떨어진 작은 지방도시다.
석탄 광산업으로 유명하며, 공룡 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텀블러 리지는 관광객을 끌어들이고자 '공룡과 폭포의 땅'임을 내세운다.
캐나다에서 총기로 인한 사망은 흔할까?
캐나다에서는 총기 소유를 주로 연방 정부가 규제하며, 미국 대부분의 주보다 총기 규제가 더 엄격하다.
캐나다의 '총기법'에 따라 총기는 탄약이 장전되지 않은 상태 및 잠금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총기 구매 희망자 또한 광범위한 신원 조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2022년부터는 전국적으로 단총신 총기의 개인 소유가 전면 금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특히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이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
과거 캐나다 법무부 조사에 따르면 텀블러 리지 중고등학교가 위치한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다른 지역보다도 권총 소유 비율이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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