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법당국이 중화인민공화국(PRC) 정부의 지시에 따라 미국 내에서 비밀리에 활동한 인물을 ‘중국 정부의 미등록 대리인’ 혐의로 처벌했다.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미국 정치 과정에 침투한 조직적 영향력 공작으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미 법무부 공공업무국(OPA)과 캘리포니아 중부연방검찰(CDCA)은 10일(현지시간) 야오닝 “마이크” 선(65)이 중국(PRC) 정부의 미등록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징역 48개월을 선고받았다고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FBI는 선이 작년 10월 해당 혐의를 인정했으며, 최소 2022년부터 2024년 1월까지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지시와 통제 하에 활동하면서도 이를 미국 법무장관에게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선은 남부 캘리포니아 시의회 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 고문으로 활동하며 친중 선전 활동을 수행했다. 또한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현지 중국계 미국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뉴스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친중 콘텐츠를 게시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선이 중국 정부 관리들로부터 직접적인 지침을 받아 움직였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에서 ‘대만’이 언급된 부분은 선이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대만 관련 인사와 활동을 감시한 정황이다. 2023년 4월 대만 총통이 남부 캘리포니아를 방문했을 때, 선은 해당 일정과 동선을 실시간으로 중국 영사관 관계자에게 보고했고, 시위 참가자들의 사진을 촬영해 전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 문서에는 이러한 행위가 대만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중국 정부의 이익을 위해 대만 관련 움직임을 감시한 것이었다는 점이 명확히 적시됐다.
검찰은 선이 중국 정부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한 사실도 확인했다. 그는 워싱턴 D.C.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에서 친중 시위를 조직하기 위해 8만 달러의 자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사법당국은 이러한 일련의 행위를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른 조직적 영향력 공작”으로 규정했다.
미 법무부는 이번 판결을 통해 외국 정부의 불법적인 정치 개입 시도에 대해 단호한 대응 기조를 재확인했다. CDCA는 “외국 적대국이 미국 정치 과정에 침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며, 미국의 민주적 제도와 선거 절차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앞서 뉴욕 남부연방검찰(SDNY)도 파룬궁 단체를 겨냥한 뇌물 공작 사건에서 중국 정부의 미등록 대리인에게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두 사건은 방식은 달랐지만, 모두 미국 내에서 중국 정부의 이익을 위해 비밀리에 활동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미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두고 “미국이 정보활동뿐 아니라 정치·세무 행정 영역까지 확장된 중국 정부의 영향력 시도를 형사법으로 정면 차단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사법당국이 외국 정부의 비밀 공작에 대해 형사처벌로 적극 대응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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