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7년 출간 9년 만에 왜곡 판단 확정…출판금지 처분
5·18기념재단 "5·18 왜곡·폄훼 근절해야"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5·18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왜곡과 부인의 기록이 9년 만에 사법적 판단 앞에 멈춰 섰다.
북한군 개입과 자위권 발포 주장으로 논란을 빚은 전두환 회고록이 대법원에서 왜곡 서술로 최종 판단되면서 9년을 끌어온 역사 법정 공방이 마침내 끝났다.
대법원은 12일 전두환 회고록의 5·18 관련 내용이 허위이자 왜곡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손해배상 책임과 출판금지 조치를 확정했다.
개인의 회고를 넘어 역사 인식 논쟁으로 번졌던 사건이 장기간 심리 끝에 사법적으로 정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논란은 2017년 전두환 씨가 펴낸 회고록에서 비롯됐다.
전씨는 책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묘사하고 북한군 개입설을 제기했으며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부인했다.
발포 역시 자위권 차원의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취지로 서술했다.
이후 책임론이 제기되자 자신을 "5·18의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 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회고록은 5·18 단체의 반발을 사는 동시에 지만원씨 등 일부 왜곡세력의 주장과 맞물리며 이들의 논리를 확산시키는 근거로 활용됐다.
또 헬기 사격을 직접 목격했다고 증언해온 고(故) 조비오 신부를 향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적시한 대목은 사회적 공분을 키웠다.
5·18기념재단과 관련 단체, 유족들은 즉각 역사 왜곡과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민사와 형사 소송을 동시에 제기했다.
형사 재판에서는 사자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항소심이 진행되던 중 전씨가 사망하면서 공소기각으로 재판은 종료됐지만 그 과정에서 당시 헬기 사격과 관련한 탄흔 기록 등이 재조명됐다.
출판 및 손해배상과 관련한 민사 소송에서는 1·2심 재판부가 모두 회고록의 핵심 주장 상당 부분을 객관적 근거가 없는 허위 사실로 판단했다.
사건은 2022년 대법원에 접수된 이후 쟁점의 복잡성과 방대한 기록 분량 등으로 장기간 계류됐다가 출간 9년 만에 대법원 판단으로 마침표를 찍게 됐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역사를 바로잡기까지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점은 아쉽지만, 이제라도 왜곡이 바로잡혀 다행"이라며 "앞으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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