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덕역을 중심으로 대흥역과 애오개역을 잇는 일대가 새로운 베이커리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빵뮤다 삼각지대'로 불리는 이 지역에는 식사빵 전문점과 디저트 베이커리가 균형 있게 자리하며 지역 주민은 물론 외부 방문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든든한 식사 대용 빵부터 섬세한 디저트류까지 폭넓은 구성을 갖춘 매장들이 밀집하면서 이곳은 마포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4개 노선 품은 공덕역…'빵지순례' 부르는 복합 상권
5호선과 6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까지 총 4개 노선이 지나는 공덕역은 마포를 대표하는 교통 요충지다. 여의도와 광화문, 상암DMC는 물론 김포공항과 인천공항까지 한 번에 연결되는 뛰어난 접근성 덕분에 인근 주민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의 유입도 꾸준하다.
직장인 유동 인구와 주거 인구가 동시에 형성된 복합 상권이라는 점은 베이커리 밀집 지역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됐다. 평일에는 출퇴근 직장인이 주말에는 '빵지순례'를 나선 방문객과 지역 주민이 더해지며 상권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는 구조다.
이러한 인기는 SNS 지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마포빵집'을 검색하면 약 5000건 이상의 게시물이 노출되며, '#공덕디저트', '#공덕빵집' 역시 각각 1000건 이상 축적돼 있다. 게시물에는 매장 외관과 대표 메뉴, 오픈런 풍경 등이 공유되며 상권의 인지도를 확산시키고 있다. 단순한 주거지역을 넘어 주민과 방문객 모두를 끌어들이는 장소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식빵과 치아바타, 사워도우처럼 식사 대용으로 즐기기 좋은 하드 브레드 전문점들은 아파트 단지 인근 골목 상가에 주로 자리하고 있는 반면, 구움과자와 크루아상, 케이크 등을 앞세운 디저트형 베이커리는 경의선 숲길 인근 카페 거리 주변에 형성된 경우가 많았다. 또한 다수의 매장에서 최근 유행하는 '두바이 쫀득 쿠키' 등 트렌디한 메뉴를 발 빠르게 선보이며 젊은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덕역 빵뮤다 삼각지대, 스타셰프 인생 맛집부터 주민들만 먹는 숨겨진 맛집까지
마포구 '빵뮤다 삼각지대'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성이다. 한 끼를 대신할 만큼 묵직한 치아바타와 사워도우, 샌드위치용 하드 브레드부터 크루아상, 타르트, 케이크, 구움과자 등 디저트류까지 폭넓은 구성을 자랑한다. 매장마다 콘셉트 또한 뚜렷하다. 장시간 발효에 집중하는 장인형 베이커리,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시즌 한정 메뉴를 선보이는 곳,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SNS 인증 명소'로 자리 잡은 매장까지 각기 다른 개성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이 일대는 대형 프랜차이즈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베이커리가 주를 이룬다는 점도 특징이다. 제과 명장이 운영하는 매장부터 블루리본을 획득한 곳까지 각 매장이 자신만의 레시피와 철학으로 승부하며 상권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빵투어' 코스를 짜 하루 동안 여러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공덕역 빵뮤다 삼각지대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셰프들이 찾는 맛집도 다수 포진해 있다. 이원일 셰프가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진 사워도우 전문점 역시 이 일대에 자리한다. 화려한 번화가가 아닌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해 겉보기에는 소박한 동네 빵집처럼 보이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깊은 풍미로 '숨은 강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르데스크가 평일 오후 시간대에 해당 매장을 이틀 연속 방문했음에도 이미 당일 준비한 사워도우를 모두 판매해 문을 닫은 상태였다. 매장은 매일 오후 2시부터 전화로 다음 날 픽업 예약을 받으며 예약 고객은 오후 3시 이후부터 빵을 수령할 수 있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빵을 굽고 준비한 수량만 판매하는 원칙이 오히려 신뢰를 높이며 단골 고객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네 주민 오지윤 씨(37·여)는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안 먹어본 사람보다 못 먹어본 사람이 더 많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있는 곳이다"며 "빵을 구매하려면 보통 오전 11시 30분쯤에는 방문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평소 하드빵처럼 식감이 단단한 빵을 좋아하는데 이곳은 우리밀을 사용하고 이스트나 설탕, 버터를 넣지 않아 부담이 덜하다"며 "건강한 재료로 만든 빵이라는 느낌이 들어 더 자주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JTBC '냉장고를 부탁해2'에 출연해 세련된 분위기와 온화하고 우아한 태도로 주목받은 손종원 셰프 역시 이 일대의 단골로 알려졌다. 방송 이후 '느좋남(느낌 좋은 남자)', '느좋셰프'라는 별명을 얻으며 스타 셰프로 떠오른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해당 베이커리의 퀸아망을 두고 "죽기 전에 딱 하나만 먹는다면 고를 인생 퀸아망"이라고 표현할 만큼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셰프의 극찬이 전해지며 매장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곳은 하루에 판매되는 퀸아망 수량이 정해져 있으며 전체 물량의 절반가량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사전 예약으로 소진된다. 남은 수량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빵이 나오는 시간에 맞춰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과거엔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만 인기를 얻었던 빵집이지만 최근에는 외부 방문객까지 몰리며 '오픈런'이 일상화된 모습이다.
공덕역 '빵뮤다 삼각지대' 안에는 또 다른 구움과자 전문점도 자리하고 있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진한 버터 향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내부 좌석이 10석이 채 되지 않는 아담한 공간이지만, 퀸아망과 마들렌 등 다양한 구움과자를 선보고 있다. 특히 식용 꽃을 올린 마들렌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로 꼽힌다. 방문객 대부분이 하나씩은 구매하는 인기 품목으로 작은 박스에 선물 포장도 가능해 기념일이나 답례용으로 찾는 이들도 많은 모습이었다.
이날 여자친구와 함께 매장을 찾은 최준용 씨(33)는 "평소 빵이나 디저트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닌데, 이곳 퀸아망은 한 번 먹고 나서 종종 생각이 난다"며 "회사가 여기서 많이 멀지 않아 몇 달에 한 번씩은 오게 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제과기능장이자 일본 동경제과학교를 졸업한 셰프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역시 공덕역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르데스크가 오후 4시께 매장을 찾았을 때도 이미 상당수 제품이 판매 완료된 상태였으며 진열대 곳곳에는 '품절'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매장을 찾은 손님들 사이에서는 "벌써 이 빵이 다 팔렸느냐"며 아쉬움을 드러내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매장 앞에는 잠시 주정차가 가능해 빵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장시간 주차가 필요한 경우에는 인근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 차량 방문객들의 불편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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