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지난해 발족한 A위원회는 B단체의 자문기구로써 10개 분과로 짜였다. (X, 자문기구로서 O) ② C는 D기업의 최고경영자로써 여러 역할을 한다. (X, 최고경영자로서 O) ③ E는 F프로젝트의 총감독으로써 모든 과정을 지휘하기로 했다. (X, 총감독으로서 O)
어려서 배우길 <∼(으)로서>와 <∼(으)로써>는 다르다 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까. 아니다. 여전히 둘을 구별하여 쓰라고 국어책은 가르친다. 로서는 지위나 신분, 자격 등을 나타낼 때, 로써는 재료나 수단, 도구 등을 나타낼 때 각각 쓴다. 지위나 신분, 자격이 뭔가. 뭐로 서(立)는가이다. 섬이다. 로서의 서가 시옷(ㅅ)으로 시작하지 않나. 재료나 수단, 도구는 또 뭔가. 뭐로 쓰(用)는가이다. 씀이다. 로써의 써가 쌍시옷(ㅆ)으로 시작하지 않나.
머릿속에 넣는 데 보탬이 된다면야 이런 암기법조차 쓸모가 있다. 뭘 오래 기억하려면 하나의 관념이 다른 관념을 불러일으키는 연상(聯想)법을 쓰는 게 좋다. 뭔가가 둘뿐이라면 둘 중 하나만 완벽하게 익히는 것도 괜찮다. 하나가 아니면 다른 하나일 수밖에 없으니 선택하기 쉬워진다. 로서와 로써도 마찬가지다. ① ② ③은 모두 지위나 신분, 자격에 대해 말한다. 로서가 맞다. 이게 재료나 수단, 도구는 아니잖나. 그러니까 로써일 수 없으니 로서라는 결론에 이른다는 식이다.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를 보면, 법 조문에 나온 이 표현이 맞느냐고 묻는다. <그 밖에 건설전문인력의 육성 및 관리에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여기서 사항은 자격이다. '으로서' 맞다. <이 사회 현상은 사람들의 상호작용의 산물로서/로써 나타난 것이다>. 이건 어느 쪽인가. 상호작용의 산물을 재료나 수단, 도구로 다루는 내용은 아니잖나. '로서' 맞다. "사회 현상과 사람들의 상호작용의 산물이 동격(자격)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답변을 참고한다.
쌀로써 떡을 만든다. 로써가 재료나 원료를 나타냈다. 말로써 천 냥 빚 갚고 꿀로써 단맛 내며 대화로써 갈등을 푼다. 로써가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냈다. 써를 모두 빼도(쌀로, 말로, 꿀로, 대화로) 된다. 덧붙여, 로써는 시간을 셈할 때 셈에 넣는 한계를 나타내거나 어떤 일의 기준이 되는 시간임을 나타낼 때도 쓴다. 고향을 떠난 지 올해로(써) 20년이 된다, 시험을 치는 것이 이로써 일곱 번째가 된다, 드디어 오늘로(써) 그 일을 끝냈다, 하는 보기가 있다. 앞뒤 문맥을 보아 이렇게 딱 부러지지 않은 땐 뭘 쓴다? '로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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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로서, 로써 차이 - https://m.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311643&pageIndex=1&searchCondition=&searchKeyword=
2.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로서와 로써가 궁금합니다 - https://m.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311543&pageIndex=1&searchCondition=&searchKeyword=
3.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으로서, 으로써의 구분 -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309380&pageIndex=1
4.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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