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상차림에서 동그랑땡은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고기와 두부, 채소를 섞어 동그랗게 빚어 부치는 이 음식은 재료도 단순하고 조리법도 익숙하지만, 막상 만들다 보면 쉽게 부서지거나 팬 위에서 흐트러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뒤집는 순간 반죽이 갈라지거나, 익은 뒤에도 퍽퍽해지는 이유는 대부분 반죽 과정에서 결정된다. 이때 많은 요리 고수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단계가 바로 반죽을 내려치는 과정이다.
동그랑땡 반죽을 그릇에 넣고 1분 정도 내려치는 동작은 단순한 요령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식감과 형태를 좌우하는 핵심 과정이다. 반죽을 손이나 주걱으로 들어 올렸다가 다시 그릇 바닥에 세게 떨어뜨리는 동작을 반복하면, 고기와 두부, 달걀, 채소 사이에 공기가 빠지고 재료들이 단단하게 결합된다. 이 과정에서 반죽의 점성이 높아지고, 굽는 동안 쉽게 흩어지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유튜브 '첫째아들'
고기 반죽은 원래 단백질 성분이 서로 엉겨 붙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재료를 섞기만 하고 바로 빚으면 단백질 결합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열을 가했을 때 쉽게 풀어진다. 반죽을 내려치면 고기 단백질이 자극을 받아 서로 촘촘하게 엮이고, 두부나 채소에서 나온 수분도 고기 조직 안으로 흡수된다. 이 덕분에 겉은 단단하고 속은 탱글탱글한 동그랑땡이 완성된다.
특히 두부가 들어간 동그랑땡일수록 내려치기 과정은 더욱 중요하다. 두부는 수분이 많고 조직이 부드러워 자칫하면 반죽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물기를 제거한 뒤 고기와 함께 내려치면, 두부가 고기 사이를 메우는 역할을 하면서도 형태를 잡아주는 접착제처럼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잘 부서지지 않는 식감이 만들어진다.
유튜브 '첫째아들'
내려치는 시간은 길 필요가 없다. 대략 1분 정도면 충분하다. 손으로 직접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힘이 부담스럽다면 주걱이나 스패출러를 이용해도 무방하다. 중요한 것은 반죽이 점점 묵직해지고, 표면이 매끈해지는 변화를 느끼는 것이다. 처음에는 반죽이 흐트러지고 질어 보이지만, 반복할수록 하나의 덩어리처럼 응집되는 느낌이 든다.
반죽을 내려친 뒤에는 바로 빚지 않고 잠시 휴지 시간을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5분에서 10분 정도 실온에 두면 반죽 내부의 수분과 단백질이 안정되면서 형태 유지력이 더 좋아진다. 이 과정을 거치면 팬에 올렸을 때 가장자리가 퍼지지 않고 동그란 모양이 유지된다.
굽는 과정에서도 내려친 반죽의 장점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중불에서 천천히 익히면, 반죽이 스스로 형태를 잡아 뒤집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억지로 누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바닥면이 고정되며, 뒤집었을 때도 갈라지지 않는다. 이는 반죽 내부가 이미 단단하게 결속돼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첫째아들'
맛에서도 차이가 난다. 내려친 반죽으로 만든 동그랑땡은 씹었을 때 속이 퍽퍽하지 않고, 고기 육즙과 두부의 수분이 균형 있게 어우러진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탄력 있게 씹히는 식감이 살아나며, 식어도 쉽게 부스러지지 않는다. 명절 상에 올려 두었다가 나중에 먹어도 처음 만든 형태와 맛이 크게 변하지 않는 이유다.
동그랑땡을 잘 만드는 비법은 특별한 재료에 있지 않다. 이미 알고 있는 재료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관건이다. 반죽을 1분 정도 내려치는 간단한 과정만으로도 모양, 식감, 완성도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매번 동그랑땡이 팬 위에서 무너져 속상했다면, 다음에는 반죽을 빚기 전 그릇 안에서 한 번 더 힘을 써보는 것이 해답이 될 수 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