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법원이 선고공판 생중계를 허가한 것을 계기로 사회적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중형 가능성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번 선고의 의미는 헌정질서 회복이라는 사법적 메시지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투데이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법조계 관계자들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이 오는 19일 오후 3시 선고공판에서 중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법원이 12·3 비상계엄을 내란 행위로 본 판단이 나온 데다 특검팀이 사형을 구형한 만큼 무기징역 이상 수준의 선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이날 윤 전 대통령 선고공판에 대한 방송사들의 중계방송 신청을 허가했다. 선고 장면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면서 사회적 파급력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조은석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헌정을 훼손했고, 최후진술에서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었다며 범행의 중대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한국은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국제적으로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더라도 실제 집행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형벌 체계상 무기징역과 사형은 구별된다. 무기징역은 현행 제도에서 일정 요건 충족 시 가석방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자유형인 반면 사형은 가석방 제도가 적용되지 않는 형벌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면·감형은 가석방과 별개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인 특별사면을 통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외적으로 논의될 여지는 있다. 역대 전직 대통령 가운데서는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특별사면 사례로 거론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무기징역은 가석방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피고인을 사회와 완전히 격리하는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행위의 비난 가능성과 헌정 질서에 미친 파장을 고려할 때 사실상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사형 선고도 충분히 검토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앞선 재판부의 판단에 비춰볼 때 내란죄가 인정되지 않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입법부를 군의 지휘 아래 두는 방식은 허용되기 어렵고, 군 병력이 국회에 투입됐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이는 국헌문란 목적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중형 선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검찰 출신의 한 법조계 관계자도 “내란 사건은 조직적·단계적 범죄의 성격이 강해 하위 책임이 인정된 상황에서 최고 책임만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한 전 국무총리에게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며 12·3 비상계엄이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중형이 예상되는 현 상황에 형벌의 경중보다는 판결의 ‘상징성’에 방점을 두고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형량 수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헌법 질서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라며 “권력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라 하더라도 헌법과 법률의 통제를 받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판결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형벌의 경중이 아니라, 위로부터의 권력 남용 시도를 헌정 체계 안에서 단죄하느냐에 있다”며 “판결문에 담길 법리적 판단과 위헌성 평가가 향후 헌정사에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3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직권을 남용해 군경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을 점거하게 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혐의를 받는다.
오는 19일에는 윤 전 대통령뿐 아니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내란 중요 가담자 7명에 대한 선고도 이뤄진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지귀연 재판부에 총 8차례에 걸쳐 변론 요지서 등을 제출하며 특검팀 주장과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진술을 반박했다. 이들은 헌법상 국가긴급권 행사를 들어 무죄 판결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오는 12일 시민사회단체인 참여연대는 서울중앙지방법원 동문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일주일을 앞두고 중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앞서 한 전 국무총리의 선고공판을 통해 비상계엄이 헌정 질서를 파괴한 내란임이 사법적으로 증명됐다”며 “이제 남은 것은 윤 전 대통령 등 핵심 피고인에게 합당한 중형을 선고함으로써 법치주의의 준엄함을 바로세우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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