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11일부터 4월 5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파편의 파편: 박치호·정광희’전을 연다. 남도 지역 중견 작가인 두 작가는 수묵의 전통을 현대적 조형 언어로 풀어내며 삶의 균열과 인간 존재에 대한 보편적 사유로 확장되는 지점을 짚는다.
전시는 완결과 성취를 요구하는 시대의 감각에서 한 걸음 물러나 불완전한 존재의 의미를 되묻는다. 삶을 ‘파편’에 빗대는 두 작가의 작업은 상처와 균열을 결핍이 아닌 형성의 과정으로 바라보게 한다.
박치호는 수묵의 번짐과 중첩을 통해 인간 내면의 흔적을 화면 위에 축적한다. 신체와 얼굴, 새의 형상 위에 쌓인 붓질은 시간이 남긴 상흔이자 존재를 증명하는 궤적이다. 그의 화면에서 파편은 부서진 잔해가 아니라 삶을 통과하며 남겨진 기억의 층위로 읽힌다.
정광희는 깨진 달항아리의 조각을 다시 엮어 새로운 형상을 만든다. 의도적으로 파편화된 도자는 설치 작업으로 재구성되며 상처 입은 존재가 스스로의 의미를 다시 세워가는 과정을 드러낸다. 균열이 만들어내는 조형적 긴장은 회복과 성찰의 가능성을 환기한다.
이번 전시는 ‘촉각 인형’과 사유에 집중하도록 돕는 ‘명상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이 오감을 통해 전시에 몰입하도록 했다. 파편을 매개로 한 사유는 개인의 기억과 경험 속으로 스며들며 각자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효율과 속도가 앞세워지는 디지털 시대에 두 작가의 파편은 우리에게 잠시 멈춰 설 시간을 건넨다”며 “이번 전시가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에 생긴 균열을 조용히 어루만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뉴스컬처 최진승 newsculture@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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