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수도권으로 이동할수록 계층 상승 가능성이 커지는 구조가 굳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지역 간 이동성 강화와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완화를 위한 해법으로 거점도시 중심 행정통합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주가 계층 이동의 핵심 통로로 작용하지만 이동 기회 자체가 부모 경제력에 좌우되면서 지역 격차가 계층 고착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이주가 계층 이동의 핵심 통로로 작용하지만 이동 기회 자체가 부모 경제력에 좌우되면서 지역 격차가 계층 고착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지역간 인구이동과 세대간 경제력 대물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세대간 소득 대물림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백분위 기울기(RRS)는 0.25로 추정됐다. 자산 기준 RRS는 0.38로 소득보다 높아 자산 대물림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정민수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장은 "지역 간 경제력 격차와 이동 비용이 결합되면서 계층 이동 사다리가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생지역과 거주지역이 맞물려 경제력 격차가 이어지는 구조가 강화되면서 이른바 '개천에서 용 난다'는 의미의 세대 간 이동성이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뜻이다.
특히 비수도권 출생 저소득층의 경우 권역 내 이동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지만 이러한 이동은 소득 개선 효과가 크지 않았다. 최근 세대에서 비수도권 부모소득 하위층 자녀가 여전히 하위 소득구간에 머무는 비율은 80%를 넘어 '가난의 대물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자녀의 평균 소득백분위는 부모보다 6.5%포인트(p) 상승한 반면, 이주하지 않은 자녀는 오히려 2.6%p 하락했다. 이주 그룹의 소득·자산 백분위 기울기도 비이주 그룹보다 낮았다.
문제는 이주 효과가 모든 계층에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모 자산이 하위 25%에 속한 자녀는 상위 25% 자녀보다 수도권 이주 확률이 43%p 낮아 이동 자체가 이미 경제력에 의해 제약되는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제력 격차 확대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1인당 본원소득 격차는 지난2005년 320만원에서 2023년 550만원으로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실질가격은 같은 기간 19.6% 상승한 반면 비수도권은 하락해 자산 격차 역시 벌어졌다.
연구진은 수도권 노동시장의 두터운 산업 구조와 다양한 일자리 환경이 이주에 따른 소득 상승 효과를 키운 반면, 비수도권은 거점도시 경쟁력 약화와 산업기반 축소로 이동의 경제적 이익이 제한된 점을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했다. 개인의 합리적 이동 선택이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으로 이어지며 지역 양극화와 사회통합 저해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팀장은 "비수도권의 산업기반과 일자리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거점도시 집중 투자가 긴요하다"며 "행정구역 통합 역시 거점도시의 위상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수도권 저소득층 학생이 서울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할 기회를 확대, 동시에 비수도권 거점대학이 소수의 분야라도 상위권 대학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거점도시 중심의 지역 성장은 이동성 강화와 세대 간 계층 대물림 완화의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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