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 렌탈의 덫...위약금에 우는 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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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 렌탈의 덫...위약금에 우는 소상공인

아주경제 2026-02-11 17:15: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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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오스크 사진연합뉴스
키오스크 [사진=연합뉴스]

최근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 된 무인화기가 위약금 폭탄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월 사용료가 낮아 초기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폐업으로 중도해지를 할 경우 큰 금액의 위약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어서다.

11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처리한 약관 분야 분쟁조정 사건 442건 중 렌탈 계약 관련 분쟁은 124건(28%)에 달했다. 분쟁조정 사건 10건 중 약 3건이 렌탈 관련 문제인 셈이다.

피해는 외식업계에 집중됐다. 렌탈 분쟁의 약 75%(93건)가 식당과 카페 등 외식업 분야에서 발생했다. 주된 분쟁 품목은 테이블오더 태블릿, 서빙 로봇, 키오스크 등 최근 급격히 보급된 무인화 기기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설치한 디지털 기기들이 도리어 사장님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핵심은 교묘하게 설계된 계약 조항에 있다. 업체들은 계약 당시 '무료 설치'나 '렌탈료 할인'을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중도 해지 시에는 이를 모두 '위약금' 항목으로 환수한다.

해지 위약금률은 최대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 렌탈료 15만 원 상당의 키오스크를 36개월 계약에 서명한 뒤 위약금을 물게 되면 잔여 임대료를 더해 수백만 원대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 1개 점포당 평균 폐업비용은 2420만원이다. 고물가가 고착화되고 있는 데다 철거비 상승과 디지털 기기 위약금까지 더해지면서 폐업도 돈이 없으면 못하는 상황이 됐다.

외식업계 종사자인 소상공인 A씨는 "대부분 소상공인들이 1년 안에 폐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36개월 렌탈 계약을 할 경우 위약금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조기 폐업을 제외하고 위약금 일정 부분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이 실현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 '스마트 기술 도입 현장 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기기 도입으로 인해 소상공인이 마주한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소상공인들은 경기 악화나 폐업 등으로 렌탈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부담이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중기부에 토로했다.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위약금은 상호 신뢰를 지켜주는 장치지만 명확한 설명과 합리적인 기준이 수반돼야 한다"며 "계약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해 불필요한 갈등이 줄어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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