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정부가 2년 만에 의과대학 정원 증원 재추진안을 발표하자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불만과 우려를 표하면서도 휴학·사직 등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증원 발표 이후에도 전공의·의대생 사이에서 집단행동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크게 나오지 않고 있다.
전날 정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 결과 2027∼2031년까지 5년간 비 서울권 의과대학 정원을 연평균 668명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전공의들의 반발과 집단 사직을 불러왔던 지난 2025학년도 증원 규모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의료계에서는 현장 목소리를 외면한 결정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전국전공의노동조합 등 전공의단체는 의대 총정원 막바지 검토 단계에서부터 증원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이들은 의대 증원의 근거가 된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의 미래 의사 추계 결과에 대해 "데이터가 부정확하고 추계 기간이 너무 짧았다"며 "의대 증원을 멈추고 추계 기간을 연장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A씨는 "회의록 공개 등 의대 증원 과정이 의료계가 요구한 최소한의 구색을 갖춰서 넘어가긴 했지만, 숫자가 이렇게 나와버리니 아무래도 불만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전공의들이 모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방에서도 "건강보험 재정이 터질 것", "계속적 증원은 불가능한데 이해가 안 간다", "교육이 가능한가" 등의 불만이 나왔다.
그러나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은 수련과 학업으로 바쁜 데다가, 지난 1년 반 동안 '투쟁에 끝까지 참여한 젊은 의사들만 손해를 봤다'는 인식 등이 퍼짐에 따라 집단행동을 촉구하는 내부 목소리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공의협의회와 의대생 단체는 증원 발표 이후에도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며 대응 수위를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전공의들이 복귀한 지 6개월 만에 다시 (병원을)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변은 모두 수련에 바쁘고 새롭게 집단행동을 하려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전공의 B씨도 "고연차들은 전문의 시험이 남아 있거나 시험이 막 끝나고 밀린 일을 처리하느라 바빠 정신이 없다"며 "위가 바쁘니 자연스레 저연차 전공의들도 업무가 많아져 모두 정신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전공의들은 "1년 6개월 나서봤자 도움 되는 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위에서 (투쟁을) 하든 말든", "개원의와 교수들은 가만히 앉아 말만 하는데 이번에도 전공의에게 떠넘기면 양심 없는 것"이라며 냉랭한 반응이었다.
한 의대생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제외하고는 주변에서 따로 (증원과 집단행동) 문제에 관해 얘기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며 "발표가 됐으니 관심도가 올라가기는 하겠지만, 이제는 학생들이 먼저 나서서 수업 거부나 휴학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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