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유럽 완성차 그룹 스텔란티스(Stellantis)가 삼성SDI와의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투자를 축소하는 스텔란티스의 전략 변화가 배터리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삼성SDI와 설립한 미국 배터리 합작사 ‘스타플러스 에너지(SPE)’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성명을 통해 “SPE의 미래에 대해 삼성과 협력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SDI 측은 블룸버그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SPE는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핵심 생산 거점이다.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위치한 1공장은 2024년 12월 운영을 시작했고, 인접한 2공장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두 공장의 합산 생산 규모는 67GWh로 투자액은 총 63억달러(약9조14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움직임은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사업 재조정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 사업에서 220억유로(약38조1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지출 비용이 발생했다고 6일 발표했다. 스텔란티스 안토니오 필로사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 전환 속도를 너무 낙관해 실제 수요와 괴리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및 친환경차 지원 정책 축소 영향으로 전기차 투자 속도를 늦추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스텔란티스는 지난 6일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인 넥스트스타에너지의 지분 49%를 정리하기로 했다. 해당 거래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의 지분을 100달러에 인수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을 예상하고 완성차 업체와 전략적 동맹을 맺었지만, 시장 상황이 급변하며 오히려 부담이 되는 분위기다. 이에 기업들은 ESS 배터리로 전략을 선회하며 각자도생에 나섰다.
스텔란티스의 배터리 합작법인 철수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SDI가 SPE를 독자 생산거점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PE 1공장은 현재 삼성SDI의 유일한 미국 생산 기지다.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공장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짓고 있다.
삼성SDI는 이미 전기차 배터리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SPE 공장 일부 라인을 ESS용 삼원계(NCA) 배터리로 전환해 양산을 시작했고, 올해 4분기에는 ESS용 LFP 배터리 신규 라인을 가동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올해 말까지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 능력을 연간 30GWh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0% 자회사가 될 넥스트스타에너지를 북미 ESS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ESS 배터리 생산능력을 2배 가까이 확대해 전 세계에서 60GWh, 특히 북미에서 50GWh 이상을 확보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사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26년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이사회’ 참석 전 취재진과 만나 “북미 지역에 투자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 자산을 적극 활용해 최근 급증하는 ESS 수요를 흡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