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한화가 미국 현지 인력 채용을 시작으로 항공엔진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북미 거점을 축으로 엔진 정비 데이터와 운영 역량을 축적해 향후 독자 엔진 개발까지 이어지는 중장기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 한화에비에이션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계열사 한화에어로테크닉스의 인사 담당자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직무는 현지 MRO 운영 조직과 글로벌 인사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로 사업 본격 가동을 염두에 둔 조직 정비 단계라는 해석이 나온다.
항공엔진 산업은 제작보다 운용 이후 발생하는 정비·부품 교체 시장에서 더 큰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엔진은 수십 년간 운용되며 반복 정비가 필수이기 때문에 MRO 역량 자체가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한화가 지난해 미국 내 전문 시설을 인수하고 한화에어로테크닉스를 신설한 것도 시장 진입을 위한 기반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화에어로테크닉스는 미 연방항공청(FAA) 인증을 보유한 정비 시설로, 글로벌 상업용 항공기에서 사용 비중이 높은 CFM56·CF6-80·LEAP 엔진 계열 정비를 중점 수행한다. 업계에서는 이 거점이 향후 북미 사업 확장의 교두보 역할을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독자 엔진 개발을 위한 데이터 축적 전략과도 맞물린다. 실제 운용 환경에서 확보되는 정비 이력과 성능 정보는 향후 자체 엔진 설계에 필요한 핵심 기술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화에어로는 2030년대 중후반까지 KF-21 전투기 엔진급인 약 1만5000파운드 추력 수준의 엔진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투기용 항공엔진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세계 7개국 반열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자주 국방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2029년 약 150조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되는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 구축 움직임을 단순 인력 채용이 아닌 중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MRO 거점 확보와 운용 데이터 축적을 거쳐 향후 독자 엔진 개발로 이어지는 단계적 사업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 한화에비에이션의 MRO 사업은 민수 항공엔진 중심”이라며 “다만 한화에어로가 군용 항공엔진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엔진 개발 역량을 확보하면 민수·선박용 등 다양한 분야로 기술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영역을 선제적으로 넓히는 전략은 향후 국산 첨단 항공엔진 개발과 연계될 경우 MRO 운영 데이터와 설계 기술이 결합된 시너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