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의혹을 받는 무소속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구속 기로에 섰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9일 정치자금법 위반 및 배임수증재 등의 혐의를 받는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했다. 경찰이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한 지 나흘 만이다.
현역 의원인 강 의원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10일 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검찰에 송부하면서 설 연휴 직후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선우 체포동의안 설 연휴 이후 표결 전망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1월 용산 한 호텔에서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강 의원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김 전 시의원을 서울 강서구의 시의원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해 단수공천을 받게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시의원은 혐의를 인정했으나 강 의원은 '쇼핑백을 받았지만, 금품인 줄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고 검찰이 9일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구속 기로에 서게 됐다.
김 전 시의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1일 혹은 12일 열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 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이 있다.
따라서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한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10일 검찰에 체포동의요구서를 송부했다. 검찰이 이를 법무부에 보내면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로 이송된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은 체포동의요구서를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이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본회의를 열어 무기명 표결에 부쳐야 한다.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 있을 경우 체포동의안이 가결된다.
체포동의안이 통과될지도 예단할 수 없지만 통과돼도 영장심사는 설 연휴가 지난 이달 중하순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22대 국회 들어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의원은 이번이 4번째다. 앞서 국민의힘 권성동, 추경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 등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바 있다.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은 권 의원과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혐의의 추 의원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뇌물 수수와 총선 경선 여론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강선우, 與의원들에 친전 "1억, 제 정치 생명 걸 가치 없다…숨지 않을 것"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둔 강 의원은 10일 원 소속 정당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숨거나 피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친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강 의원은 "이런 일로 의원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이고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변명처럼 보일까 걱정되지만, 적어도 선배·동료 의원님들께는 일의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일 것 같아 서신을 올린다"며 "또한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다른 점들도 말씀 올리고 바로잡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1억원은 제 정치 생명을, 제 인생을 걸 만한 어떤 가치도 없다. 저는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정치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라며 "'발달장애가 있는 내 새끼보다 하루라도 더 오래 살아야지'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했다.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날 의례적인 선물로 받은 쇼핑백은 저 혼자 있는 집의 창고방에 받은 그대로 보관됐다. 제가 평소 물건을 두고서 잊어버리는 무심한 습관에 그 선물도 잊혀졌다"며 "보좌관을 통해 김경에게 1억원을 반환하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제가 직접 김경을 만나 1억원을 반환했다"고 해명했다.
공천헌금으로 전세 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22년 3월 10일 시아버님께서 돌아가셨고, 저와 변호사인 남편 앞으로 제법 많은 부의금이 들어와 그것으로 전세금을 충당했을 뿐"이라고 했다.
쪼개기 후원 의혹과 관련해서는 "2022년 10월경 후원계좌에 5백만원씩의 고액이 몰려 보좌진을 통해 확인해 보니 후원자들이 김경의 추천으로 후원하게 됐다고 했다"며 "합계 8200만원을 모두 반환했다"고 했다. 이어 "2023년 12월경에도 그와 같은 일이 있어서 5000만원을 모두 반환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억울하다고 말씀드리지 않겠다. 더 조심했어야 했고, 더 엄격했어야 했다"며 "그 감각이 무뎌진 것, 그 경계가 느슨했던 것, 오롯이 제가 짊어져야 할 몫이고 책임이다. 숨거나 피하지 않고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13건 비위 의혹 김병기…경찰 피의자 신분 소환 통보
경찰은 각종 비위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해 피의자 소환을 통보했다. 수사에 착수한 지 약 한 달 반 만에 소환 통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9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원에 대해) 소환을 통보했고 날짜를 조율 중"이라며 "제기된 의혹이 많아 여러 차례 불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포함해 차남의 숭실대 특혜 편입, 배우자의 동작구 업무추진비 유용 등 13가지에 달하는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경찰은 이미 관련 고발 사건들을 병합해 수사 중이며, 김 의원 의혹들과 관련해 다수의 피의자·참고인 조사와 자료 확보를 상당 부분 진행했다.
구체적인 날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박 청장이 "속도감 있게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한 점을 감안하면 설 이전 조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김 의원이 각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만큼 그간 주변 인물 조사와 물증 확보를 통해 사실관계를 상당 부분 정리한 뒤 본인 조사에 나서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 건이 많고 사안이 복합적이어서 순차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찰은 수사 착수 이후 김 의원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사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며 진술을 확보해왔다. 전날에는 김 의원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김 의원 측 변호인 입회 하에 PC 등 전자기기에 대한 포렌식 선별 작업도 진행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김 의원의 자택과 지역구 사무실,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등을 통해 PC, 휴대전화 등 압수수색물을 확보한 바 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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