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소득·자산 대물림 심화…"1980년대생, 계층 이동 더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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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소득·자산 대물림 심화…"1980년대생, 계층 이동 더 어려워졌다"

폴리뉴스 2026-02-11 15:20:31 신고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현상이 최근 세대에서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한국은행. 

부모의 소득과 자산이 자녀 세대로 이전되는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현상이 최근 들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간 격차와 낮아진 이동성이 계층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 지역 간 인구 이동과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정도는 최근 세대로 갈수록 뚜렷하게 강화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부모와 자녀의 소득 순위를 비교해 대물림 정도를 측정하는 소득백분위 기울기(RRS)를 0.25로 추정했다. 이는 부모의 소득 순위가 10계단 오를 경우 자녀의 소득 순위도 평균 2.5계단 상승한다는 의미다.

자산의 경우 대물림 강도는 더욱 컸다. 자산 기준 RRS는 0.38로, 소득보다 자산이 훨씬 강하게 세습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세대별로 보면 격차는 더 분명하다. 1970년대생 자녀의 소득·자산 RRS는 각각 0.11, 0.28이었지만, 1980년대생 자녀는 0.32, 0.42로 크게 높아졌다. 최근 세대일수록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삶을 좌우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자녀의 거주지역 이동이 세대 간 대물림을 완화하는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부모 지역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자녀의 평균 소득 순위는 부모보다 6.5%포인트 상승한 반면, 이주하지 않은 자녀는 오히려 2.6%포인트 하락했다.

이주 집단의 소득·자산 RRS는 각각 0.13, 0.26으로, 비이주 집단(0.33, 0.46)보다 현저히 낮아 이동성이 계층 고착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출생 지역에 따라 크게 달랐다. 수도권 출생자는 수도권 내 이동만으로도 계층 상승이 가능했지만, 비수도권 출생자의 경우 수도권으로 이동해야 경제력 개선 폭이 컸다. 반면 비수도권 내 시·도 이동의 효과는 과거보다 크게 약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비수도권 대학 경쟁력 약화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가 저소득층 자녀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부모 자산이 하위 25%인 자녀는 상위 25% 자녀보다 수도권으로 이주할 확률이 43%포인트 낮았다.

비수도권 출생·비이주 자녀 가운데 부모 소득이 하위 50%인 경우, 자녀 역시 하위 50%에 머무는 비율은 최근 세대에서 80%를 넘어섰다. 상위 25%로 올라선 비율은 4%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사회 전체로는 수도권 집중, 지역 양극화, 사회 통합 약화, 나아가 초저출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 완화를 위해 이동성을 높이는 정책과 지역 자체의 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비수도권 저소득층 학생의 기회 확대를 위해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을 검토하고, 비수도권 거점대학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교육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산업과 일자리 확충을 위해 거점도시 중심의 집중 투자, 행정구역 통합 및 광역권 거버넌스 개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거점도시 중심의 성장은 비수도권 내 이동성을 높이고 세대 간 경제력 대물림을 완화하는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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