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진(002320)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LA) 풀필먼트 인프라를 3차 확장하며, K-뷰티의 북미 진출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물류 거점 확대가 아니라,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글로벌 유통 구조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한진은 지난해 5월 가동을 시작한 LA 2호 풀필먼트 센터의 면적을 기존 대비 약 2배로 확대했다. 이번 확장으로 2호 센터는 9500㎡ 규모를 확보했고, LA 지역 내 총 운영 면적은 2만㎡를 넘어섰다. 국제 규격 축구장 3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는 2022년 1호 센터 개설 이후 이어진 단계적 확장의 연장선이다. 한진은 북미 내 K-뷰티 수요 급증을 기회로 보고, 현지 풀필먼트 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왔다.
이번 확장의 배경에는 데이터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5년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5.1% 증가한 약 22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K-뷰티 열풍이 미국 현지 유통 채널로 직결되고 있다는 의미다.
K-뷰티 브랜드의 북미 진출 방식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미국으로 직배송하는 단순 크로스보더 구조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현지 풀필먼트를 통한 재고 분산·배송 속도 경쟁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아마존, 월마트 등 현지 유통 플랫폼과의 연계가 확대되면서 '현지 물류 거점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됐다.
한진 LA 2호 풀필먼트센터 전경. ⓒ 한진
한진의 LA 확장은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B2B·B2C 물류를 통합 지원하고, 포워딩부터 유통 채널 연계까지 묶어 제공하는 구조를 통해 브랜드의 미국 현지 안착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한진은 물리적 면적 확대에 그치지 않았다. 한진은 물류 로봇 로커스(Locus) 기반 자동 피킹 시스템과 자체 개발 패킹 키오스크를 도입해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높였다. 로봇과 작업자의 협업 체계를 통해 오배송률을 낮추고, 피크 시즌 물량 변동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이는 K-뷰티 제품 특성상 SKU(Stock Keeping Unit)가 다양하고 소형 패키지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한 설계다. 빠른 회전율과 정확한 재고관리가 브랜드 신뢰도와 직결되는 만큼, 운영 효율성은 곧 경쟁력이다.
한진은 스스로를 '통합 물류 파트너'로 규정한다. 단순 보관·배송이 아닌, 글로벌 유통망과 연계된 원스톱 솔루션 제공을 통해 브랜드의 해외 진출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노린다.
한진의 글로벌 전략은 미국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K-뷰티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했다. 이는 미국 시장 포화 가능성과 규제 리스크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내 통관 규제 강화와 현지 인증 요건 강화 움직임은 국내 브랜드들에게 부담 요소다. 유럽 거점 확보는 이런 불확실성을 분산하는 동시에 K-뷰티의 글로벌 확장 경로를 다변화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한진의 행보는 단순한 해외 창고 확대가 아니다.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의 유통 구조에서 물류가 전략적 자산으로 격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물류는 비용절감 수단으로 인식됐지만, 현재는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특히 화장품과 같은 트렌드 소비재는 배송 속도와 재고 안정성이 매출에 직결된다.
한진은 LA 6000평 인프라 확보를 통해 K-뷰티 북미 공략의 전초기지를 공고히 했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K-뷰티 성장세가 유지되는지, 현지 경쟁 물류 기업들과의 차별화가 얼마나 가능할지가 향후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K-뷰티가 글로벌시장에서 확장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물류 인프라 역시 함께 성장해야 한다. 한진의 LA 3차 확장은 단순한 면적 확대가 아니라,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 유통 구조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투자다.
북미와 유럽을 잇는 이중 거점 체제가 안착할 경우 한진은 단순 운송 기업을 넘어 'K-브랜드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확장은 K-뷰티의 성공이 물류 산업 지형까지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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