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월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에서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021년 170억원에서 2025년 상반기 기준 2603억원으로 약 15.3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피해 건수도 912건에서 6367건으로 급증했다.
보이스피싱에 악용된 지급 정지된 사례도 늘어났다. 같은 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6대 은행에서 보이스피싱에 악용돼 지급 정지된 계좌는 3만2409건으로 2023년(2만7652건)과 비교해 17% 증가했다.
이러한 보이스피싱의 대부분 피해자는 고령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이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자 1만2339명 중 30.8%인 3800명이 6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특히 60대 여성의 피해건수는 1917건으로, 2024년 상반기 대비 2배 이상 불어났다.
또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도 큰 상황이다. 금감원이 분석한 2024년 하반기 보이스피싱 피해액 현황에서, 2억원 이상 고액 피해자의 약 80%가 여성으로 조사됐다. 이중 절반이 60대 여성이었다.
이를 두고 은행권 한 관계자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보이스피싱 피해액수가 크고,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평생 모은 노후자금이거나 사망한 배우자의 보험금이거나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 강남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운영해온 A씨가 70대인 B씨를 속여 수억원대 대출과 계좌 인출을 반복했다는 고소장이 경찰에 접수되는 등 ‘비대면 인증’을 악용하고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일명 ‘가스라이팅’을 통한 사기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본지가 파악한 고소장에서 B씨는 A씨가 25년 전부터 ‘이모’라는 호칭을 사용하며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지만, A씨가 이를 악용해 과거 4000만원을 빌려간 후 3200만원만 갚고 현재도 800만원이 미상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복제폰까지 제작해 신용카드를 무단으로 발급하거나 은행에서 무단으로 인출해 총 피해액이 수천만원에 달한다는 것이 B씨 측 입장이다.
특히 A씨가 B씨 명의로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을 새로 등록하고 OTP까지 설정해 계좌 이체를 반복했다는 주장도 고소장에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씨는 B씨 측 주장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경찰도 최근 카드 발급 절차의 적법성, 통신 기록, OTP 발급 및 사용 내역, 자금 사용처 등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보이스피싱에서 가스라이팅형 범죄로 넘어가는 것은 심각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고령층을 대상으로하는 범죄 양상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금융 취약 계층을 위한 다양한 교육 등 관련 법, 제도 정비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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