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찾습니다⋯” 처분 절차 막힌 유가족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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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을 찾습니다⋯” 처분 절차 막힌 유가족 분통

일요시사 2026-02-11 14:32: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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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행정 절차에서 요구하는 각종 증빙서류는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장치지만, 특수한 상황에선 제도 적용의 사각지대를 드러내기도 한다. 가족의 죽음을 애도할 틈도 없이, 사라진 차량 탓에 행정적 부담을 안게 된 한 유가족의 사연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9일 <일요시사>엔 부친 사망 이후 차량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경북 경주에 거주 중인 제보자 A(30)씨는 “아버지가 타고 다니시던 차량을 찾지도, 말소하지도 못하고 있어 막막하다”며 심경을 밝혔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탑차를 몰고 용역 일을 하던 A씨 부친은 지난 2일 경북 영덕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까지는 충북 제천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지낸 것으로 파악됐으며, A씨는 업주로부터 “지난해 12월6일께 ‘타 지방에서 돈 좀 벌어오겠다’며 인사한 뒤 차에 짐을 채워 떠났다”는 증언을 들었다.

A씨는 “약 6년 전 가족과 연락을 끊고 집을 떠나, 제천에 살았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게 됐다”며 “지난주 장래 도중 차량을 찾기 위해 경북에서부터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까지 돌며 하루 만에 1200km가량을 운전했다”고 말했다.

유품 정리 목적도 있었지만, 부모 공동명의 차량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실물 확인이 되지 않아 행정 절차가 막히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나섰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그는 “아버지가 발견된 장소 반경 50km 내외의 모든 숙박업소와 인근 주차장을 확인했고, 제천역과 제천터미널도 돌아봤지만 차를 찾지 못했다”며 “경찰에 도난 신고 문의도 했으나, 최근까지 운행된 데다 소지품에서 차량 열쇠도 발견돼 도난으로 보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경찰로부터 인근 CCTV 확인 결과 영덕 일대에서 아버지 차량의 진·출입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말도 들었다”며 “차가 다른 곳에서 사고를 내거나 범죄에 이용되는 등 추가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11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밝혀진 내용만으로는 도난인지, 차주가 차량을 매도했는지, 혹은 단순히 어딘가에 주차해둔 건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난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차량 수배 등 협조는 가능하다”며 “또 당사자가 부친 사망 관련 정보공개를 신청하면 의견서 등에 차량 수색 이력 등이 일부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량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한, 보험료 등 부담이 유가족에게 전가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A씨가 문의한 바에 따르면, 차량등록사업소 측은 부친이 사망하더라도 공동명의자인 모친의 책임은 남아 상속 절차와 별개로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또 말소·이전·폐차 등 처리는 차량 실물이 확인돼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제시된 해결 방안으로는 ▲차량을 찾을 때까지 보험료 납부 ▲책임보험 미가입 상태가 3년간 지속될 경우 직권말소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정도였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과태료 체납 발생 시 계좌 거래중지나 재산 압류가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직권말소가 이뤄질 경우 행정상 차량을 ‘소멸’ 처리하는 셈이 된다. 이후 차량이 발견되거나 제3자가 권리를 주장할 경우, 말소 처분이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행정기관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A씨는 “담당자는 이런 사례가 없다고만 했다. 잘못한 게 아닌데 기한 없이 보험료를 내야 하고, 재산이 압류돼야만 문제가 풀린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어머니 건강도 좋지 않아 당장 생활비도 빠듯한데 이를 감당하려니 막막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차를 찾아야 상속 등 후속 절차를 밟을 수 있는데 모두 막힌 상황”이라며 “운행도 하지 않는데 매년 100만원이 넘는 자동차보험료를 누가 내고 싶어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차량 찾기를 사실상 반쯤 포기한 상태로, 행정적 문제만이라도 정리될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또 저 같은 억울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도 보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A씨는 해당 사연을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 게시판 등에 ‘차량을 찾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려 제보를 요청했으며, 국민신문고에도 민원을 접수했다.

보험업계에선 이번 사안의 경우 우선 차량등록사업소에 ‘운행 정지’를 신청해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운행 정지 차량으로 등록되면 무단 운행 시 단속 대상이 돼 명의자가 사건에 불필요하게 연루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고, 향후 위치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A씨는 차량 직권말소를 검토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자동차관리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차량 멸실이나 도난 등 일정 요건이 충족될 경우, 말소 등록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이번 건은 도난으로 공식 접수된 사안이 아닌 만큼, 관할 관청의 판단에 따라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일각에선 운행 정지 신청 등을 근거로 보험사에 책임보험료 감면이나 납부 유예 등 계약 조정을 문의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이 역시 법적으로 보장된 제도는 아니기 때문에 내부 기준에 따라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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