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이 저희 관제의 핵심이자 시작점입니다"
수원에 위치한 에스원 관제센터 이곳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중앙 벽면을 가득 채운 큐브형 대형 모니터였다. 화면에는 출동 차량의 위치와 이동 수단, 출동 유형, 지역별 날씨, 지사별 출동 현황이 아이콘으로 표시돼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중앙을 기점으로 양쪽 측면에는 실시간 뉴스가 상시 송출되고 있다. 재난·사고 속보가 발생하면 관제가 먼저 이를 인지해 고객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센터 상황은 크게 3분단으로 나뉘어 있다. 인천·경기·제주를 관할하는 경원탁, 서울 강남·강북 및 경기 일부를 관할하는 중앙 지역 탁, 영상 전담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우측 탁으로 구성된다. 우측 한켠에 실시간 모니터링 화면에는 출동 요원의 바디캠 영상이 송출되고 있었다. 현장 요원이 ATM 자동화 기기 장애를 조치하는 장면이었다. 경찰의 바디캠 역할과 같이 출동 요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AI가 초상권 침해 가능성을 인식해 화면 속 일반인의 얼굴과 신체는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됐다.
1977년 국내 최초 경비회사로 시작한 에스원은 관제와 출동을 중심으로 보안 체계를 고도화해왔다. 현재 관제센터는 수원과 대구 두 곳, 관제사 140명이 근무 중이다. 24시간 3조 2교대로 운영 중이다. 두 센터는 듀얼 백업 시스템으로 운영돼 한쪽 관제 기능이 갑작스럽게 중단되더라도 다른 센터가 즉시 상황을 이어받도록 설계됐다. 실제로 코로나19 당시 대구 센터가 폐쇄됐을 때, 수원 센터에서 대구 상황을 대신 맡아 차질없이 관제 기능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관제센터에는 월평균 250만여 건의 관제 신호가 쏟아진다. 이 중 약 78%는 관제 시스템 스스로 실제 상황 발생 여부를 판단해 자동 처리한다. 시스템이 1차적으로 신호를 선별하고, 숙련된 관제사가 실제 위급 상황에 집중하고 최종 판단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스템의 핵심은 인공지능(AI) 기술이다. 에스원의 45년 관제 데이터 노하우가 압축돼 있다. 그동안 쌓인 수십억 건의 관제 이력과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관제 시스템에 적용해, AI 기반 관제 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에스원 관제 시스템의 핵심은 '지능형 영상감시 시스템(SVMS)'이다. SVMS에 관제사의 판별 능력이 내장돼 있다. 일례로 일정 데시벨 이상의 고성이나 비명, 비정상적인 행동 패턴이 감지되면 AI가 이를 '이상 신호'로 분류해 영상에 자동으로 표시된다. 관제사는 이를 확인하고 경고 방송을 하거나 필요 시 출동을 지시한다.
적용 분야도 다양하다. 학교에서는 폭력과 침입을, 산업현장에서는 안전모 미착용이나 연기·불꽃을 쉬지 않고 감시하며, 이상이 감지되면 즉시 알림을 띄운다. 침입, 배회, 도난, 화재, 난동, 산업안전 등 총 17종의 지능형 알고리즘이 적용돼 있다. 내부 품질 시험 기준 인식률은 99% 이상이고, 일부 알고리즘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인증을 받았다고 에스원 측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여기에 AI 에이전트가 결합됐다. 관제사가 "2층 로비 카메라를 보여줘"라고 말하면 해당 영상을 찾아 분석 결과를 띄워주고, 화재 징후가 포착될 경우 에이전트가 "119에 신고하세요"라는 행동 지침까지 안내한다. 특정 조건의 인물을 검색하거나, 일정 시간대 발생한 이벤트를 요약해 보여주는 기능도 있다. 별도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웹 브라우저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최근의 무인 경제 시대에선 이러한 구조가 더욱 중요해졌다. 에스원은 2022년 무인매장 전용 솔루션 '안심24'를 출시했고, 2023년에는 AI 기능을 강화한 '안심24 플러스'를 선보였다. 이는 지능형 CCTV와 원격 경고방송, 긴급출동, 현금보관함 감시, 정전 모니터링을 하나로 통합한 서비스다. AI가 이상 행동을 먼저 포착하면 관제센터가 즉시 경고 방송을 송출하고, 상황이 지속되면 출동요원이 현장에 도착한다. 무인매장뿐 아니라 스터디카페, 체육시설, 창고 등 다양한 무인 시설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에스원은 단순 감시를 넘어 AI가 상황을 인식하고, 매뉴얼에 따라 행동까지 수행하는 '피지컬 AI'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김정일 수원 보안관제센터 상황팀장은 "글로벌 보안 트렌드를 보면, 피지컬 AI 쪽으로 가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면서 "현재는 AI가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에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그 다음 목표는 정확한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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