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오션, KDDX 평가 기준 받았다…경쟁입찰 ‘필승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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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한화오션, KDDX 평가 기준 받았다…경쟁입찰 ‘필승 각오’

투데이신문 2026-02-11 13:33: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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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정기선 회장(오른쪽)과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왼쪽)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뉴시스]
HD현대 정기선 회장(오른쪽)과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왼쪽)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방위사업청이 11일 KDDX 사업 예비설명회를 개최하고 ▲3월 본 사업설명회, 입찰공고 ▲5월 제안서 접수·평가 ▲6월 협상 및 실행계획서 작성 ▲7월 계약 체결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공식화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7월 최종 계약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도 “향후 이슈에 따라 일정 변동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경쟁입찰에 참여하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방사청의 로드맵에 따라 입찰을 착실히 준비할 방침이다. 본지에서 확인한 결과, HD현대는 예비설명회 이전 방사청으로부터 KDDX 입찰 평가 기준을 전달받고 관련 의견도 한차례 제출했다. 한화오션은 보안상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방사청이 HD현대 측에만 평가 기준을 전달했을 가능성은 낮다. 

KDDX는 오는 2030년까지 약 7조8000억원을 투입해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해군의 전력 증강 사업이다. 2023년 12월 기본설계를 마친 뒤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단계로 넘어갈 예정이었으나, 법적 분쟁으로 2년 이상 일정이 지연됐다. 

함정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맡았고,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다. 통상적으로 기술 연속성을 위해 기본설계 수행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한화오션이 제동을 걸었다. HD현대중공업의 과거 군사기밀 관련 사고를 문제 삼으며 경쟁입찰을 주장한 것. 사업은 장기간 표류했다. 결국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경쟁입찰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했다. 두 조선사 가운데 한 곳이 사실상 KDDX에서 퇴출되는 것이다.

HD현대로선 답답한 상황이다. 관례에 따라 수의계약을 예상하고 협력사와 함께 준비를 마쳤던 터라 안타까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이 내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30일 소식지를 통해 “KDDX 사업 입찰 과정에서 방위사업청의 불공정한 평가와 납득할 수 없는 행정 처분 연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해외 방산 사업 경쟁력 약화, 장기적인 수주 감소는 물론 조선산업 생태계 붕괴와 지역경제 침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 구축함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KDDX 사업은 단발성 함정 건조를 넘어 향후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비롯한 해외 방산 사업 진출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발판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여기에 HD현대는 기본설계를 3년 이상 진행하며 노력을 기울였으니 다음 단계를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고, 한화오션은 이지스 구축함 건조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물러서기가 어렵다. 

특히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이 설계한 ‘한국형 록히드마틴’ 전략의 핵심이다. 그룹 방산 사업 재편을 통한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완성한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아 후방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KDDX 사업에 적극 뛰어든 것도 수중함을 넘어 수상함까지 본격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통적으로 HD현대는 수상함, 한화오션은 수중함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때문에 해외 특수선 수주를 공동 추진하는 ‘K-조선 원팀’ 구성에서도 각자의 경쟁력을 살려 HD현대는 수상함, 한화오션은 수중함 수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과거 호주 수주 실패를 거울삼은 것으로 평가된다. 양사는 2024년 10조원 규모의 호주 호위함 수주전에 뛰어들었다가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경쟁국이었던 일본·독일과 달리 팀전이 아닌 개인전으로 대응했다는 점이 패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당시 국내에서는 KDDX 사업을 두고 양사가 날선 신경전을 벌이던 시기였다. ‘재계 절친’으로 알려진 HD현대 정기선 회장과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야 신경전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 

한화오션이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사진=한화오션]

업계에서는 양사의 경쟁 우위를 쉽게 판단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HD현대는 KDDX 기본설계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기본설계를 수행하며 함정의 제원·성능, 탑재 무기 체계, 장비 배치, 체계 간 연동, 운용 개념 등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향후 상세설계 과정에서도 사업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2007년도 7600t급 이지스 구축함, 2024년 8200t급 이지스 구축함 등을 건조하며 축적한 역량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KDDX 개념설계를 수행하며 초기 설계 방향에 깊이 관여했고, 이후에도 상세설계 경쟁입찰에 대비하며 기술을 준비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와 기술 경쟁력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강조한다. 한화오션 역시 국내 최초의 국산 구축함 KDX-Ⅰ의 기본설계부터 건조까지 진행한 바가 있고, 장보고-Ⅲ 잠수함 사업을 비롯한 고난도 특수선·잠수함 건조 과정에서 기술 역량을 축적했다. 

전북대학교 첨단방산학과 장원준 교수는 “기본설계를 진행한 HD현대가 기술이나 연계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면서도 “HD현대는 보안 감점 리스크를, 한화오션은 기술 연속성 리스크를 안고 있어 서로의 유불리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결국 철저히 준비한 기업이 사업을 쟁취할 수 있다는 평가다. 장 교수는 “기술·가격 등 평가 기준이 다양한 만큼 양사의 경쟁은 미세한 차이로 결정될 것”이라며 “누가 약점을 잘 보완하고 강점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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