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44% 급증…반도체가 끌고, 산업 양극화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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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44% 급증…반도체가 끌고, 산업 양극화가 드러났다"

폴리뉴스 2026-02-11 13:27:24 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달 초순(1~10일) 수출 지표는 한국 무역 구조의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단기 수치만 놓고 보면 '급반등'에 가깝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반도체 중심의 편중 심화와 산업별 온도차가 동시에 드러난다.

관세청에 따르면 1~10일 수출액은 21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4%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액도 28억5천만 달러로 34.8% 늘었다. 올해 조업일수가 7.5일로 지난해보다 0.5일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단순 기저효과 이상의 강한 반등 흐름이다.

이번 급증세의 핵심 동력은 단연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은 137.6% 증가하며 사실상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1.5%로 12.3%포인트 확대됐다. 수출 3달러 중 1달러가 반도체에서 나오는 구조다. 인공지능(AI) 수요 확산과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단가 회복이 맞물리면서 한국 수출이 다시 '반도체 사이클'에 크게 의존하는 양상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 외에도 석유제품(40.1%), 무선통신기기(27.9%)가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승용차는 2.6% 감소했고, 선박은 29.0% 줄었다. 자동차와 조선은 한국의 전통적인 주력 산업이라는 점에서, 반도체를 제외하면 업종별 회복 속도가 균일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특히 선박 수출 감소는 대형 프로젝트 인도 일정에 따른 변동성 영향이 크지만, 단기 지표상으로는 수출 구조의 쏠림을 더욱 부각시킨다.

지역별로는 중국(54.1%), 미국(38.5%), 베트남(38.1%), 유럽연합(12.2%), 대만(101.4%) 등 주요 시장에서 모두 증가했다. 특히 대만은 101.4% 급증하며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미국의 경우 일평균 기준으로도 29.3% 증가해 단순 물량 효과를 넘어 실질적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중국·대만·베트남 등 아시아 반도체 공급망과 미국 시장이 동시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IT 사이클 반등과 맞물린 흐름으로 해석된다.

수입은 207억 달러로 21.1% 증가했다. 반도체(32.2%)와 반도체 제조장비(69.1%) 수입이 크게 늘어난 점은 국내 반도체 생산 확대와 설비 투자 재개를 시사한다. 반면 원유(-19.7%)와 가스(-2.2%)가 줄면서 에너지 수입액은 11.9%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안정과 수입 단가 하락이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한 셈이다. 국가별로는 중국(65.5%), 유럽연합(39.4%), 미국(4.0%), 일본(0.5%)에서 증가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30.3%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무역수지는 6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214억 달러, 수입이 207억 달러로 수출이 수입을 웃돌았다. 반도체 수출 급증과 에너지 수입 감소가 동시에 작용한 구조다.

이번 수치는 한국 무역이 '양적 회복'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그러나 동시에 수출의 31.5%를 반도체가 차지하는 구조는 산업 다변화 과제가 여전히 진행형임을 말해준다. 반도체 업황이 꺾일 경우 전체 수출이 다시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단기적으로는 AI 수요와 메모리 가격 회복이 긍정적이지만, 자동차·선박 등 여타 주력 산업의 회복 속도, 글로벌 경기 흐름, 미국·중국 간 통상 환경이 향후 지표의 지속성을 좌우할 변수로 남는다.

결국 이번 '44.4% 증가'라는 숫자는 단순한 반등을 넘어, 한국 경제가 다시 한 번 반도체 중심 성장 궤도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호황의 출발점이 될지, 또 다른 쏠림의 심화가 될지는 향후 몇 달간의 업종별 확산 여부가 가를 전망이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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