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위험지역 배치 금지 위반해 투입"…도·노조 "재난업무 기피 우려, 시스템 개선해야"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지난해 3월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산불로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당시 안전관리 책임자였던 경남도청 공무원 3명을 검찰에 송치하자 경남도와 노조가 형사 책임이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경남경찰청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경남도청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 지상진화반' 소속 감독과 반장, 실무자 등 공무원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다른 실무자 1명도 입건해 조사해왔으나 사고 직전 업무 지원 형태로 근무한 것으로 파악돼 불송치했다.
송치된 피의자들은 지난해 3월 산청군 시천면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과정에서 안전교육이나 장비 점검 없이 창녕군 소속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들을 투입해 사망 4명, 부상 5명 등 9명의 사상 사고를 유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피해자들은 진화 작업 중 산 중턱에서 불길에 고립돼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강풍 예상 기상정보에 따라 산불 확산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했음에도 산불 조기 진화를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피해자들 안전조치를 간과한 채 투입을 강행했다고 판단했다.
경남도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 운영 매뉴얼에 따르면 안전관리 책임자들은 진화대원 위험지역 배치를 금지하고 원활한 통신망 구축, 안전교육 실시·안전장구 구비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고 후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부상자와 타 시도 진화대원 등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산불 진화 관련 자료 분석과 사고 과정 재구성 등을 거쳐 당시 피의자들이 이 같은 사항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산불 확산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하고도 위험지역 배치 금지라는 규정을 위반한 채 산불진화대원들을 투입해 형사 책임이 있다고 봤다"며 "지휘 책임자들은 반드시 진화 인력 안전성을 사전 점검하고 열악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남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재난상황 대응에 따른 결과적 책임을 물어 공무원을 처벌한다면 산불 업무 기피와 대응 위축이 우려된다"며 "산불진화업무는 재난 활동으로 형사적 처벌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도 입장문을 내고 "이런 식의 책임 지우기는 향후 공직사회 재난 업무를 기피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특별한 잘못이 없는 공무원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이런 희생이 반복되지 않게 제도와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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