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며 그룹 실적에 이바지했지만 고민을 안고 있다. 지주 소속 자회사로서 일반 증권사에 비해 제약이 뒤따라서다.
은행이 핵심 자회사로 있는 증권사들이라면 갖고 있을 고충이다. 금융지주는 별도로 당국으로부터 규제를 받기 때문에 소속 증권사들이 투자나 운용 성향이 보수적인 편이다.
지주 호실적에 일조한 증권 자회사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지난해 지주에 힘을 싣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뒤에는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든든하게 받쳐줬다.
신한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익으로 3816억원을 달성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3%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KB증권은 당기순이익이 15.1% 증가한 6739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수익은 지주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두 증권사를 각각 둔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익이 5조원 안팎인 4조9716억원, 5조8430억원이었다.
iM금융그룹 자회사인 iM증권도 지난해 흑자전환하면서 지주에 힘을 보탰다. iM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익으로 730억원을 기록했다. iM금융은 전년 대비 106.6% 증가한 4439억원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금융지주 소속이기에 더 엄격한 규제 받아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지주에 든든한 자회사지만 지주 소속이 아닌 증권사들과 비교하면 내심 실적에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특성상 일반 증권사와 덩치는 비슷하지만 벌어들이는 순익에서 차이가 나서다.
은행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금융지주는 당국으로부터 위험가중자산(RWA) 규제를 받는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들이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12%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는데 CET1 비율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눠서 산출된다.
은행지주 소속 증권사가 자기자본투자(PI)를 늘리면 그룹 RWA 수치는 올라간다. 증권사 등 자회사도 연결 과정에서 규제 영향권 안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증권사가 결정하는 딜들에 지주가 건마다 개입하는 건 아니다. 다만 자회사까지 합친 전체 RWA를 관리하는 지주 입장에서 증권사에 안정을 우선순위로 하는 투자 성향을 주문하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은행지주 자회사가 아니어도 증권사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를 별도로 받는다. 그러니 은행지주 증권사 자회사는 개별 증권사보다 위험 자산을 적용받는 규제 기준이 더 엄격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지난 2016년부터 새로운 영업용순자본비율(신NCR)이 도입됐으며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 50% 미만의 경우 경영개선 요구, 0% 선이 되면 경영개선 명령이 내려진다.
“금융지주 계열사, 은행과 비슷한 스타일로 투자”
지주 소속이 아닌 증권사들을 살펴보면 오너 계열 회사들이 많다. 대형사 중에선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이 있으며 중소형사 증권사로는 유진투자증권과 신영증권 등이 해당된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6조원대로 하나증권과 비슷한 수준이다. KB증권은 자기자본이 7조원대로 키움증권보다 1조원 규모 크다. 그럼에도 키움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익으로 1조1150억원을 기록하며 하나증권과 KB증권보다 각각 4000억원, 9000억원을 더 벌었다.
자기자본이 1조원대인 중소형사 증권사를 살펴보면 지주 계열사인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경쟁사 대비 순익규모가 작았다. BNK증권은 지난해 순익으로 23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오너 계열인 유진투자증권이 벌어들인 645억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큰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증권사는 보통 NCR를 적용받는데 금융지주로 들어가면 기준이 더 강화되는 것”이라며 “지주가 받는 각종 규제들이 있는데 자회사에도 적용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 역시 더리브스 질의에 “은행 계열의 지주 회사들은 지켜야 하는 규제들이 있는데 이런 이유로 (계열 증권사가) 공격적으로 하기는 어렵다”며 “금융지주 계열사들은 은행과 비슷한 스타일로 투자한다”라고 답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Copyright ⓒ 더리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