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사건 등 잇단 무죄·공소기각 판결…사법부 기류가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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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사건 등 잇단 무죄·공소기각 판결…사법부 기류가 심상치 않다

투데이신문 2026-02-11 10:51: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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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 src="https://www.ntoday.co.kr/news/photo/202602/125183_108324_5258.jpg"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며 "가장 빠른 시간 안에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김건희 특검 사건에서 무죄·공소기각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세비반띵’ 명태균 사건과 ‘50억 클럽’ 곽상도 사건까지 법원이 잇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1심 판결 역시 같은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여론조사 제공 의혹은 무죄로 판단됐고, 일부 금품수수 혐의만 유죄가 인정돼 당초 구형과 큰 차이를 보이는 징역 1년 8개월이 선고됐다.

특검이 결심공판에서 제시한 15년 구형과의 격차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론’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제공 사건, 명태균·김영선 사건, 곽상도 전 의원 사건에서도 법원은 직접 증거 부족과 법리 해석을 이유로 무죄 또는 공소기각 판단을 내렸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법의 정치화’라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법부가 판결을 통해 정권·여권과 각을 세우며 독자적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판결의 법리적 타당성을 둘러싼 논쟁을 넘어 정치와 사법부의 긴장 관계도 높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내란 관련 재판 등과 관련해 공소기각이나 무죄가 나올 경우 즉각 항의 성명을 발표하며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특검 수사력의 한계와 무리한 기소가 결과적으로 무죄·공소기각을 자초했다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최근 법원 판단의 공통점은 특검 수사 범위와 범죄 성립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법부가 이렇게 검찰(특검)의 공소 내용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배경에는 법원의 엄격한 법리 적용 요인도 있겠지만 민주당이 추진해온 ‘특검·검찰개혁 만능주의’에 대한 거부감과 반감의 표출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로 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사건들 상당수가 특검법상 수사 대상과의 관련성 부족과 공소시효 도과, 범죄 증명 부족 등을 이유로 공소기각 또는 무죄로 결론났다. 대규모 수사와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1심 성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특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지만 여당 또한 특검에만 맡기면 특정 사건이 모두 해결될 것이라는 안일함에 대한 성찰과 복기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주요 정치·권력형 의혹 사건들이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결론으로 귀결된 점을 두고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검찰·사법개혁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법원이 판결을 통해 독자적 판단과 권한을 분명히 하려는 ‘사법부의 신호’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는 사법개혁 필요성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이를 정치적 동력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곽상도 사건 판결을 거론하며 “국민 앞에 떳떳한 판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하며 2월 임시국회 내 사법개혁 입법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서영교 의원 역시 “국민 상식을 배반하는 잇따른 판결은 권력형 면죄부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사법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규정했다. 민주당이 준비 중인 법안에는 판·검사의 고의적 법 왜곡과 사실 조작을 처벌하는 법왜곡죄와, 헌법소원 대상에 법원 재판을 포함하는 재판소원 제도 도입 등이 포함돼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시민사회에서는 보다 강한 문제 제기가 나온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관계자는 <투데이신문> 과의 통화에서 “특검 수사의 부족함이 일부 작용했을 수는 있지만 최근 판결들이 국민 눈높이에서 상식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충분한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사법부 전체가 동일한 판단을 하고 있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현 사법부 수뇌부 체제에서 선고된 주요 판결들과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상고심이 유사 사건에 비해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행된 점을 고려하면 사법부가 정치적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하고 이를 폭로한 공익 제보자 최재영 목사도 본보에 “최근 판결 흐름은 사법부의 ‘대반격’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며 “사법부 기득권 유지와 조직적 권위 회복을 위한 의도적 판단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법부의 정치화이자 권력 카르텔이 작동하는 구조”라며 “민주당의 사법개혁이 실제로 제도화되지 않는 한, 판결을 통한 권력 행사와 정치권과의 충돌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은 이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검이 수사 범위를 무리하게 확장하고 정치적 사건을 법정으로 끌고 간 결과가 무죄와 공소기각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사법부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수록 재판 독립 침해 논란을 부각하며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구도 속에서 민주당이 추진 중인 법왜곡죄와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설령 일부 법안이 처리되더라도 여야 간 정면 대치와 정치적 힘겨루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입법 추진을 통해 개혁 의지를 드러내고 사법부는 판결을 통해 독립성과 권한을 강조하는 구도가 고착화되면 결국 재판의 공정성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법과 정의는 사법부의 양심과 독립성에 기초한 우리 사회의 약속이지만 그것이 국민 여론과 상식에 배치되는 판결로 나타날 경우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다시 조정돼야 한다. 민심과 동떨어진 사법부는 그 자체로 기득권의 개혁 저항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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