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직썰] 반도체 훈풍에 핀 ‘벚꽃 추경론’…실탄 없는 재정의 딜레마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슈 직썰] 반도체 훈풍에 핀 ‘벚꽃 추경론’…실탄 없는 재정의 딜레마

직썰 2026-02-11 08:38:37 신고

3줄요약
[제미나이·안중열 기자]
[제미나이·안중열 기자]

[직썰 / 안중열 기자] 2026년 2월, 한국 경제에 반도체발 훈풍이 불어오면서 여의도를 중심으로 이른바 ‘벚꽃 추경(봄철 추가경정예산)’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수출 전선이 회복세를 보이며 세수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현행 국가재정법상 엄격한 요건과 실제 가용 재원의 한계가 명확해 자칫 ‘희망 회로’에 그칠 수 있다.

◇‘장부상 흑자’의 착시… 실제 금고는 비어있다

추경 논의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 부족이다. 재정경제부가 확정한 ‘2025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해 국세수입은 당초 목표치보다 1조8000억원 더 걷혔다. 표면적으로는 그동안 재정 당국을 괴롭혔던 ‘세수 펑크’ 공포에서 벗어난 호실적인 셈이다.

그러나 재정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행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정산과 공적자금 출연, 그리고 국채 상환과 같은 법적 의무 지출을 모두 제외하고 나면, 정부가 재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세계잉여금은 고작 1000억원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빈 지갑’ 상태에서 추경을 편성하려면 또다시 적자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현 정부가 강조해 온 건전 재정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면서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 ‘세수 대박’의 보증수표인가

그럼에도 추경론이 힘을 얻는 근거는 강력한 수출 데이터에 있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반도체 수출액은 205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폭증했다. 이는 30%대를 기록한 전체 수출 증가율을 압도하는 수치로,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서 다시금 강력하게 가동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 역시 한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씨티는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4%로 제시했으며, 노무라와 BNP파리바는 각각 2.3%로 전망했다.

주요 IB들의 2026년 한국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1%로, 우리 정부의 공식 전망치인 2.0%를 상회한다. 이러한 흐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결국 법인세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경기 침체’라야 돈 푼다?…재정법의 역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반도체 호황은 추경 편성의 법적 명분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재정법 제89조는 추경 요건을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 대량 실업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현 상황은 법상 ‘경기 침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게 만든다. 호황이 오히려 추경 편성의 발목을 잡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각에서는 ‘경기 부양’이라는 직접적인 명분 대신, 행정 구역 통합 지원이나 지역 균형 발전 사업 등 법령에 따른 지출 의무를 명분으로 삼아 우회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전문가들 “김칫국 마시기…구조적 회복 확인해야”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한다. 기업 실적 개선이 실제 법인세수로 국고에 들어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025년 귀속 법인세는 올해 3월 법인세 신고와 8월 중간예납을 거쳐야 비로소 그 윤곽이 드러난다. 따라서 당장 봄철 추경 재원으로 활용하기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 회복 신호가 나타났다고 해서 재정 기조를 급선회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우 교수는 이어 “현재의 세수 개선이 일시적 반등인지 구조적 회복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확인되지 않은 일부 지표만 믿고 섣불리 추경을 추진하면 재정 운용의 일관성을 해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무적자 벚꽃 추경’의 실현 가능성은 상반기 세수 진도율이 실제 ‘초과 세수’를 얼마나 입증해내느냐, 그리고 정부가 법적 제약을 넘어서는 타당한 정치적·정책적 명분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