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지분 제한 명분 줬다"…가상자산 거래소 '공공의 적' 된 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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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지분 제한 명분 줬다"…가상자산 거래소 '공공의 적' 된 빗썸

이데일리 2026-02-11 06: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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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이수빈 기자]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현장 점검을 중단하고 정식 검사에 착수했다. 사고 발생 사흘 만에 점검에서 검사로 전환한 것으로, 당국이 ‘위법 소지를 포착했다’는 신호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빗썸에 검사 착수를 사전 통지하고 이날부터 현장 검사를 시작했다. 사고 다음 날인 지난 7일 현장 점검에 나선 지 불과 사흘 만이다. 금감원은 검사 인력을 추가 투입해 강도 높은 점검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코인 실제 보유량 점검…법 위반 가능성

이번 검사의 핵심은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 규모를 크게 웃도는 물량이 지급된 경위다. 중앙화 거래소(CEX)는 고객이 맡긴 가상자산을 자체 지갑에 보관한 뒤,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블록체인에 즉시 기록하지 않고 내부 장부상 잔고만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4만2000개로, 이 중 회사 소유분은 175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실제 가진 비트코인의 13~14배에 달하는 62만개가 지급됐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장부 관리와 자산 통제에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용자로부터 위탁받은 가상자산과 동일한 종류·수량을 실질적으로 보유하도록 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빗썸은 장부상 거래 내역과 실제 보유량을 확인하는 정합 작업을 하루의 시차를 두고 진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빗썸은 국회 정무위원회 이인영 의원실에 “매일 정합 작업을 진행하는데, 전날 거래 내역을 다음 날 오후에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정합 작업이 하루 한번에 그칠 뿐 아니라 이마저도 하루 늦게 이뤄지는 것이다. 이는 업비트가 5분 단위로 보유 잔액과 장부 수량을 상시 대조하는 ‘준비자산 증명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과 대비된다.

◇내부통제 시스템 검사…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될 듯

내부통제 시스템도 검사 대상이다. 실무자 1명의 클릭만으로 대규모 코인 지급이 가능했던 시스템 구조, 장부상 수량과 실제 보유 물량을 대조하는 모니터링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쟁점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검사 결과를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유령 코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가상자산이) 레거시 금융으로 올라서지 못할 것”이라며 “2단계 입법에서 강력하게 보완해야 할 과제가 도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통제 미비가 확인될 경우,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자는 논의에도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2단계 입법 여당안에 거래소 지분 규제를 포함하기로 확정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빗썸 사태를 언급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지배구조의 분산을 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제안한 대주주 지분 규제는 업계는 물론 여당 내에서도 산업 위축 등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보여왔지만 이번 사태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당국 입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신규 진입을 제한하는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도 함께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급락에 강제 청산 발생…소비자 피해 현실화

이번 사고 여파로 소비자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지급된 비트코인 물량이 단기간 시장에 쏟아지면서 가격이 급락했고, 이 과정에서 코인 담보 대출(렌딩) 서비스를 이용하던 계좌 64개에서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강제 청산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일 오지급된 비트코인 1788개가 매물로 나오며 95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8111만원까지 떨어졌다. 담보 평가액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유지 증거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계좌들이 강제 청산된 것이다. 빗썸은 직접적인 고객 손실 규모를 10억원 안팎으로 추산했지만, 강제청산 사례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실제 소비자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빗썸 측은 비트코인 매도로 발생한 강제 청산에 대해선 현황 파악 후 전액 보상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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