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이벤트로 예방주사…성적도 중요하지만 최선을 다한 성취감도 소중"
(밀라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제가 할 수 있는 온 마음을 다해서 연기해서 안도감이 들었지만, 점수는 조금 아쉽네요."
세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시상대에 오르고 싶은 열정을 담아 쇼트 프로그램에서 클린 연기로 시즌 베스트(92.72점)를 찍었지만, 차준환(서울시청)의 표정에는 못내 아쉬운 표정이 진하게 남았다.
차준환은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기술점수(TES) 50.08점에 예술점수(PCS) 42.64점을 합쳐 92.72점을 받았다.
자신의 쇼트 프로그램 최고점(101.33점)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지난해 11월 NHK 트로피에서 받았던 이번 시즌 최고점(91.60점)을 넘어선 새 시즌 베스트 점수였다.
이탈리아 음악가 에치오 보소가 2013년 발표한 '당신의 검은 눈동자에 내리는 비'를 배경 음악으로 쇼트 프로그램 연기에 나선 차준환은 '고난도' 쿼드러플 살코 점프를 비롯해 팀 이벤트 때 실수했던 트리플 악셀까지 안전하게 소화하며 무결점 연기를 뽐냈다.
연기를 끝내고 만족감을 드러낸 차준환은 키스 앤드 크라이 존에서 점수를 확인한 순간 아쉬움에 웃음기가 살짝 가시고 말았다.
차준환은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몸동작을 섞어가며 "정말 최선을 다했다. 이 순간만큼은 한 점의 후회도 없을 만큼 모든 것을 내던지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즌 베스트 점수가 나온 것은 기쁘지만 사실 점수만 따지면 조금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그 아쉬움을 떨칠 수 있을 만큼 경기하는 순간에는 모든 진심을 다 보이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점수를 듣고 아쉬운 표정을 지은 것에 대해선 "프로그램을 마치는 순간 너무 기뻤다. 이번 시즌 부상과 부츠 등의 문제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오다가 오늘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 기뻤다"면서 "시즌 베스트라 좋지만, 그동안 제가 받아왔던 점수와 비교하면 예상보다 좀 떨어지게 나왔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하고 나와서 아쉬움은 그리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차준환은 단체전에서의 실수가 예방주사가 됐냐는 질문에는 "단체전 때는 컨디션이 조금 떨어졌을 뿐이었다. 그 뒤로 이틀 정도 휴식도 취하고 훈련도 재개하며 컨디션이 올라왔다"며 "올림픽은 현장 분위기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얼음의 상태를 느끼면서 여유롭게 연습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특히 "운동 선수로서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내가 최선을 다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취감도 중요하다"며 "선수라면 당연히 메달은 포기할 수 없는 꿈이지만 올림픽의 순간을 즐기다 보면 그에 따른 성취도 따라올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겨는 완벽을 추구하는 스포츠지만 완벽을 완성하는 건 어렵다"면서 "올림픽 현장에서 경험하고 배우며 그동안 쏟은 노력의 성취감을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고 해서 너무 속상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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