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악셀 실수에도 '엄지척'…"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밀라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첫 올림픽 무대를 마친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김현겸(고려대)의 얼굴에는 아쉬움과 후련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만족할 만한 점수를 얻진 못했지만, 그는 꿈의 무대에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를 찾은 듯했다.
김현겸은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92점, 예술점수(PCS) 32.39점, 감점 1점, 합계 69.30점을 받은 뒤 "(우승했던)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때와는 차원이 다른 긴장감을 느꼈다"며 "많이 떨려서 아쉬운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컨디션이 매우 좋았고, 자신감도 있었다"며 "그런데 악셀 점프에서 실수가 나와 매우 아쉽다"고 덧붙였다.
김현겸은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악셀 착지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곧바로 일어나 연기를 이어갔으나 악셀 점프에서 받은 감점 여파로 기대했던 점수를 얻지 못했다.
김현겸은 오전 5시 현재 연기를 마친 17명의 출전 선수 중 14위에 그쳐 상위 24명이 출전하는 프리 스케이팅 진출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김현겸은 올림픽 무대를 마음껏 즐겼다.
그는 연기 후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김현겸은 "원래는 클린 연기 후에 하려고 했던 세리머니"라며 웃은 뒤 "올림픽 무대에 선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서 했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번 올림픽이 인생에서 어떻게 기억될 것 같나'라는 질문엔 "많은 분이 '올림픽을 즐겼던 선수, 그저 열심히 올림픽을 준비했던 선수'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첫 올림픽 무대는 아쉽게 끝났지만, 그는 흔들림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현겸은 "귀국 후 곧바로 전국동계체전에 출전하고 국제대회에도 나가야 한다"며 "차분하게 잘 준비하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밤잠을 설치며 경기를 지켜봤을 부모님에 관한 질문엔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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